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국내외 정세는 격렬하게 요동을 치며 한 치도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과 돌발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먼저 작금 한반도 주변의 뜨거운 화두는 ‘미국 최우선주의’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돌적인 정책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인체제 강화 그리고 그에 따른 미·중 간 패권 다툼 격화로 집약할 수 있다. 또한 작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제기된 제4차 산업혁명이 또 다른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6월 항쟁의 결과로 1987년에 헌법이 개정돼 이제 곧 30년이 되어간다. 현행헌법은 국민들의 참여와 희생으로 군부독재를 종식시키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결과물이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상징이다. 그러나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나라의 시대적인 상황과 과제가 변화하였고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기준도 높아졌다. 과거의 잦은 헌법개정이 대부분 권력자들이 초래한 정치적 혼란의 결과물이라면 이제는 현행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국민들이 개헌을 준비할 때이다. 현행헌법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제...
지난 금요일 오후 2시에 국선 변호 사건을 진행하기 위해 법정을 향했다. 빈부의 격차가 무엇인지를 실감하게 해주는 국선 사건이었다. 보통 수준의 삶을 살고 있다면 어떻게 저런 금액을 배상하지 못해서 형사 재판을 다 받느냐고 할 극히 소액의 배상을 해 주지 못해 불구속 재판을 받는 피고인을 위한 국선 재판이었다. 그런데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987년부터 거의 30여 년을 법정에 다니면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재판을 겪어 보았지만 그날의 재판을 참으로 잊을 수 없었다. 참으로 특이하게도 본인이 직접 본 모든 사건은 하나도 ...
오는 24일에 검단신도시 즉 새빛도시가 착공식과 함께 본격적으로 개발된다. 개발 계획이 발표된 지 11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우여곡절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2006년 검단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된 그 이듬해 선진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사업추진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이후 주택경기 하락과 자금조달 어려움 등으로 토지 및 지상권 보상 등에도 애로가 많았다. 인천시는 여러 차례 착공계획을 세우는 등 착공 의지를 내비쳤지만 사업파트너인 LH를 설득하지 못했고 실제로 착공식을 갖지 못했다. 유정복 시장이 임기 초반에 중동의 오일...
제4차 산업혁명이 대통령 선거의 쟁점이 돼 버렸다. 여기에는 새로운 산업을 민간주도로 발전시켜야 하느냐 또는 정부주도로 육성해야 하느냐의 시장주의와 수정주의적 시각의 차이까지 들어서 있다. 혁명이라는 것은 그리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근원적인 혁명은 눈에 보이는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존재 예를 들어, 신에 대한 인식이 시작된 인식혁명이었다. 신, 집단, 상징 등을 통해 사회적 통합을 가능하게 했던 인식혁명은 인간을 동물로부터 구분되게 해줬지만 생활의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했다. 그 ...
고도의 기술발전은 인간소외를 수반했다. 기계가 자동화될수록 인간들은 편리해졌지만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일터를 떠나야 했다. 무인 자동차의 등장은 운전대를 잡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여유로움을 주겠지만 누군가는 일자리에서 쫓겨 나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겨 인공지능시대의 도래를 피부로 느끼게 하더니, 어느 병원에서는 ‘왓슨’이라는 인공지능 의사에게 환자가 몰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의료진과 왓슨의 처방이 엇갈리면 왓슨을 환자가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가속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부산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로 촉발된 일본 정부의 강경 대응, 그리고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으로 전방위 보복 조치를 가하고 있는 중국 정부 등 한마디로 우리 정부는 냉전 종식 후 가장 엄중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가 날로 확산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한류 ...
말을 향해 가고 있다. 두 번째 탄핵심판이지만, 노무현 때와는 다르다. 검찰의 최순실 등에 대한 기소로 불 지펴졌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절망이 치솟아 올라 있다. 머지않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으로 결말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대한민국은 초유의 정치 상황을 맞게 된다. 새누리당의 분당도 가시화됐다. 26년 만에 4당 체제가 되면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이 들끓고 있다. 대선을 준비하는 후보들의 움직임도 가시권에 와 있다.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박원순, 안희정, 유승민, 안철수 등이 움직...
다사다난이란 표현이 적절했던 2016년이 저물어간다. 올해는 경제가 무척이나 어려웠고 안보가 위기였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고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거꾸로 정부의 무능과 정치의 혼선이 경제의 어려움과 안보 위기를 증폭시켰다. 이제 며칠 후면 2017년이 밝아온다. 해마다 이맘때면 희망을 노래해야 하지만 잘못하면 내년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는 전망이 많이 들려온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에 대해 많은 전문기관에서 2%대 초반을 예측하고 있다. 이미 우리 경제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3%대...
얼마 전 주한 중국문화원과 인천여성의 광장에서 3개월 과정의 고급 중국어를 수강한 적이 있다. 두 과정 모두 각각의 특성과 장점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중국을 더 잘 이해하고 중국어 수준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중국문화원에서는 중국어 외에 태극권, 고쟁, 서예, 중화요리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사진은 한국에 정통한 최정예 멤버로 구성돼 있다. 특이한 사항으로는 강사들이 한중 간 정치, 외교 등 예민한 현안들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다는 것과 각종 공식 행사를 소개하는 책자나 홍보물에는 중국 정부의 전략...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된다.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직권남용, 직무유기, 뇌물, 강요, 권리행사 방해, 사기, 직무상 비밀누설, 심지어 대학입시 비리까지 각종 불법과 비리의 종합판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권력형 비리를 압축해 폭발시킨 모습이다. 이렇게 참담한 일들이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과 그 최측근들에 의해서 자행됐다는 사실에 우리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 ...
그는 프랑스에서 포도 생산으로 유명한 보르도에서 1689년 1월 18일에 태어나 1755년 2월 10일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다. 16세에 법대에 입학해 19세에 변호사가 되기도 했다. 그 이전의 프랑스는 어린 나이에 제왕의 자리에 오른 왕을 대신해 오를레앙 공작이라는 다른 사람이 대신 제왕의 업무를 처리해 줬던 시기를 거친 절대 왕정이 이어지던 참담한 인권 후진국이었다. 대대로 이어지는 부와 명예와 권력, 이런 불공정한 사회제도와 구조에서 각종 특혜를 이어가는 소수의 귀족집단과 이들에 의해 인권을 억압받던 다수의 시민들로 구...
2016년 말 대한민국. 우리나라 국민들은 2016년을 떠나 보내고 있다. 예년과 같았더라면 단지 한 글자 ‘다사다난했던’을 붙여서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 맞이하는 해에 대한 희망을 살짝 끌어들인다면 보기 좋게 균형이 맞을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그럭저럭 연말이 지나가고 새해가 올 것이다. 이제 곧 송년회 시즌이 시작될 것이다. 예년 같다면 일반사람들의 고민은 ‘송년회에 가서 어떤 멋진 건배사로 좌중을 휘어잡을까’하는 정도? 아니면 ‘음악회, 영화 시사회, 연극 공연 관람 등 어떤 색다른 송년회로 사람들을 기쁘게 해줄까...
트럼프는 미국의 국격이 의심되는 후보였다. 수많은 스캔들이 있는 후보였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후보였다. 지식과 경험 면에서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을 따라 갈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당선됐다. 세상사란 늘 이변이 연속되기 마련이다. 지난 8년간 오바마 행정부에서 상실감을 느낀 백인들의 반란이었던 거다. 1990년대 미네소타 지역 주민들은 프로레슬러 제시 벤추라를 주지사로 당선시켰다. 주지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는 당선됐다. 프로레슬러에 불과했던 제시 벤추라도 분명 정치계의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나 미네소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서울뿐만 아니라, 여당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5일 열렸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담화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더욱 격해지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5%도 안 된다니 12일 예정된 집회에는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지 주목된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없어 보였던 사람들도 박 대통령의 정치행태에 분노를 느끼며 집회장을 서성인다. 잘 먹고 잘살게 해달라고 믿고 정권을 맡겼더니 이와는 정반대의 ‘나쁜 정치’ 행태를 일삼았다는 배신감에서 그...
지난주는 온 나라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로 참 시끄러웠다. 비선실세(秘線實勢)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세간의 지속적인 소문들이 마침내 대통령의 사과를 통해 일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비선’이란 몰래 어떤 인물 혹은 단체와 관계를 맺는 것 또는 그런 관계이며, 비선실세란 실체를 숨기고 국가 권력을 뒤에서 조종하는 실제 세력이나 그것을 지닌 사람을 가리킨다.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 혹은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최태민(목사)씨의 딸인 최순실을 중심으로 한 일부의 비선세력들이 국가 권력의 주요 조직과 기관에 퍼져 독버섯처럼 사...
동북아시아라고 하면 우리는 역경과 희망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떠올린다. 100여 년 전 동북아 패권을 쥐려는 제국주의 열강들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은 우리는 나라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현재 상황도 녹록지 않다. 북한은 핵무기를 전면에 내세우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를 비롯해 동북아에서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러시아도 가세해 동북아에서의 자국 역량을 높이고자 혈안이 돼 있다. 우리 국력이 강해졌다고는 하나 오늘날 동북아 상황은 100여 년 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동북...
인천시 서구에 소재한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환경기초시설이다. 지난 1989년 2월 2일 당시 환경처장관, 서울특별시장, 인천직할시장, 경기도지사 4자 간 ‘김포지구 수도권 해안매립지 건설 및 운영사업 협정서’에 근거해 출발했다. 사실 수도권매립지는 ‘폐기물의 발생지 처리 원칙’에는 부합되지 않는 시설이다. 즉 폐기물 발생지인 3개 시도 지역에서 각자 직접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수도권매립지는 환경부 산하 국가공기업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라 한다)가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다. 그러다 2016년 매립지 종료기...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상해임시정부가 국가 3요소를 충족했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충족하는 과정에 있었다"라고 답했다. 임시정부는 국가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므로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을 건국절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실상 동일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식에서 ‘건국 68주년’이라는 말을 사용해 논란이 된 바도 있다. 종래 일반적인 입장은 1945년 8월 15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을 맞은 날이고, 1948년 8월 15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
중용 제12편에 기록돼 있는 글이다. 부부의 근심, 부부의 어리석음 등으로 책에는 해석돼 있다. 중용 제12편의 전체 글을 읽어 나가다 보면, 군자의 도가 부부의 어리석음 속에도 숨어 있다는 부분이 나와 있는데 책의 다른 내용과 함께 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태어나서 학교를 졸업하고 대략 군대를 마칠 무렵에는 남자들은 자의반, 타의반 맘에 맞는 짝을 구해 결혼을 하고 부부관계를 성립하게 된다.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경험과 경륜이 많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독립된 주거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사회적으로나 인생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