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선선한 가을이고 아침저녁으로 많은 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목적지는 분명할 것인데 현상만 보면 복잡해 보인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분명하면 수단과 방법이 단순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복잡해진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이라고 했던가? 거름을 지고 장에 가는 격으로 보이기도 한다. 

기업은 지속가능해야 하며, 동시에 공통의 목적을 가진 조직의 시너지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돈을 잘 벌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지금까지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온실가스를 내뿜어 지구를 뜨겁게 만들었다. 폭우, 폭설, 가뭄, 홍수, 미세먼지 등 자연재해의 기후재앙을 불러온 사회적 책임(CSR:corporation social responsibility)이 있다. 

환경적 이슈, 사회적 이슈, 투명한 의사결정의 지배구조 등 ESG 요소에 대해 기업의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ESG는 ‘지속발전 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이며 잣대다. 기업의 위험관리와 비즈니스 혁신 전략을 수립할 때 꼭 필요한 요소다. 지속발전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미래 세대가 사용할 자원이나 기술을 현 세대가 함부로 당겨 쓰거나 훔쳐 쓰거나 해서 훼손 또는 손해를 끼치지 않고 우리가 있는 지구의 자원과 재원을 미래 세대가 쓸 수 있도록 유지하고 보존해 같이 성장하고 발전하자는 것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관심 대상인 ESG 이슈는 기업으로서 위험일 수도 있지만, 기회일 수도 있음을 익히 알고 있다. 

ESG 경영보고서의 내용은 구체적이며 객관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그 결과는 측정 가능해야 하고 구분 가능해야 한다. 기업들도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따라 자신들의 각종 사업활동으로 인한 영향력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점검하고 있다. 이를 중요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라고 한다. 중요성 평가는 기업이 사업을 진행할 때 기업 내부에서부터 이해관계자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주고받을 것으로 간주되는 경제, 사회, 환경적 이슈를 찾아내고 평가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중요성 평가는 이해관계자와 회사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 결정을 해야 하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되며, 기업에 대한 각종 ESG 평가에 대응할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가 가진 잠재적 강점과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해 빠르게 대처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각종 사업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나 환경,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 평가 결과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기획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된다. 그리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지침이 되는 GRI의 권고에 따라 핵심이 되는 중요 이슈들에 대해 경영전략을 도출해 내는 수단이 된다. 각각의 핵심 이슈가 어디에 해당하며, 그 영향이 기업에 얼마나 관여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경영전략의 목표를 파악하게 하고, 경영전략 평가를 통해 마련한 전략들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제한점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게 한다. 따라서 중요성 평가 및 관리는 외부로부터 오는 위협과 기회 요인을 해당 기업이 얼마나 잘 식별하고 있으며, 기업 경영전략과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얼마나 잘 운영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게 해 준다. 

최근에는 환경·사회적 영향뿐만 아니라 재무적 영향을 함께 고려한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 원칙’이 등장해 외부 효과와 내부 효과를 동시에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원래 기업 정보의 중요성은 일반적으로 재무적 관점에서 논의돼 왔고 그 대상은 투자자였다. 이를 위해 기업이 공시하는 재무정보는 일차적으로 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투자자에게 전달되는 순서였다. 여기에서의 회계정보 중요성(materiality)은 정보의 누락 혹은 왜곡 표시 정도를 감사하는 것에 비해 이중 중요성(double materiality)에서는 회계정보가 투자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까지 파악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중 중요성 평가(double materiality assessment)는 기준이 복잡하고 다양해 정보 이용자뿐만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는 기업에서도 혼선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공시 정보의 투명성과 비교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국제 기준안 마련이 필요한 시기이며, ESG 경영은 중요성 평가를 기초로 지침을 마련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길을 찾게 되는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