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넥타이를 풀고 와이셔츠 위 단추를 연다. 이렇게만 해도 체온이 섭씨 1도는 내려간다고 한다. 생각 같아선 단추를 한두 개 더 열어 젖히고 싶다. 단추는 의복에 사용하는 작은 도구에 불과하지만 숫한 사연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단추의 역사는 기원전 6000년 고대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양쪽의 옷자락을 뼈나 금속 핀으로 채워놓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단추는 남성 전유물로 여성복에는 없었다. 하지만 영국 패션이 유행하며 남녀공용이 됐고 언제부터인가 남성 옷은 우측에 여성은 좌측에 ...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그래서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젊어서는 주머니를 가득 채우는 일에 매진했고, 가득 채웠을 때는 성공했다는 말도 듣습니다. 그것이 돈이든 지위든 또는 명예이든 그것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선인들은 충고합니다. 이 격언의 의미를 미우라 아야코는 「속 빙점」에서 이렇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일생을 마친 다음에 남는 것은 우리가 ‘모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남에게 ‘준’ 것이다. 억척스럽게 모은 재산은 그 누구의 마음에도...
인천공항을 떠나 1시간40여 분 만에 도착한 선양공항은 과거 이곳을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매우 쾌적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미리 예약한 렌터카로 단둥을 향하는 고속도로의 차안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예전의 무언가 척박하기만 한, 그런 것과는 크게 달라 보였다. 특히 우리와는 달리 200여㎞에 달하는 고속도로에 자리잡은 ‘휴게소’의 숫자가 예전의 1∼2곳에서 지금은 그 2배 수준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 있었고, ‘위생실’도 매우 깨끗해져 있었다. 2시간 남짓을 달려 도착한 단둥은 내가 방문했던 2년 전과는 달리 매우 ...
얼마 전 영화로 선보인 인천상륙작전의 X-Ray작전은 옹진군 영흥도를 중심으로 한 실제의 첩보작전이었다. 켈로부대가 등장하고 팔미도등대의 점등이 이들로부터 이뤄져 9·15인천상륙작전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전쟁의 역사에는 전쟁이 갖는 비이성적 구조를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그 전쟁이 어떻게 기록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명암이 교차할 수밖에 없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때로는 작전의 성공적 완수보다 그를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희생이 때로는 더 값져 보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X-Ray작전이 그러했듯, 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 의혹을 제기했다가 주가 조작 등을 이유로 8년의 징역형을 마치고 지난해 3월에 만기출소한 김경준 전 BBK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해 "MB가 너무 편하게 구치소 생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는 기사가 최근 언론에 보도됐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병원 입원 허용 등 다른 수감자들에 비해 특혜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요새 언론에 명박이가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하나로 버틴다 하는데, 보통 수용자들은 선풍기 1개로 6명이 버틴다"며 "나도 여름 땐 거의 12㎏씩 빠졌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
미국 대통령의 북한 핵과 관련한 일련의 회담에서 시작한 남북 화해 바람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남북이 손잡고 산림녹화를 이루려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물론 국가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지만 어쩌면 결핵문제도 다루리라고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지금 2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산다고 한다. 물론 하나는 핵폭탄이고, 또 하나는 북한 결핵이다. 북한에서 가장 근무여건이 좋은 판문점 근무 병사 하나가 작년에 총탄을 무릅쓰고 한국으로 귀순했다. 그 병사가 몸에 많은 기생충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에 못지않게 ...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가평군 청평면 청평4리 쉬엄마을 공동체정원(옛 청평역사)에서 제4회 가평 수제맥주축제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청평4리 쉬엄마을과 수제맥주회사인 주식회사 ‘카브루’가 공동 주최한 이번 축제는 전국 최초로 마을과 기업이 함께한 축제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공동 주최의 취지에 맞게 ‘Meet the Local(마을을 만나다)’이라는 주제로 열린 축제 첫날에는 준비했던 맥주가 동이나 급히 공수하는 브루어리들이 속출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이는 자칫 축제장소를 자라섬에서 청평면으로 옮겨 방문객이 줄어...
비엔나 벨베데레궁전의 미술관에서 구스타프 클림튼의 ‘키스’ 그림을 보러갔다. 유독 관람객이 많이 몰려있는 그림이다. 작품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에로틱했고 실제로 금가루를 사용해서 화려했다.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키스하는 연인의 행복이 황홀함을 넘어 슬픈 비가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묘한 아픔이 가슴을 관통했다. 클림튼은 지독한 가난 속에서 살았었고 아버지와 동생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피폐해졌다가 ‘사랑’이란 작품을 그리면서 재기했다. 제목처럼 사랑은 단순히 행복뿐이 아님을 보여준다...
우리와 일본 총리 아베 일가와의 악연은 깊다 못해 언제까지 계속될지 신경이 쓰인다. 1910년 경술국치로 시작된 36년의 종지부를 찍은 1945년 일본의 항복 당시 마지막 조선 총독은 아베 노부유키(현 일본 총리 아베의 조부)였다. 그리고 1960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주변국 침략을 목적으로 집단적 자위권 관련 헌법 개정을 추진한 기시 노부스케(아베 총리의 외조부) 당시 총리의 속셈은 군국주의로의 회귀였다. 1990년대 초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전면에 노출됐고 저들의 종합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가 이 문제를 특별대...
최근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면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요인 가운데 자연적인 요인보다는 인위적인 요인, 즉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 특히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및 기타 기후변화에 더욱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표면(대기 및 해수)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에 국한되는 용어이지만,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모든 기후 특성의 변화를 망라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로 가장 널리 인용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 ...
오우천월(吳牛喘月)이라는 고사가 있다. 중국 오나라의 소가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고 헐떡거린다는 이야기로, 더운 지방에 위치한 오나라의 소들이 더위에 지쳐 있을 즈음, 달을 해로 착각해 반사적으로 숨을 헐떡거린다는 뜻이다. 일상의 일에 지레 겁을 먹고 허둥대는 행태를 비유한 말이다. 이는 어쩌면 경기도가 100억 원 미만 공공 건설공사의 예정가격 산정 시 ‘표준시장 단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개정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고 밝히자 건설업계에서는 이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과잉반응을 보이고...
BMW 차량의 화재가 연속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기존 디젤승용차에서 가솔린 차량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최근 공청회를 거쳐 경찰의 압수수색도 있었다. 각종 의혹과 늑장 리콜에 대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고 머지않아 청문회 등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 1개월 여 동안 차량 화재로 인한 초미의 관심 사안은 이제 정부로 넘어가고 있다. 나는 1달여 동안 각종 팩트를 언급하면서 국토교통부의 운행 자제 결정은 물론 민관조사단 구성 등을 항상 언급했다. 특히 국토교통부 단독이 아닌 EGR 등의 경험이 많은 환경부 산하 전문가의 합류도 권장했...
# 청산에 살어리랏다 최근 몇 년 사이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을 삶과 비즈니스로 구현하려는 귀농인이 크게 늘고 있다. 바로 봉평의 청산별곡 마을인 머루와 다래마을이다. 청산이란 나무와 풀이 우거진 푸른 산이며, 푸른 산은 자연을 대신한 말이다. 머루랑 다래랑은 건강식이다. 여기서는 자연에 살고 싶다는 의미이며, 건강이 보이는 옛 가락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시구에서의 청산은 단순히 자연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하나는 무슨 일을 만나든지 항상 밝고 긍정적이며 미래 ...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석탄·석유 등 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50μm 이하인 총먼지(TSP)와 미세먼지(PM)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는 다시 지름이 10μm보다 작은 것을 미세먼지(PM10),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것을 초미세먼지(PM2.5)로 나눈다. PM10은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μm)보다 약 1/5~7 정도로 작은 크기이고, PM2.5는 머리카락의 약 1/20~30 정도로 매우 작다. 미세먼지는 눈에 ...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여기기가 쉽습니다. 이때는 무척 서럽습니다. 젊어서는 가족을 위해 또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렇게 가족에게나 회사에게 쓸모가 있었지만 이제는 전혀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쓸모가 없다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대상은 다르지만 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기다리는 존재가 늘 있습니다. 그들을 우리의 재능과 기술과 지혜로 도우면 됩니다. 이렇게 노후에는 쓸모 있는 사람으로...
저는 국수를 좋아합니다. 멸치, 다시마를 넣고 정성껏 우려낸 맑은 국물에 말아 먹는 멸치국수는 언제 먹어도 일품입니다. 며칠 전 국수가게 개업식에 참석했습니다. ‘오백국수’… 3년 전 소사벌에 1호점이 문을 열었고, 이날 2호점이 개업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성공을 기원하며 축하하고 응원해 주셨습니다. 이곳은 취약계층 시민에게 일자리로 희망을 전달하는 ‘평택시 지역자활센터’의 사업장입니다. 깔끔한 매장에서 스카프와 앞치마를 단정하게 두른 요리사 모두 평범한 우리 시민이십니다. 맛있는 국수를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재료 손...
교육 현장인 학교에 근무하면서 가장 존경했던 선생님은 가르치며 함께하면서 학생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인 것이다. 교실에 들어서면 끊임없이 주의를 집중시키며 동기유발을 위해 관심 갖고 공부하도록 지도하며, 교무실에 있을 시에는 시도 때도 없이 개인별로 반 학생을 마주하면서 이런 저런 상담과 함께 진로 진학에 대해 함께 고민을 하며 학생들의 꿈이 커지도록 토닥거리고, 학생들이 가정으로 돌아가면 교실을 돌아본 후 교무실에서 다음날 가르칠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선생님일 것이다. 물론 집에 가서도 가르칠 교수-학습내용을 또다시 정리...
# 타이완(臺灣)이 영어를 공식언어로 사용 추진 최근 신선한 뉴스 하나를 접했다. 타이완이 2019년부터 공식언어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중국어(타이완 중국어는 본토 중국어와 달리 번체(繁體)를 사용하며 발음기호 역시 영어와 무관한 주음부호(注音符號)를 사용 중) 이외에도 영어를 공식언어로 사용해 2개 국어를 사용하겠다고 타이완 연합보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많은 국가들이 자국어와 영어를 공식언어로 사용한 경우는 많았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영어권 국가의 식민지 경험 국가가 대부분이며 타이완 같이 영미의 식민지 경험이 없는 국가에...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들의 비공개 모임인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복귀한 시진핑 주석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강국강군(强國强軍)’을 주장했지만 현대판 육·해상 실크로드 플랜인 ‘일대일로(一帶一路)’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뼈아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정부의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 중단과 폐기 가능성이다. 미군기지가 있는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중동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이 철도 사업은 일대일로 구상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런 입장을 간파한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 방문 길에 ...
세종대왕은 스물두 살에 왕위에 올라 32년이라는 재위 기간 백성을 위한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 현재까지도 최고의 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러한 애민정신을 이어 받아 ‘사람 중심, 시민이 행복한 여주’를 지향하는 여주시에서는 올해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맞아 10월 6일부터 9일까지 세종대왕문화제가 처음으로 열린다. 세종대왕과 여주의 인연을 살펴보면 여주시에서 이러한 축제를 개최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먼저 1469년 광주 대모산에 모셔져 있던 세종대왕 영릉이 여주 능서면으로 천장한 이래 현재까지 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