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원 kt위즈의 새로운 ‘고속 잠수함’ 투수 엄상백<사진>이 자신의 첫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기며 관심이 쏠린다.

엄상백은 지난 25일 창원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10승째를 수확했다.

그의 10승 도전은 올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상상치 못한 일이다.

2015년 kt에서 데뷔한 그는 데뷔 첫 해 선발 투수로 기용돼 5승 6패를 기록했으나 이후 2018년까지 중계 투수로 활약했다.

그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기록한 승수는 단 3승, 패배는 16패를 기록했다. 세이브는 3번이었으며, 홀드만 28번에 그쳤다.

이후 2019년 선발로 재복귀했지만 2승 3패, 평균자책점 8.04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군 복무(상무)에 들어갔다.

제대 후 그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한 것이다. 이전까지의 기록과는 차원이 달랐다.

제대로 빛을 본 건 올 시즌이다.

그는 10승 2패, 평균자책점 3.07로 자신의 하이커리어를 찍는 중이다.

지난 8월 이후 등판한 10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62로 상승세를 이어간 그는 ‘1급 선발 투수’의 상징인 10승을 달성했다.

그가 일취월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구종이었다. 상무 입단 이전까지는 위력적인 직구를 뒷받침해줄 변화구가 없었다.

지금이야 ‘고속 잠수함’이라 불리며 최고 시속 150㎞의 강속구와 함께 변화구를 섞어 던지지만, 이전까지는 직구가 끝이었다.

상무에서 체인지업에 눈을 뜬 엄상백은 상무 때부터 올 시즌까지 연마한 끝에 자신의 최강 무기를 손에 얻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상무에 갈 때부터 본인이 체인지업 하나만큼은 제대로 만들고 오겠다고 결심한 것 같다"며 "체인지업이 살아나니 슬라이더도 힘을 얻었고 자신감마저 붙었다"고 설명했다.

엄상백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어느새 체인지업이 되더라"며 "원하는 곳에 항상 넣을 정도는 아니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질 정도는 된다"고 했다.

그의 탁월한 체인지업은 사실 현역 잠수함 투수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보유한 팀 선배 고영표 덕분이다.

엄상백은 "영표 형이 많이 알려줬다"며 "같은 사이드암이라도 던지는 유형이 나와는 다른데, 꾸준히 기용해준 덕분에 늘었다"고 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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