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필드를 찾은 관중들이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랜더스 필드를 찾은 관중들이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지난 4일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으로,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하면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달성한 4번째(2007, 2008, 2010, 2022) 정규시즌 우승이다.

더구나 SSG는 40주년을 맞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김원형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은 구단, 선수단, 팬이 삼위일체가 돼 만들어 낸 결과"라며 "어려운 상황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선수들은 하나가 돼 이겨 냈고, 경기장에서 열광하면서 응원해 준 팬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SSG는 그야말로 삼위일체를 이루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구단은 오로지 팬만 바라봤고, 팬들은 이에 기분 좋게 화답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팬들을 향한 구단의 세심한 서비스에 응답하듯 팬들은 SSG에 이번 시즌 KBO 최다 관중 타이틀을 선물했다. 이처럼 서로를 향한 뜨거운 마음은 진정한 사랑으로 거듭났다. 

SSG는 그저 신규 팬을 확보하거나 기존 팬을 유지하려고 ‘그냥 무언가’를 하진 않는다. 팬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리에 앉아 보고, 팬들이 정말 ‘원하는 무언가’를 한다. 선수 개개인이 가진 팬을 향한 뜨거운 매너를 넘어 구단 전체가 팬을 향한 ‘앓이’를 한다.

김광현의 KK위닝 플랜이나 추신수의 모교를 비롯한 팬사랑을 빼고도 SSG는 구단 전체가 "팬들한테 뭐 해 줄 게 없나?"를 고민한다. 그리고 이들의 고민과 노력은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시너지를 뿜으며 SSG는 팬들과 함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다.

홈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감사인사를 했다.
홈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감사인사를 했다.

# 팬들에게 추억까지 선사하는 SSG 랜더스

대한민국은 SNS로 모든 소통이 가능한, 그야말로 인터넷 강국이다. SSG 구단과 팬들도 마찬가지다.

SSG가 이 같은 분위기를 놓칠 리 없다. 야구장을 직접 방문하는 팬들은 특히나 ‘추억 만들기’에 갖은 노력을 쏟는다는 점, 이를 SNS에 업로드해 가족·친구들과 공유하는 점을 간파한 구단은 팬들이 조금 더 진한 추억을 간직한 채 돌아가도록 돕고자 온갖 아이템을 쏟아부었다.

팬들의 추억 만들기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SSG는 야구장 이곳저곳을 가리지 않고 포토존을 만들었다. 선수 포토카드존은 물론 스티커사진기존, 스타벅스 포토존 등을 잔뜩 꾸몄다.

더구나 새로운 시작을 추구하면서도 전신인 SK 와이번스 정신은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시작부터 강하게 내비친 SSG는 구장 여기저기에 SK 와이번스 영광의 순간을 기록했다. 그 뿐만 아니라 곳곳에 삼미 슈퍼스타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같은 조상(?)들 추억을 곱씹어 보게 만드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 또한 팬들에게는 모두 포토존이다.

여기서 끝내면 SSG가 아니다. SNS는 곧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곧 사진·영상 촬영이며, 이는 모든 SNS의 훌륭한 소스가 된다. SSG는 구장을 찾은 팬들이 행여라도 추억을 기록하는 도구, 휴대전화가 방전될까 우려해 보조배터리 대여 서비스도 시행한다. 

아울러 선수들에게 직접 사인을 받는 순간을 만들어 주거나 그라운드에 직접 들어가 보는 이벤트도 종종 진행한다.

실로 SSG는 철저하게 팬 눈높이에서 내부를 관찰해 꼼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추억이 깃든 곳을 다시 찾는다"는 생각으로 SSG는 랜더스필드를 추억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를 향해 오늘도 고민에 빠진다.

# 구단과 함께 호흡하는 팬

SSG는 지역 연고 인천 팬들에게 특별하고자 노력한다. 

인천 팬들을 특별대우하려고 시작한 이벤트는 결국 모든 팬들에게 똑같은 혜택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그러나 노력은 계속된다. 인천 소방관들을 시구자나 시타자로 내세우는가 하면, 지역 초등학교·중학교 합창단에 특별 공연을 맡긴다거나 마스코트 치어리더 대신 학생 응원단을 내세우기도 한다.

넘치는 팬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SSG는 팬 편식에 번번이 실패하지만 결국 고민은 항상 더 많은 팬들이 누릴 이벤트가 없는가로 귀결된다.

이런 구단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팬들은 반갑게 화답한다. 지난달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는 관중석 2만3천 석 만석으로 치러졌다.

앞서 5월 5일 한화전, 7월 2일 KIA전에 이어 3번째 만원 관중으로 팬들은 구단에 응답했다.

SSG는 9월 말 기준 평균 관중 수 1만3천540명을 찍어 KBO리그 1위를 기록했다. 더욱이 누적 관중 수 100만여 명을 달성해 2019년 이후 3년 만에 90만 관중(당시 98만2천962명)을 돌파했다. 수치상으로도 여실히 드러난 뜨거운 팬심이자 화답이다.

SSG만의 특별한 응원 ‘연안부두 타임’에서도 팬심은 빛난다. 모든 방문 팬들은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르며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일제히 흔드는 장관을 연출, 그야말로 SSG 팬들은 구단, 선수단과 삼위일체를 이룬다. 

이인엽 기자 yyy@kihoilbo.co.kr

사진= <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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