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아일랜드

존 그리샴 / 하빌리스 / 1만6천800원

프린스턴 대학교 파이어스톤 도서관의 철통 보안 아래 소중히 보관 중이던 세계적인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자필 원고가 도난당하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진다. 원고를 인질 삼아 큰돈을 벌려던 절도범들의 발칙한 계획은 무리 중 일부가 검거됨으로써 무산된다. 잡히지 않은 나머지 범인과 원고는 자취를 감추고 만다. 한편, 플로리다의 카미노 아일랜드에서 잘나가는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브루스 케이블은 책 파는 수완은 물론이고 희귀 도서 거래에도 일가견이 있다. 항간에 사라진 원고들이 암거래로 브루스의 손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지만 확실하진 않다.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닌 원고인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그 뒤를 쫓는다. 그 중에는 어디에서도 검색되지 않는 미스터리한 회사도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브루스가 불법적으로 손에 넣은 원고를 본인만 아는 장소에 숨겨 뒀다는 합리적 의심을 품고, 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머서 만이라는 작가에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한다. 돈이 필요했던 머서는 고액의 보수에 마음이 흔들리고, 카미노 아일랜드에서 생각지 못한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과연 홀연히 사라져 버린 피츠제럴드의 자필 원고 5편은 어디로 갔을까.

책「타임 투 킬」, 「펠리컨 브리프」, 「의뢰인」, 「레인 메이커」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배출하고 현재도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는 존 그리샴이 내놓은 범죄스릴러다. 

출간되고 나서 17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이 작품은 한 편의 옴니버스 영화처럼 등장인물과 에피소드에 따라 8개 장으로 나뉜다. 존 그리샴 특유의 필력에 의해 치밀하게 연결된 각 장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전매특허인 법정 공방 장면 없이도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지닌 서사를 그려 낸다는 자신감을 내보인다. 나쁜 놈들의 뒤통수를 치는 더 나쁜 놈들의 스릴 넘치는 두뇌 싸움과 반전이 거듭되는 원고의 행방을 함께 추적해 보는 건 어떨까.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

김한솔 / 위즈덤하우스 / 1만5천 원

거침없고 유쾌한 삶의 태도로 42만 구독자에게 사랑받는 유튜버, 원샷한솔의 첫 번째 에세이가 출간됐다.

그는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억지 감동을 자아내는 장애인의 모습만 조명되는 미디어에 맞서 자기만의 방식대로 진짜 장애인의 삶을 생생하게 공개해 왔다. 그 일상은 누구의 삶보다 다채롭고 진취적이었다. 

수없이 받은 질문과 응원에 힘입어 그는 영상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냈다. 타고난 솔직함으로 생생히 풀어놓은 그의 이야기엔 예상하지 못할 인생의 파도를 불안보다 기대감으로 맞이하게 되기까지 그가 겪은 성장통이 빼곡히 담겼다.

"왜 난 행복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소년은 이제 "또 어떤 일이 닥치든 행복할 수 있다" 자신하는 어른이 됐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발견한 인생의 빛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파도 많은 인생에 꼭 필요한 확신을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그는 말한다. "삶에서 어떤 장애물을 만나든, 당신은 당신만의 방식으로 더 행복한 내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호모 커먼스

홍윤철 / 포르체 / 1만8천 원

이 책은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장이자 WHO 정책자문위원인 홍윤철 교수의 인류 유전자와 미래에 관한 새로운 문명 보고서다.

기후위기와 전염병 시대, 인류는 생태계 앞에 어떻게 나아갈지 질문을 던지고 자연과 인간의 공생, 공존 그리고 공유를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인류는 지구 역사의 가장 마지막 순간에 나타났지만, 지구의 운명을 손에 쥐고 흔드는 존재가 됐다. 인류는 어떻게 막대한 영향을 가지게 됐을까. 사실 이는 인류의 노력이라기보다 물려받은 유산에 가깝다. 삼림을 보호하고 생태자원을 보존하는 일은 인류가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자세다. 

기후 비상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생태계를 꾸리고 새로운 도시를 생성해야 하는가. 끊임없는 팬데믹의 시대에 도래한 지금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개인과 집단의 권리, 의무, 개인의 자유와 권력이 품은 강제성, 사익과 공익, 이 모든 것에 대한 적절한 균형의 정리가 필요하다. 

책 「호모 커먼스」는 우리가 미래사회의 공유지를 어떻게 설정하고 꾸려 나가야 하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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