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9년간 전국 4년제 대학 인문계 학과는 962개에서 807개로 155개(16%)가 줄었다. 반면 공학계열은 2012년 1천333개에서 2021년 1천446개로 113개(8.5%)가 늘었다고 한다. 이러한 계열별 학과 증감은 기술 변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최근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 주는 것이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정보통신 분야다.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해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 속도와는 비교도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난다.
지난 2019~2020년 호주에서 발생한 화재로 약 5천만 에이커가 불타며 최소 34명이 사망했고 건물 6천 채가 파괴됐다. 2021년 6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 지역은 기온이 49.6도를 기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벨리 지역은 54.4도를 기록하는 전례없는 폭염을 겪었다. 세계에서는 이상 기후의 주된 요인으로 지구온난화를 손꼽고 있다.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제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20년간(2000~2019년) 전 세계에서 7천34
요즘에는 주변 상권에 따라 금세 뜨고 또 지는 길들이 많다. 하지만 인천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대변하는 개항장 주변 거리들은 이런 길 이상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한때는 문호 개방의 역사적 의미에 더해 오랜 세월 동안 인천 최고의 상권을 형성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쇠퇴한 원도심이라는 탈을 쓰고 외면받는다. 가뜩이나 방문객이 많지 않은 이곳의 좁은 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노상을 점유하고, 때론 차와 사람이 뒤엉켜 혼잡해 보이기도 해 사고 위험에 노출됐다.걸어서 다니기에 알맞은 폭의 개항장 주변 좁은 도로는 자동차가 다니기에는 부적
방일(訪日)을 마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두고 항간에 말들이 많다. 굴욕적 외교라고 폄하하기도 하고, 오직 국익을 앞세운 외교라고 자찬하기도 한다. 폄하하는 쪽에서는 일제에 의한 피해자가 우리인데 그 배상을 스스로 하겠다는 것으로, 강제 징용의 피해자인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배상 절차를 진행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국익에 한몫했다는 쪽의 주장은 무엇이 국익인지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 막연히 대일 무역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정도다. 사실만을 놓고 보면 대일 외교는 미완성이면서 문제점도 있다. 이미 사법부에서 일본 쪽의 배상 결정을
4차 산업혁명의 돌풍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챗GPT가 가져온 충격이 매우 크게 다가온다. 이 생각하는 AI 비서는 내가 질문하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여하튼 답을 해 주고, 어떤 것은 너무나 정확하고 훌륭해서 인간의 실력이 보잘것없어 보이기도 한다. 최근의 챗GPT4 버전은 그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됐고, 다방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마침 2주 전 인하대에서 이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한 자리가 마련됐다. 그 중에서도 앞으로 다가올 대학교육의 변화를 요약하자면 ▶첫째, 대학의 개념은 물리공간과 가상 공간의 연결
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 제기한 암울한 질문이다. "21세기 경제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아마도 ‘그 모든 잉여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일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높은 지능의 비의식적 알고리즘이 생긴다면, 의식을 가진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최근 불과 몇 달 사이 그림AI, 챗GPT와 GPT-4, 구글 BARD 등 초거대 AI의 거침없는 진격에 전율하면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가장 큰 위험은 ‘수십억 명의 잉여화’ 현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인간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기에 자신의 존재 가치
챗GPT의 반향이 거세다. 바둑을 기가 막히게 잘 뒀던 알파고가 특수인공지능의 단초를 제공했다면, 인간의 다양한 호기심을 단박에 충족시키는 만능 백과사전 챗GPT는 일반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충격의 강도는 유사하나 굳이 차이점을 꼽자면 챗GPT 같은 생성인공지능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동반자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알파고 등장 이후 7년의 시간은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 인식을 크게 바꿔 놓았다. 특히 챗GPT는 기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생성’인공지능이기에 교육 영역에 끼칠 효과는 사뭇 엄청
지난해 9월 필자는 한국민이 앞으로 30년간 직면할 가장 큰 문제의 하나로 인구 감소를 뽑고, 이 문제에 대한 기성세대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본 글에서 필자는 인구 감소를 ‘일개미’의 비폭력적이지만 자멸적인 거시 문화 저항으로 규정하고, 이런 성격을 파악하고 사회지도층을 비롯한 기성세대가 앞장서서 거국적으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강변하고자 한다.출산율 저하는 오늘내일의 문제가 아니고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는데, 우리는 이것을 일과성의 문제로 치부해 현재는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
교육부는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라이즈·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RISE)’ 구축 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는 인구 감소는 물론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지방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치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안정적 라이즈체계 구축을 위해 2023년~2024년에 비수도권 시·도에 5개 내외의 시범지역 선정과 우수 모델 구축 및 법령 정비다. 그 후, 2025년부터 교육부 대학재정지원 행 재정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 2027년에는 지역이 인재를 육성하는 글로컬대학
가을이 되면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아름다운 단풍이 있어서만은 아니다.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여행을 부추긴다. 필자에게 여행 또는 관광이란 볼거리, 먹거리, 찾을거리, 세 가지 요소를 체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일이다. 볼거리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즐거움이다. 한국의 사계절 설악산, 가을 단풍의 내장산, 겨울 설경의 한라산 등. 미국 서부의 대표적 협곡인 그랜드캐니언, 베트남의 하롱베이, 중국의 장가계, 스위스의 알프스산,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 등 자연의 볼거리는 무궁무진하다.먹거리란 인간이 즐기는 음
EBS에서 제작한 나눔의 법칙이라는 8개의 영상이 있다. 그 중 ‘나눔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는 법칙은 왜 우리가 나눔을 실천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그 법칙을 소개하는 영상에는 나눔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몇 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첫 번째는 마라토너가 30분 이상 뛰었을 때 밀려오는 행복감을 이르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유사하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은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를 느낀다는 것이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나눔을 실천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이다. 이 용어는
인천은 항구다. 따라서 도시의 지정학적 가치는 항구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현 항구는 물자 수송을 위한 부두나 창고, 야적장 등의 과거형 기능에 국한돼 있다. 해변을 따라 청라에서 북항, 내항, 남항 그리고 송도로 이어지는 인천의 해변 벨트는 도시를 상징하는 중심축임에도 수십 년째 시민이 걸어서 접근조차 용이하지 않은 비인간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다.시는 북항, 내항 그리고 남항의 위치와 도시 문맥에 맞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개항장 부근은 역사·문화관광지로, 일부는 주거지나 상업지로 개발하고자 하는 수준
윤석열 정부에서 제일 중요시 하는 자유의 의미가 정말 궁금하다. 그러나 그렇게 수도 없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간절히 외치는데 왜 아직도 국민들은 그것이 누구의 자유인지,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 알 길이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다행히도 다양한 집단지성이 생산한 정보와 데이터를 검색어 하나로 찾아볼 수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있어서 나름대로 자유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통치철학 뿌리를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반론에 대한 논리나 증거는 나의 몫은 아니라서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자 한다.흔히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보수
대재앙의 위기(危機) 이후에는 늘 찬란한 문명의 진화가 찾아왔다. 위기라는 단어가 위(危)와 기(機)자로 구성된 데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철학이 담긴 듯하다. 코로나 팬데믹도 여느 재앙과 마찬가지로 문명의 진화를 재촉했으며, 재앙 탈출의 일등 공신은 인공지능(AI)이다. 감염 유행 예측과 진단, 원격 진료, 확진자 동선 추적과 역학조사, 발열 체크와 감염 위험 측정,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이 모두 AI 덕분이다. 팬데믹의 끝자락에 접어든 지금, 모든 것이 비대면·자동화돼 가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들어섰고 그 중심에는 여전
얼마 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일간지 기고문에서 영국의 대입수능에 해당하는 A레벨(A-level)과 중등교육자격검정시험(GCSE)이 시대에 뒤떨어진 평가체제라고 비판하면서 폐지할 것을 역설했다.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의 역량을 기르는데 현행 학교와 평가 체제가 뒤떨어져 있다는 취지에서다. 블레어는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역량을 평가하는 국제 바깔로레아(IB) 평가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IB는 학생이 자기 생각을 꺼내는 교육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잘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졌다. 학생 개개인 맞
다소 성급한 판단일 수 있으나 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 광풍이 몰고 온 혼란이 어느 정도 수습되고 사회 각 부문에서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고 있다. 고등교육 측면에서 코로나19는 대학의 주요 기능인 연구, 교육, 봉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교육의 중요성을 부각시켰고, 심각한 위기 국면 속에서 미래 대학의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본격적인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교육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때다. 접두사 ‘post-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우리 세대가 지나가기 전 인천이 맞이할 미래는 ‘고령화’, ‘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화’, ‘기후·환경위기’ 등의 중요한 사회적 특징이 있다. 상세한 데이터 분석으로 부연하지 않아도 이 방향은 이미 시작됐고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속도를 늦춰 피해가 분산되도록 함과 동시에 변화를 인정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하며 극복하는 차선의 전략을 취할 수 있다.먼저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다. 이는 활력을 떨어뜨려 무기력한 사회로 만들어 갈 것이기에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야기된다. 혹 미래 남북통일이 해
요즘 뉴스 중 ‘바이든’ 혹은 ‘날리믄’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전 국민을 상대로 어떻게 들리는지 언론은 들어보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위정자(爲政者)가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데 있는데, 그런 건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위정자의 말과 행동이 왜 중요한지 「한비자」와 「논어」에 나오는 내용을 먼저 살펴보자.공자가 말하기를, "군주 된 자는 마치 사발과 같고 백성은 물과 같아, 사발이 네모지면 물도 네모지게 되고 사발이 둥글면 물도 둥글게 된다"라고 하셨다. 말 그대로 백성들은 군주 곧 위정자의 모습을 닮
약 10년 전, 사추기라는 오십 고개 언저리에서 본 세상은 더없이 허허롭고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잠깐 보이다가 사라지는 아침 안개와 같은 것이 인생이라더니 이대로 흔적도 없이 소멸해 가는가 하며 우울하던 차에 작지 않은 위로가 된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우리 아이들이었는데, 나를 많이 닮은 아이들을 통해 나의 존재가 가느다란 흔적이나마 유지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하나는 그동안 쓴 논문들이었다. 당대에도 몇 사람 안 보고 10년 내에 의미 없어질 그 보잘것없는 논문들이 도대체 뭐라고 우스우면서도 나의 ‘이름’이 사라지지 않
중동·이란·중앙아시아 지역의 이슬람문명권에 호자 나스레딘(Hoca Nasreddin)이라는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호자는 선생님 혹은 지도자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는 괴롭고 힘든 시대를 풍자(諷刺)와 해학(諧謔)으로 일반 백성들에게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특히 호자 나스레딘은 촌철살인(寸鐵殺人)과 같은 풍자로 힘 있는 자들을 상대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주민들에게 위대한 현자로 칭송받았다고 한다. 그의 풍자와 해학은 구전돼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의 풍자를 하나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