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에 의한 보수 야당의 탄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자유한국당의 몰락’이지 ‘보수의 몰락’은 아니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중도 보수 또는 합리적인 보수를 표방한 바른미래당 역시 참패한 것을 살펴보면 자유한국당 내부 문제로 국한해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번 선거 결과만으로 보수적인 견해의 국민들이 대부분 다른 입장으로 전향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우므로 ‘보수의 몰락’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 결국 이번 선거 결과는 보수를 대표했던 정치세력의 실패로 평가하는 ...
근래 미세먼지가 국민들에게는 지진이나 북핵보다 더 걱정되는 위험요소 1위를 차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생활의 질을 저하시키는 심각한 대기오염원으로서 침묵의 살인자라고 인식되고 있다. 일례로 국내 미세먼지 오염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작년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리나라 대기오염 수준이 세계 최악의 국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의 포털 바이두(百度)의 실시간 모니터링 앱에서는 금년 3월 25일 세계 도시오염 순위에서 인천과 서울이 각각 196, 182로 3위...
제일 야당 자유한국당의 참패.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은 국정농단의 주역을 국민들이 심판한 것이라고 했다. 친여 입장의 정의당도 자당의 선거결과를 분석하기보다는 자유한국당이 국민들로부터 심판 받은 것에 만족한다는 논평을 냈다. 친여 성향과 친야 성향이 혼합된 바른미래당은 대안 야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데 실패한 결과 당장에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참패의 당사자 자유한국당 입장은 뭘까? 홍준표 대표는 사의를 표명했고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인문학을 지켜야 하는 대학에서 인문학과들은 취업이 어렵고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홀대받고 축소되고 있다. 인간보다는 ‘산업’혁명이 우선되기 때문에 쉽게 인간 자신에 대한 성찰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인문학이 힘들어지는 원인은 사회적 가치의 우선순위가 인문학보다는 산업, 경제와 관련된 분야에 주어지다 보니 재정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졌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에 나오는 인문학은 스스로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보다 획일적인 해석을 따르거나 잘 된 요약...
지금 한반도는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곧 다가올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무척 뜨겁다. 불과 9일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나 6월 14일 개최될 러시아 월드컵마저도 이러한 열기에 전혀 속수무책이다. 지난달 30일 홍콩 동방일보에 따르면 이번 주 9일 중국 산둥(山東)성 ‘백년 도시’ 칭다오(靑島)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중·러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불과 사흘 전이다. 아직 확정된 사실은 아...
마음속으로만 끙끙 앓던 화병이 우울증이 되기도 하지만, 순간 올라오는 분노를 참지 못해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두 자녀처럼 국민의 공분(公憤)을 사기도 한다. 3년 전 ‘땅콩회항’사건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중 앞에 고개를 숙였고, 이제는 그녀의 동생과 어머니의 갑질이 미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조양호 회장 일가족이 경찰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니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톡톡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타자를 향한 거친 언사와 삿대질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활란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언뜻 인천 출신으로 이화여대 총장과 재단이사장을 지낸 김활란(金活蘭 1899∼1970)을 떠올린다. 그러나 또 한 사람 김활란(金活蘭 1888∼1984년)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이 김활란 역시 인천 출신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앞의 김활란보다 오히려 11살이나 연상으로 백 세 가까이 장수한 여성이다. 그에 대해서는 "여성 교육가. 감리교 장로. 인천 태생. 8세에 이화학당에 입학하여 1908년 이화학당 중등과에 진학했고, 재학 중 일본에 유학했다. 귀국 후 1910년...
4·27 판문점 선언은 감동이었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했다.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해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기자고 다짐했다. 이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 간의 담판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 회담을 앞두고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남북고위급회담 취소, 북미정상회담 무산가능성 시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기자단 명단접수 거부 등 강공책을 들고 나왔다. 미국은...
지난 4월 27일 남과 북의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판문점선언을 발표했다. 판문점 선언은 북핵문제로 야기된 극한의 대결구도와 갈등 관계를 마치고 대화와 협력이 시작됐음을 대내외로 공표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채 안보위기를 안고 사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판문점선언이 평화통일로 가는 길의 변곡점으로서 자리하기를 소망한다. 판문점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남과 북이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전쟁...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과거사 적폐청산, 남북문제와 함께 최대 현안 정책과제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 발표된 대책은 강남 3구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대책은 근로의욕 저하, 사회적 약자의 상대적 박탈감, 부의 세습 및 불균형 고착화, 사회불만 요인 가중, 국가경쟁력 저하, 한탕주의 또는 한건주의 만연, 로또 심리 자극 등 사회 전반의 병리적 현상을 치유하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가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신조어가 우...
1997년 IMF 사태는 내가 근무하던 한화에너지가 한화그룹의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게 했고, 회사가 현대정유에 매각된 얼마 후 나는 회사를 떠났다. 그 당시는 구조조정 여파로 직장을 잃거나 그만둔 많은 대졸 출신 남성들이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보험설계사로 진출했고 이들 남성 보험설계사들은 기록적인 종신보험 판매 실적을 거뒀고 판매왕에 등극한 사람은 전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던 시절이다. 직장을 그만두기 전후로 모 인사로부터 교육을 받아 보라는 안내를 받고 나는 모 생명보험회사의 보험설계사 교육을 받았다. 20년 전에 받았던 교육...
6월 13일 제7회 지방선거일이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지방선거는 그 이름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다. 중앙선거가 아니라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선거라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런 경향이 있었지만, 유독 이번 지방선거는 중앙의 이슈에 매몰되고 있다. 그 원인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적 갈등과 새로운 대화 국면으로의 급격한 전환, 그동안의 성적 불평등과 남성 우월적 사회가 성적 평등사회로 발전해가는 과정의 ‘미투’운동, 김기식 금감원장을 둘러싼 정쟁 그리고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
삼수 끝에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어렵게 유치한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막을 내린 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다. 드론쇼와 북한의 극적 참여 등으로 평창올림픽은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감동 속에 잘 막을 내렸다. 대회 직전 갑작스러운 북한의 통 큰 참여 결정으로 일부에서는 평양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현재까지만의 상황을 놓고 보면 남과 북이 만나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며 그 여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금 같은 형세라면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은 물론 북미 간의 핵 갈등이 동시에 해소되는 것도 시간문제처럼...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날이다. 우리 헌법 제 128조는 헌법 개정 제안권을 국회와 대통령에게 주고 있다.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로, 대통령은 대통령의 발의로 헌법 개정을 제안할 수 있다. 두 기관 모두 헌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현행 헌법이 개정된 것은 1987년 10월 29일이다. 개정된 지 어느 새 31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들이 바뀌었고, 개정헌법 아래에서 6명의 대통령이 당선됐고, 그들이 한국사회를 지배했다. 하지만 6명의 대통령들은 국민을 편안하게 ...
대통령을 꿈꾸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성폭력범으로 철창 신세를 질 운명에 처해 있다. 현직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나 감방에 가 있고, 또 한명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 청사를 드나드는 것으로 보아 구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중들로부터 존경받던 원로시인과 일부 유명 연예들, 성폭력 교수들이 대중들의 백안시(白眼視) 대상이 되고 있다. 모두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터부(taboo)가 깨어진 결과다. 프로이트의 뒤를 잇고 있는 라캉(Jaques Lacan)의 용어를 빌리자면, 이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즉, ‘상징계’의 변화·발전...
‘통상(通商)’은 나라들 사이에 물품을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통상 규칙을 변경하려면 그 나라들 사이에 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절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메리카 퍼스트’가 신념인 그는 미국의 강력한 힘을 무기로 상대국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일삼는다. 한미 FTA 재협상에 이어 미국은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주요 수출 품목이기도 한 철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률적으로 25% 관세 부과를 선언했으며, 특허 침해를 ...
2017년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운동(Me Too Movement)이 세계적으로 확장돼 우리나라에서도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 통신망에서 선배 검사의 성추행을 폭로한 이후 문화계와 언론, 정치, 기업, 대학 등 사회 거의 전 영역에서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미투운동은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자행됐고 그 힘에 의해서 은폐된 성범죄를 대중에 폭로함으로써 사회적인 해결을 모색하는데 의의가 있다. 미투운동의 주체는 대부분 ‘여성’이며 가해자에 비해 ‘사회적 약자’였다는 점에서 이중의 불평등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 전격적인 북한의 참가라고 하겠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북한 예술단의 공연, 북한 응원단의 방남 그리고 개막식 전후 남북 수뇌부의 만남이 진행됐다. 이러한 북한의 참가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다양하고 상반된 의견이 표명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여당과 야당 간 그리고 보수와 진보단체 간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다소 부정적이고 심지어 남북한을 불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긍정적이거나 최소한 관망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
한 집에 두 여인이 살고 있었다. 한 여인이 아기를 출산했다. 얼마 후 아기와 잠을 자다가 일어나 보니 아기가 죽어 있었다. 자신의 실수로 아기가 죽은 것을 안 여인은 같은 집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다른 여인의 아기와 죽은 자기 아기를 바꾸어 놓고 잠든 척했다. 이내 잠에서 깨어난 여인은 죽은 아기가 자신의 아기가 아님을 알고 자신의 아기를 내어 놓으라고 요구한다.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기라고 다투던 두 여인은 마침내 지혜의 왕인 솔로몬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한다. 두 여인의 주장을 차례로 듣고 난 후에...
지난해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노동시장과 물가 그리고 사회적 갈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7에서 8p 남짓하던 최저임금 인상률이 2018년에는 16.8%로 급등했고, 시간당 최저임금은 6천470원에서 7천530원이 됐다. 물론 호주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2018년 최저시급이 18.29 호주 달러, 약 1만5천500원으로 우리의 약 두 배를 넘는다. 하지만 호주와 우리는 처지가 다르다. 호주는 제조업 중심국가가 아니라, 농축산업의 제1차 산업과 서비스 산업이 중심인 국가이다. 서비스 산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