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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데 평소와 다른 상쾌함이 느껴졌다. 녹음의 푸른 향기와 아침에만 맡는 햇빛 냄새,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긋한 꽃의 손길까지.최근 운동을 시작해서 그런가? 오랜만에 간을 쉬게 해서 온몸의 감각이 올랐나? 어제 먹은 영양제의 효과가 좋았나?이유는 금세 깨달았다. "아뿔싸, 마스크!" 마스크를 써야만 밖을 돌아다니게 된 지 2년 하고도 9개월 만에 바깥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2년 반 동안 마스크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크게 변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마스크를 끼고 있으면
서해안
백창현 기자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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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하고 갓 돈을 벌기 시작할 즈음, 책 한 권을 인상 깊게 읽었다. 소비를 주제로 새로운 변화를 꾀하는 삶을 사는 일본 작은 공동체 이야기였다. 일본 도쿄 외곽 주택에 사는 이들은 ‘적게 벌어 적게 쓰기’를 목표로 여러 가지 일을 했다. 마당에 작은 텃밭을 가꿔 식재료를 자급자족하고, 태양광시설과 빗물탱크를 설치해 물과 에너지를 얻었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들 삶은 그저 자급자족에 초점을 맞춘 전원생활로 보인다. 하지만 기자가 흥미를 느낀 부분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농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도시 외곽에 살 뿐 모두 따로 직업이
서해안
홍봄 기자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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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자연스럽게 지연과 학연 따위로 형성된 관계는 물론,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아감에 따라 직장생활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연결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살아간다. 이런 한국인들에게 밥을 먹으면서 쌓은 ‘밥정’은 꽤나 중요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친구, 선후배, 스승과 상사처럼 나름의 관계를 맺은 이들에게 밥을 대접할 일이 생긴다. 밥 한끼로 때로는 고마움을 표시하고 미안함을 표현하며 아쉬운 부탁도 한다. 하지만 밥 한끼가 갖는 순수한 마음보다는 불순한 의도와 목적을 담아 상대를 기만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서해안
안유신 기자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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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앞뒤로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모두가 아는 얘기겠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수사로 사회관계망서비스 들에서 온통 찬반양론이 들끓는다. 자신은 물론 부인과 아들마저도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다 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혹자는 대통령 부인과 관련된 수사 결과를 놓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일은 야당을 탄압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공개 반박하는 브리핑을 한 적이 있다. 한 장관은 이 대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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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전 성남시장이 지난 16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뇌물공여와 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다. 많기도 하다. 게다가 재판 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으니 괘씸죄도 양형에 포함했으리라. 이로써 성남시는 민선1기 오성수 시장부터 2기 김병량 시장, 3∼4기 이대엽 시장에 이어 7기 은수미 시장까지 모두 구속되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성남시 역사에 ‘개망신’ 한 줄이 더해진 날이다. 기자를 포함한 94만 시민에겐 무척이나 쪽팔린 얘기다. 이러니 ‘성남시장=구속’이라는 흉흉한 등식도 일
서해안
이강철 기자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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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환경이 중요한 시기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인간 생존을 위협한다. 해수면이 높아지면 극지방 동식물이 멸종하고, 낮은 지역 도시와 엄청난 면적의 땅이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도 빈번해져 엄청난 폭우나 초강력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한다. 지구촌 한쪽은 홍수에 시달리고, 한쪽은 극심한 가뭄 탓에 차츰 사막으로 바뀌는 지역도 있다. 이에 여러 분야에서 지구가 뜨거워지는 원인인 탄소 배출을 억누르는 노력이 진행되고, 농사 분야도 새로운 방법으로 경작하는 운동이 제시됐다. 보통 농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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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팽성읍 원정리 산 4 외 10필지에 내리 5성급 호텔 신축과 관련하여 하수도 분야 협의 의견으로 팽성 공공하수처리시설로 연계토록 하수처리계획을 재수립하고, ‘하수도법’ 제61조(원인자부담금 등) 및 ‘평택시 하수도 사용조례’ 제21조(타 행위에 대한 원인자부담금) 납부 등에 대하여 별도 협의토록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아직까지 미협의됨에 따라 조속히 시일 내 협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평택시청 하수과가 5성급 호텔 사업 시행자에게 사전협의를 미이행했다며 발송한 내리 5성급 호텔 신축에 따른 하수도 분야 협의를 촉구하는 공문
서해안
김진태 기자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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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가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으면서다. 관련 예산은 이미 지난해 1조500억 원대에서 올해 6천억 원대로 반 토막 났다.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큰 경기도는 발등의 불이다. 도의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올해만 4조9천여억 원으로, 전국 발행량의 약 30%다. 지역화폐 발행에 지원되는 국비는 지역화폐 사용에 최대 유인책이 되는 할인 혜택에 사용된다. 예컨대 10만 원의 지역화폐를 사려면 9만 원만 내면 되는데,
서해안
남궁진 기자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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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K-콘텐츠’ 역사에 기념할 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현지시간으로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는 내용이다. 이번 주요 부문 시상식에 앞서 4일 진행된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기술 부문)’에서 받은 단역상과 시각효과상 등 4개 트로피를 포함하면 무려 6관왕이라는 쾌거다. 에미상 시상식은 드라마(방송)계의 오스카 시상식으로 불리기도 하며, 미국 방송계에서는 최고로 권위를 갖춘 시상식으로 알려졌다. 이만한 시상
서해안
김희연 기자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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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가 남양주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위해 사전 자료를 요청한 행위가 지방자치권 ‘침해’인지 아닌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시가 도를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에 대해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 도가 요구한 자치사무 자료 제출이 명백한 ‘지방자치권 침해’라는 셈이다. 정말 길고도 긴 지저분한 논쟁의 끝 맺음에 공직사회와 지역사회 모두 ‘후련한’ 분위기다.경기도 안의 남양주시인데도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강대강의 대결 구도를 펼쳐야만 했을까? 양측의 쓸데없는 다툼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도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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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조선시대 세 명의 왕을 만든 ‘킹메이커’ 노릇을 하며 권력의 중심에서 살다간 인간 한명회를 비췄다. 그는 궁궐을 지키는 궁지기에서 영의정과 왕의 사돈, 장인으로 당대 최고 권력자 반열까지 올랐다. 그는 고난을 잘 견디고 뜻을 이뤘으나 연극처럼 몰락의 길을 걸었다. 죽은 뒤에는 부관참시됐을 만큼 비참했다. 그는 수양대군을 도와 계유정난을 일으켜 성공했고, 세조를 옹립하며 사돈 관계까지 맺으며 ‘한명회의 생각이 곧 세조의 뜻’이라 여겨질 만큼 권력을 휘둘렀다. 한명회는 한국사에서 최고 권신으로 상징된다.
서해안
안유신 기자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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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고을에 사또가 부임했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고을 사람들을 위해 동쪽으로 뛰고 서쪽으로 뛰는 사또를 바라보는 고을 사람들의 형편에서는 그저 좋기만 했다.더욱이 고을을 위한 일이라면 거침없는 사또의 행동이 고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허물도 있었다. 사또는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여겼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이를 잘 모르는 듯했다. 더군다나 그 누구도 사또의 고집을 꺾을 도리가 없었다.고을 일은 고을 사람들이 책임지고 처리해야 순리에 맞겠지만, 능력도 없고 자질이 모자라는 다른 고을 사람을 데리고
서해안
신용백 기자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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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소설과 영화로 인기몰이를 한 ‘82년생 김지영’. MZ세대 일하는 엄마가 결혼과 함께 육아와 가사를 도맡으며 오늘을 사는 어두운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여기에 명절이면 고부갈등까지, 이맘때면 생각나는 작품이다. 김 씨의 하루 여가시간이 53.6분이라는 통계도 이를 증명한다. 하여, 영화가 나올 당시 기자 생활을 ‘82년생 이지훈’에 빗대 돌아봤다. 자정이 다 된 시간. 지훈 씨는 오늘도 누군가와 음주가도를 달린다. 두 아이가 있지만 걱정없다. 애들 엄마가 밥 먹이고, 씻기고, 재울 테니까. 이튿날 오전 7시 30분.
서해안
이강철 기자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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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군포시는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해 언론에 공표했다. 눈에 띄는 내용은 6급 팀장에게 실질적 업무를 부여해 하위직 공직자의 업무 부담을 덜고 일하는 조직을 만든다는 점이다.최근 공직 환경은 국가 차원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일터를 장려하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늘었고, 조직문화나 급여 불만으로 1~2년 근무하다 퇴사하는 사례도 생기면서 결원이 꾸준히 늘어났다. 게다가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신규 행정 수요도 증가 추세다. 일손은 줄고 신규 업무는 늘어나 추가 업무를 떠안은 하위 직급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니 시에서 특단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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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은 닭과 비슷한 크기로 알록달록한 무늬와 검은 반점이 많고 꼬리가 긴 조류다.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봤기에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그런 꿩의 재밌는 점은 몸을 숨길 때 머리만 풀숲에 박은 채 눈을 감고 몸채는 그대로 노출시켰음에도 은폐에 성공했다고 착각한다는 거다. 2020년 10월 평택시는 행정 사상 최초로 한 민간사업자와 5성급 호텔을 조성하겠다며 법적 효력을 가질 만한 MOA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시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여론이 일파만파 퍼졌다. 해당 지구단위계획은 관광휴양시설용지 2만
서해안
김진태 기자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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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중 뜬 뉴스 알림을 보고 연신 눈을 비볐다. ‘수원 세 모녀 사건’이었다. 알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 기자는 순간 "왜 과거 사건이 다시 회자되나…"라고 생각했다. 2014년 전국을 안타깝게 했던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착각했는데, 8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안타까운 사건이 되풀이됐다는 사실이 놀랍고 참담했다. 수원시 다가구주택에서 살던 60대 여성과 40대 두 딸은 암과 난치병 등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추정된다. 주민등록지와 실제 거주지가 달라 복지 사각지대에 갇혔던 이들은 기초생활
서해안
남궁진 기자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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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기자의 마음을 가장 먹먹하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아무도 모르게 쓸쓸한 죽음을 맞은 ‘수원 세 모녀’ 사건이다.최근 수원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는 암 투병 중이었고, 두 딸은 난치병을 앓았다. 현장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어려웠다는 내용의 유서만 남았다. 이들 모녀는 정부가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30여 종류의 정보 중 건강보험료 연체만 확인돼 위기가구 고위험군에서 빠졌고, 2년여 전 남편과 아들의 죽음으로 수입이 없었음에도 적절한 지원
서해안
김희연 기자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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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남양주시 화도·수동 주민들이 한꺼번에 길거리로 나왔다. 지방도 387호선 공사가 장기간 지연되자 고통을 견디다 못해 민심이 폭발했다. 주최 측 추산 1천500여 명, 참가한 지역 단체만 50여 개에 이른다. 기자는 결코 취재의 연장선에서 이 글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의 외침은 단순하지 않다. 분명 누군가의 ‘정치행위’가 빚은 결과물이기에 더욱 의미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둔다. 특히 사업 지연과 관련됐다면 심각하게 반성하고, 경기도는 향후 감사든 뭐든 ‘확실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해당 사업은 화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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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무더위를 피하려고 먼 동해바다까지 차를 몰았다. 일에 치여 바다를 온몸으로 느낀 지 오래 돼 감회가 남달랐는데, 특히 바닷가 근처에서만 먹는 그 지역의 특산물들이 일품이었다. 기자가 피서지로 택한 강릉과 속초는 특히 지역 특산물로 초당순두부,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등이 유명하고 지역 맛집은 항상 기다리는 줄이 저 바닷가 너머까지 길게 늘어서곤 한다. 음식의 맛은 물론 특기할 점은 바로 대부분의 재료 산지가 그 지역이라는 사실이다. 지역의 맛이 지역경제까지 책임진다는 뜻이다. 물론 기자가 이런 맛을 이야기하고자 아바이순대와
서해안
백창현 기자
20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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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학자들은 수천 년 동안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1마일을 4분 이내에 달린다면 심장과 허파가 파열되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긴장이 가해지고, 관절과 근육, 인대, 힘줄이 터진다"고 단언했다. 이 같은 믿음은 1954년 5월 6일, 영국의 아마추어 육상선수인 로저 배니스터(Roger Bannister)가 깼다. 로저는 3분59초4로 1마일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매일 훈련이 끝난 뒤 한 시간씩 ‘상상 연습’을 했다고 한다.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머릿속에
서해안
홍봄 기자
202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