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 11일부터 열린 삼성하우젠컵 2004 대회에서 3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컵대회 돌풍과 오는 8월말부터 시작하는 후기리그에서 대도약을 시도한다.
 
▶향상된 팀 전력
 
인천은 지난 3월1일 창단경기에서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를 4대0으로 꺾으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으나 국내 프로축구 데뷔무대인 삼성하우젠 K리그 2004 전기리그에서 2승3무7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13개 구단 중 최하위의 실망스런 성적을 거뒀다.
 
인천은 전기리그를 치르는 동안 드러난 포지션별 약점 보완에 나서 공격진에 들어간 영입과 마니치 귀화 추진, 미드필드진에 서기복 및 수비진의 이정수 가세 등으로 팀 전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열린 컵대회에서 3게임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어 당초 목표인 중상위권 달성은 무난하리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막강해진 공격진
 
전기리그 동안 3-5-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사용한 인천 공격 최전방에는 안젤코비치와 라돈치치 등 용병들이 투톱으로 나섰다.
 
감바 오사카와의 창단경기에서 나란히 인천구단의 공식 1, 2호골을 터뜨리며 K리그에 데뷔한 용병 투톱은 안젤코비치가 4골을 기록하며 제몫을 했을뿐 12경기에서 9골이라는 초라한 득점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새내기 스트라이커 방승환이 컵대회 첫 게임인 지난 11일 대구전에 2골을 장식, 주간 MVP에 선정됐으며 울산과의 2번째 게임에서도 1골을 터뜨려 대학시절 기량과 자신감을 되찾아 인천의 화력을 높여줬다.
 
인천은 또 전반기 득점력 빈곤의 원인을 빠른 스트라이커 부재로 판단, 알파이 외잘란의 이적으로 외국선수 보유한도에 여유가 생김에 따라 FC 서울로부터 드라간을 영입하고 바람의 아들 마니치를 귀화시킨 뒤 입단을 추진하고 있다.
 
100m를 11.5초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자랑하는 드라간은 지난 2000년 용병 최고 몸값인 130만달러를 받고 당시 안양 LG에 입단한 뒤 2000년과 2001년 두시즌 동안 48경기에 출전해 6골 10어시스트를 기록한 뒤 2002년 무릎부상을 당했지만 재기에 성공, 2003년 복귀한 뒤 5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3시즌 동안 66경기에 출전, 11골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드라간은 181㎝, 75㎏의 다부진 체구에 순간 스피드는 물론 유연한 드리블로 찬스 포착 능력이 뛰어난 특급 스트라이커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바람의 아들로 유명한 마니치는 지난 96년 당시 부산 대우를 통해 국내 프로무대에 뛰어든이래 폭발적인 골 결정력으로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 임대된 1998년을 제외하고 2002년까지 6시즌 동안 172경기에 출전해 53골 3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인천은 K리그에서 검증 받은 스트라이커인 드라간과 마니치가 공격진에 가세한 뒤 상대 수비진영을 빠른 스피드로 흔들고 다니면 베르너 로란트 감독의 공격 축구가 탄력을 받아 득점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터워진 미드필드진
 
인천은 전기리그 동안 빠른 공격수와 함께 게임메이커 부재로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달 전북 현대에서 부평고 출신의 인천 토박이인 서기복 선수를 영입, 게임메이커 부재와 미드필드진의 기동력 부족, 공격진의 득점력 빈곤 등을 한번에 해결했다.
 
실제로 인천은 서기복이 가세한 전반기 마지막 2게임인 대전과 수원전에서 3골을 넣은 뒤 이어 열린 컵대회 3게임에서 3골을 넣어 게임당 1골을 기록, 앞서 10게임에서 6골(1 자책골)로 게임당 0.5골보다 훨씬 높아진 득점력을 보였다.
 
또 일본 대표선수 출신의 마에조노 선수도 최근 2게임에서 연속 선발로 출장해 특유의 송곳패스를 보여주는 등 예전의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인천의 미드필드진은 마에조노의 패싱력과 서기복의 기동력으로 중원을 누비면서 기존 미드필더인 김우재, 임중용, 전재호, 최태욱, 안성훈, 김정재 등의 활동영역도 넓어져 인천의 미드필드진은 더욱 두터워질 전망이다.
 
▶안정 찾은 수비진
 
인천이 지난 1월말 선수단 구성을 마무리했을 때 프로축구 전문가들은 “인천이 철벽수비 라인을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터키 대표 출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에서 뛰던 세계적인 수비수 알파이 외잘란을 영입하자 전문가들은 “인천이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인천은 전기리그를 치르는 동안 알파이와 국내 선수들간의 호흡이 안맞아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빠른 공격수들에게 허점을 노출하며 20실점이라는 최다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다.
 
인천은 수비진의 조직력 복원을 위해 간판스타인 알파이를 일본 J리그 우라와 레즈로 이적시키는 결단을 단행했다.
 
또 빠른 수비수 보강에 나선 인천은 FC 서울에서 이정수를 2억5천만원의 이적료를 주고 긴급수혈했다.
 
이정수 선수는 185㎝, 76㎏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는 수비수로 1대1 대인마크가 뛰어나며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알파이가 빠진 자리에 이정수가 투입되면서 치른 수원전에서 인천 수비진은 중앙 수비수 김현수의 진두지휘아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을 되찾아 앞으로 컵대회와 후기리그에서는 다시 견고한 수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구단 관계자는 “전기리그를 치르면서 드러난 각 포지션별 약점을 보완할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컵대회와 후기리그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며 “조직력 부재, 기존 팀의 심한 견제, 심판들의 편파 판정 등 인천은 그동안 신생팀이 겪었던 한계를 딛고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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