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
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지 벌써 100여 일이 지났다.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인천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는 대한민국의 관문도시이자 원도심과 신도시가 공존하는 역동적이고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송도와 청라 등 도시개발로 인해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300만 명에 육박하고, 시 전체 예산은 15조 원에 달한다.

대도시에 걸맞게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들이 산적하며, 인천의 미래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다양한 목소리들도 존재한다. 인천이라는 도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시민, 인천시, 시의회 등 모든 당사자들이 각각의 현안이라는 주제를 놓고 어떤 의견이든 제시할 수 있는 생산적인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 그 중심에는 ‘소통’이라는 키워드가 있다고 본다. 

발로 뛰는 현장활동과 의정활동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인천’을 만들고자 지난 100일 동안 새벽마다 시민들과 소통하며 민생현장을 누볐다. 학생들의 등교를 돕고 지역주민의 불편 사항을 점검하며 때로는 누군가의 아버지·삼촌·형·동생이 되기를 자처하며 다양한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소통을 바탕으로 정당·지역·이념을 넘어 오직 시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치야말로 시의원의 역할이라고 항상 강조하고 싶다. 해묵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일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통해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사업을 추진해야 인천이가진 지리적 이점을 확보하면서 도시의 가치를 높여 나갈 수 있다. 

인천시도 사업계획 수립 시 반드시 공론화를 거쳐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진정한 지방자치란 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사업이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시민의 지혜를 모아 만들어진 정책은 더 많은 정책수혜자를 만들어 낼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시민과의 소통이 원활하려면 내부 소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 하에 시 조직 내부에서도 부서와 부서 간 장애물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자리잡도록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시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살림살이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도 중요하다. 

인천시 재정 여건은 이제 간신히 ‘부채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난 것뿐이다. 아무 걱정 없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엔 아직 이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에 시달리고, 부동산 경기는 침체되다 못해 얼어붙었다. 이에 따른 세수 감소와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은 앞으로 재정분권을 비롯한 지방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의 혈세가 모여 만들어진 지방재정에 누수는 없는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시민의 안전 또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가치다. 최근 집중호우로 인천지역의 많은 시민들이 큰 고통과 피해를 받았다. 그리고 기후변화를 이유로 이러한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은 언제 또 예고 없이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정책 집행을 소관하는 행안위 위원장으로서 이번 폭우 피해 현장을 여러 차례 둘러보며 피해 복구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피해 복구 지원과 같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정책보다는 주기적이고 선제적인 주민 안전점검과 주거환경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100여 일간 시민의 희망과 행복 기준에 다가서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이러한 자문은 임기가 종료되는 날까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소통과 통합을 강조해 다양한 현안들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오늘도 다시 한번 신발 끈을 동여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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