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된 영화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1천만 관객 영화가 2022년 6월 등장했다. 나쁜 놈들을 싹 쓸어버린 ‘범죄영화2’가 그 주인공이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영화계 징크스를 깨고 1천200만 명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로 역대 흥행 순위 14위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이는 코로나로 3년 가까이 쑥대밭이 된 극장가에 내린 시원한 단비였다. 힘든 시기를 거쳐 온 탓인지 관객이 몰리는 영화는 선명한 메시지와 시원시원한 볼거리로 채워졌는데, ‘범죄도시2’도 그런 취향을 저격한 작품이다. 오늘 소개하는 ‘범죄도시’는 ‘범죄도시2’의 전편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2017년 개봉 당시 600만 관객을 동원해 1천만 관객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경찰이 범죄자를 일망타진하는 내용을 담은 ‘범죄도시’는 2004년과 2007년 서울에서 발생한 중국동포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서울특별시 구로구 가리봉동의 차이나타운. 이곳은 중국동포와 타 지역 사람들 간 얽히고설킨 이권 문제로 언제나 시비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지만 괴물 형사 ‘마석도’의 카리스마 덕에 큰 사고 없이 잔잔한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 

마석도 형사, 그로 말할 것 같으면 체격 조건 자체가 인간 병기라 불릴 만큼 탄탄하고 강인한 사나이였다. 어지간한 불량배는 맨손으로 제압하는 마 형사는 "나쁜 놈은 그냥 잡는 거야!"라는 단순 명쾌한 신념으로 범죄 앞으로 돌격했다. 자신의 관할 구역 치안 관리에 힘쓰는 마 형사 앞에 ‘흑룡파’가 등장하며 갈등은 시작된다. 하얼빈에서 악명을 떨친 ‘흑룡파’는 잔인하고 악질적인 수법으로 가리봉동에서 세력 확장 중에 있었고, 연이어 발생하는 흉악범죄 앞에 마석도 형사는 치안 유지를 위해 범죄자 궤멸 작전에 착수한다. 

영화 ‘범죄도시’는 마석도라는 독보적이고 개성적인 형사가 극의 중심이 돼 작품을 끌고 가는 화끈한 액션영화다. 극 중 범행 수법이나 그것을 응징하는 과정이 일부 잔혹하게 표현됐지만, 그로 인한 불편함보다는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향한 통쾌함과 오락적 쾌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이는 범죄 리얼리티 속에서도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재미가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허를 찌르는 웃음 포인트는 뻔한 결말로 진행되는 식상함을 일정 부문 상쇄시켰다. 

배우의 재발견도 작품의 큰 매력이다. 우람하고 다부진 체격과 센 인상으로 상남자 포스를 풍기는 배우 마동석은 그간 원톱 배우로 평가받기보다는 주조연급으로 인식됐지만,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명실상부 ‘마동석표 히어로 영화’를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을 만큼 배우의 장점과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 

앞뒤 재지 않고 직진하는 마 형사의 가슴 시원한 사이다 액션은 관객들이 지지하는 한 후속작인 3편과 4편을 통해서도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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