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앞 차량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거나, 차선을 지키지 않고 주행하는 경우를 가끔 목격하게 된다. 대부분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DMB 시청을 하는 등 운전에 집중하지 않는 ‘전방주시 태만’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운전자가 딴청을 피우느라 전방주시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 내비게이션을 확인하기 위해 전방에서 고개를 돌리거나, 계기판을 확인할 때 전방주시를 놓칠 때가 있다. 특히 운전이 미숙한 초보운전자의 경우 이러한 ‘필연적’ 주시 태만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2016년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고속...
역대 정부가 교육에서 바꾼 것은 내용이 아니라 외형적으로 무늬만 바뀌었다. 또 국민의 의식과 가치관,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은 달라졌지만 학교는 정권 변화에 따라 오고 가는 공문과 학교장에게 요구하는 주문이 변하긴 했으나 교실은 현실의 다른 공간으로 별다른 변화를 찾기 어렵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교육에 대한 요구는 공교육에서 창의적인 학습 능력 신장과 글로벌 인재로서의 인성 교육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신뢰 받지 못하는 공교육에서 물수능에 절대평가 확대와 수시 대학 입학 확대로 불안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내신 관리를 위해 ...
지난주 베이징에서 한·중·일 3국 기자들의 세미나가 있었다. 3국의 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마련한 행사였다. 이날의 주제는 ‘미디어 변화와 3국의 언론’이었는데 현장에서 주 이슈는 한반도 문제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세미나에 참가한 각국 기자들의 토론 태도에 대한 분석이 관심을 끈다. 중국 기자들은 이념적이고, 일본 기자들은 실용적이었는데 한국 기자들은 격정이었다고 한다. 물론 문제도 문제였으니까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하나 한·중·일 3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에 비춰 볼 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4차 산업혁명 ...
나의 전공은 생태학이다. 생태학은 생물과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생물이 어떤 조건에서 자신들의 삶을 영위하는지를 탐구한다. 따라서 그 조건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환경 복원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인천에서 직장을 구하고 연구를 시작하면서 연구원의 선배들로부터 핀잔 아닌 핀잔을 들은 것은 연구를 1∼2년 할 것도 아닌데 초반부터 도시 구석구석을 그리도 많이 돌아다니냐는 것이었다. 연구원에 차분히 앉아 연구하지 않고 출장을 많이 다닌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생태학의 원리처럼 인간을 포함한 생물이 살아가는...
조선 개항을 전후해서 강화도와 영종도가 함락되자 급기야 육지에서 외적을 막아야만 했던 조선은 서울로 들어가는 지름길인 인천을 최후의 보루로 삼았다. 1879년 인천에 화도진과 부평에 연희진을 신설해서 해안 포대를 가설한 것도 그런 연유였다. 1882년 4월 일본은 인천 개항 준비를 위해 인천주재 영사 업무를 시작했고, 이해 5월 미국의 슈펠트 제독은 인천에서 수호통상 교섭을 진행시켰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조인식은 5월 20일 가지려 했지만 천막이 준비되지 않아 5월 22일로 미루어졌다. 오전 9시 30분 제물포 해안에 상륙...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한창이다. 좋은 날 좋은 사람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산과 들에는 온통 초록빛으로 옷을 갈아 입어 그 향이 무척 깊다. 봄은 잠자고 있었던 신체 리듬을 깨우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나들이를 떠날까. 도시민들의 관심사다. 근래 사람들은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적체험을 원하는 도시민들이 늘고 있다. 바로 농산어촌의 녹색체험 관광이다. 도시민의 녹색관광 욕구가 커진 만큼 농촌도 도시민의 여가 수요에 부응키 위해서는 농촌...
아주 깡마른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청년이 체중을 조금 불리라는 의도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걸었습니다. "3개월 후까지 체중을 불리세요.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때 당신과 결혼하겠어요." 약속한 날짜가 되었습니다. 청년은 여인을 만나 체중을 재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 걸인을 만났습니다. 걸인에게서 심한 악취가 났기 때문에 행인들은 코를 막기도 하고 심지어는 욕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 청년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 걸인의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걸인을 바라보는 청년의 눈빛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역사적인 북한과 미국 간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에는 현재 활발한 사전 접촉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단연 핵심의제가 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를 두고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과 조치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김정은 위원장이 그동안 억류해 왔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하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한 것 등에 대해 ‘선의의 신호’라 호평(好評)하면서 "북한과의 회담에서 검증가능한 비핵화와 ...
반만년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학자, 사상가, 지식인을 꼽는다면 누가 될까? 천 원 지폐의 주인공 ‘퇴계 이황’이나 오천 원권 지폐의 주인공인 ‘율곡 이이’를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운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오히려 지폐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다산 정약용’을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으로 꼽는 사람이 많으리라. 지난 겨울은 유난히 지독하리만치 추웠다. 정약용 선생에게 가장 추웠던 겨울은 어느 해였을까 생각해 본다. 정조의 갑작스러운 의문의 죽음이 있었던 1800년의 겨울이 아니었을까? 지금부터 218년 ...
# 젊은이들이 헬조선을 외치는 지금 한국은 지금 국민소득은 최고 부자 나라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1인당 3만 달러에 육박하고 2018년에는 달러 약세와 견실한 수출 증가로 3만 달러 돌파는 기정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실로 감격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반면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는 한국의 현실이 젊은 층에게 꿈과 비전을 주지 못한다는 한국의 빗대어 헬조선이라는 말이 새로운 시사 용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약 30%에 달하는 청년실업과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선진국 최고 수준의 노...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가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 행동에 대한 마케팅 시사점을 도출해 본다. 가족은 소비행동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준거집단(reference group)이며 따라서 비즈니스맨은 가족의 공동 의사결정과 가족 구성원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가족은 중요한 결정일수록 공동 결정을 한다. 예를 들어 어버이날을 맞아 세 남매가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여행을 고려하는 상황을 설정해 보자. 세 자녀는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탐색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두가 정보 수집자가 된다. 또한 상호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오는 6월 13일 실시된다. 각 정당의 후보자로 선택된 지역의 일꾼들은 신성한 한 표를 얻기 위해 주민들에게 이름과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다.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거 때마다 생각나는 한 편의 영화가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본 ‘추억’이라는 멜로 로맨스 영화다. 한 대학에서 만난 ‘캐티(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허블(로버트 레드포드)’이 주인공인데 캐티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활동적인 여성인 반면, 허블은 오로지 공부에만 몰두하는 모범생이자 성실한 남성이다. 그럼에도 둘은 서로에게 마음이 있어 열정적으...
2018년 4월 27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의 핵심적 요지는 남북관계의 전면적·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하도록 하고,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남과 북은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는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는데, 이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폐기와 검증을 미국의 북한체제보장과 경제개...
타인의 삶을 넘겨다보면 그 속에 내 모습이 겹쳐 있어 놀라게 된다. 그래서 낯선 풍경 속에 나를 내려놓고 내면의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순수의 일탈이 필요한 것 같다. 미얀마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느리고 한적한 미얀마의 첫날 아침 풍경은 정갈하고 평화로웠다. 맑고 청명한 하늘과 깨끗한 호수와 주변 온통 푸른 숲이 어우러져 파라다이스에 온 것 같았다. 아침 햇살에 환해진 맑은 대기가 내 마음속 얼룩까지 말갛게 헹궈 상쾌했다. 치열하고 각박했던 일상이, 맞물려 빈틈없이 돌아가야 안심하는 하루하루가 가볍게 날아 공중에서 흩어...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6월 12일 싱가포르)의 성공을 위한 공동 노력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반갑다. 동시에 세 정상이 각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협력 ▶감염병·만성질환 등 보건 협력·고령화 정책 협력 ▶액화천연가스(LNG)·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하면서 삼국 간 인적 교류 3천만 명 이상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공동 노력을 기울이고, 캠퍼스아시아 사업 등 각...
정부의 전기차 보급이 촉진되면서 최근 우정사업본부에서 배달용으로 활용됐던 우편배달용 이륜차 중에서 약 1만 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교체하겠다는 발표를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체 1만5천 대 중 1만 대를 무공해 초소형 전기차로 교체하고 나머지 5천 대는 전기이륜차로 교체해 좁은 골목이나 시장 등 운행이 어려운 지역에 투입돼 활용도를 높일 전망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계획은 상징성 측면도 그렇지만 실제로 주택가의 대기 환경을 고려해도 상당히 의미 있는 계획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아직 설익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차종을 선정해 내구...
오리요리를 잘하기로 소문난 큰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소문대로 그곳 요리사는 정성껏 요리해서 손님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내놓았죠. 어느 날, 행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연회가 그곳에서 열렸습니다. 손님들 앞에 나선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 집은 최고의 오리만을 직접 고릅니다. 그리고 사육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맛이 참 좋은 겁니다." 이 말을 들은 주방장은 무척 섭섭했습니다. 아무리 신선한 오리라고 해도 누가 요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다음 날, 손님상에 내놓은 오리요리에는 다리가 하나씩...
지금 살고 있는 많은 지역민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청년들의 일자리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약자인 장애 노약자에 대한 복지, 그리고 이런 사회적 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교육이다. 일자리나 복지는 예산을 수반해 비교적 빠른 시일 내 국가 정책으로 어느 정도까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교육만은 그렇지 않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정책 결정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에 따라 많은 예산이 든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처음엔 교육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지만, 예산과 시간에 비해 결과를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기에 정권의 정책 수행에 큰...
진실한 평화(peace)는 마지막 전쟁(war)의 끝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또 전쟁(戰爭)이 난다면 그것은 평화(平和)가 아니라 새로운 정전(armistice)의 형태일 뿐이다. 지금 한반도에는 평화라는 단어가 넘쳐나고 있다. 평화론을 반대하는 자는 반평화론자이며 반통일론자로 지탄을 받기 시작하는 평화지상주의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평화론은 급진평화론을 반대하는 의미로 신중한 평화단계론으로 숙고돼야만 한다. 왜냐면 지구상의 마지막 공산주의체제와 대결 해온 자유민주주의체제 사이에서 ‘평화’라는 단어의 정의가 확연하게 다르...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심창구 교수의 ‘약창 춘추’중에 기억에 남는 ‘아버지’란 글이 있다. 이 글은 서울대 박동규 명예교수의 어릴 적 추억을 듣고 정리한 것이다. 박동규 교수가 초등학교 시절,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길에 아버지를 만났다. 아들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오면서 오늘 쪽지 시험을 봤는데 100점을 맞았다고 자랑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대견스러워 길가에 있는 빵집으로 데리고 들어가 빵을 사주셨다. 며칠 후 아들은 하굣길에서 다시 아버지를 만났다. 그날 따라 아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