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동(曉星洞)의 운명은 계양구(桂陽區)의 그것과 닮아 있다. 계양 땅은 본디 부평·계양·서구 등지 인천 북부지역 중에서도 맏형 격이다. 인천시유형문화재 제2호(제1호는 미추홀구 관교동 인천도호부청사)인 부평도호부청사(계양구 계산동 943)가 있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면서도 ‘계양’은 이름 없이 살았다. 계양은 1995년 3월 북구에서 떨어져 나오기 전까지 제 이름조차 가질 수 없었다. 분구(分區)로 비로소 ‘계양’이라는 이름을 찾았지만 부평의 등치에 눌려 한낱 서울과 가까운 위성도시에 지나지 않았다. 계양산(해발 395...
노래와 영화로 만들어진 ‘섬마을 선생님’의 그 섬마을은 어디가 진짜일까.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와 안산시 대부도 간 ‘원조’ 논란의 예열이 시작됐다. 옹진군 덕적면 소야도도 이 논란에 발을 담글 태세다.대이작도 주민들은 12억5천만 원(국비 80%, 시·군비 20%)을 들여 2017년 개관한 해양생태관을 ‘섬마을 선생님’을 테마로 운영한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 노래를 들
세월호 참사의 흔적들은 인천 섬 곳곳에 남아있다. 인천~제주 간 세월호를 운항했던 ㈜청해진해운은 2005년 4월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리 산 5, 6일대 1만3천289㎡를 사들였다. 이 산은 ㈔한국녹색회가 2009년 7월 물려받았다. 청해진해운이 환경보호센터 건립 명목으로 한국녹색회에 증여한 것이다. 한국녹색회는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이자 특정 종교 목사였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1982년 자연보호 운동을 명분 삼아 만든 단체다. 한국녹색회는 2007년 3월 25일 연수구청 대강당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인천...
레이저 빛망울과 빔 미디어 쇼가 어우러진 벚꽃의 흐드러진 향연이 오는 18일까지 1주일 동안 인천대공원에서 펼쳐진다. 지난 주말인 13일에 13만 명이 인천대공원에 다녀갔다. 1주일 간 사용료로 4천만 원이 드는 레이저 조명과 빔 미디어 쇼가 제 값을 하고 있는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벚꽃축제의 원조는 월미도(중구 북성동) 안 월미공원이다. 월미도는 1918년 풍치지구 지정됐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월미도에 벚꽃을 심고 관리했다. 1923년 관광단지(유원지)로 본격 개발했다. 당시 월미도는 해수욕장과 동물원과 식물원 등이...
지금 생각하면 배꼽잡고 대굴 거릴 노릇이다. 한편으로는 ‘오죽했으면…’ 하는 측은지심마저 든다. 2001년쯤 일이었다. 허다허다 인천시 서구는 개 한마리를 구했다. 그 놈의 몸 값이 1천만 원 가까이 나갔으니 솔찮은 투자였다. ‘인천시 서구 악취민원 최다.’ 헤드라인이 일간지를 도배하던 때였다. 서구지역 악취 악명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당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경기도 시화반월 공단의 악취는 명함도 못 내밀 판이었다. 석남동과 가좌동 일대 일반공업지역에 폐수처리와 도금업체가 몰린 탓이었다. 지금도 이곳에는 인천 전...
인천시내와 가장 가까운 고도(孤島), 중구 무의도(舞衣島)가 24시간 열린다. 이달 30일 인천시 중구 무의∼잠진도 연도교가 개통된다. 오는 7월 말 준공에 앞서 임시로 여는 것이다. 무의도 주민(457가구 777명)이나 관광객들에게는 반길만 한 일이다. 허나 무의∼잠진도 연도교 개통은 마냥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거기에는 가려진 씁쓸함이 있다. 채 10분도 안되는 뱃길을 오고가는 무의도해운㈜의 얘기다. 연도교 개통은 무의도해운의 운명과 맞닿아있다. 1991년 12월 117t급 무룡2호 첫 취항으로 무의도와 잠진도간 뱃길을...
‘보이지 않는 위험, 플라스틱’, ‘아름다운 나무 이야기’, ‘옥상정원 설계와 조성’. 이 모든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곳이 우리 곁에 있다.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대표 윤성구)’이다. 이 센터는 인천 환경교육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미추홀구에 터를 잡은 것도 환경교육의 새 장(場)을 열겠다는 뜻에서였다. 2017년 6월의 일이다. 센터는 숱한 환경의제와 자원순환, 쓰레기 등의 문제를 놓고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는다. 센터의 궁극적 목표는 ‘생태도시 인천’이다. 그 도달점에 닿기 위해선 사람을 ...
2013년 4월, 풀 죽었던 오래된 마을에 한순간 생기가 돌았다. 낡고 가난했던 인천시 중구 송월동이 동화마을로 새 단장했다. 적막하고 쓸쓸했던 마을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동화 속 주인공들로 색깔을 입힌 살림집 담벼락과 골목길 조형물은 바깥 세상 사람들의 호기심과 감성을 움직였다. 송월동 150가구의 변신은 기계가 엮은 네트워크의 문명 속에서 들불처럼 번졌다. 한 해에는 관광객 100만 명이 송월동 동화마을을 둘러보
이제나저제나 손꼽아 기다렸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더니 송월동이 그렇구나! 마을 사람들은 가슴이 부풀었다. 남루하고 초라한 삶에 어깨 펼 날 없었던 송월동 사람들에게 곧 있을 거라는 개발 소식은 희망의 빛줄기였다. 이제 허리 좀 펴겠거니 했던 순간, ‘와르르’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름져 번들거렸던 개발계획은 송월동 사람들을 일순간 배반했다. 인천역 주변 44만㎡ 규모의 재정비촉진지구가 지정 1년 6개월 만인 2010년 1월 해제됐다. 가뜩이나 없는 자들의 묵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송월동은 나락으...
송월동 동화마을은 이대로 갈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지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내야 할지, 새로움을 준다면 무엇으로 채울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예전에 그러했듯이 유명세를 탔거나 타고 있는 도시 몇 군데를 기웃거리다가 괜찮다 싶으면 베끼듯 가져다가 쓸 수 없는 노릇이다. 언제까지 관(官)이 모든 것을 끌고 갈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공무원도 예기치 못한 시행착오를 불러올 수 있다. 분명히 한계도 있다. 남들이 생각지도 않은 아이디어를 별안간 왕창 쏟아낼 수 있는 능력도 힘에 부친다. 마을 만들기가...
화장(化粧)발로 송월동이 동화마을로 변장한 지 5년이 지났다. 앞으로 다가올 5년, 송월동 동화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변신해 갈지 궁금하다. 따지고 보면 송월동 동화마을의 탄생은 전국적으로 세게 바람 불었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씨앗으로 삼았다. 늙고 지쳐 가는 오래된 마을을 살리는 방편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지붕과 담벼락에 색깔을 입히던 때였다. 자투리 땅만 보이면 조형물로 채우지 못해 안달하던 시절이었다. 그 흐름에 몸을 맡긴 곳 또한 송월동 동화마을이다. 송월동 동화마을이 표본으로 받든 곳 중 하나가 먼저 길을 텄던 경남 통...
이 땅 어디엔들 개별성이 묻어나지 않는 곳이 있겠느냐마는 시공(時空)의 자연은 그곳이어야 마땅한 독자성을 그곳에 베풀었다. 산과 바다가 빚어낸 그 언덕배기 갯가 마을의 타고난 운명은 개방성이었다. 자그마한 어촌은 각국의 기선(汽船)이 들끓었다. 세계로 향해 열린 바다의 길목이었다. 동네 가팔막 모퉁이에는 우리나라 길의 새 역사를 쓴 ‘철도(鐵道)’가 놓였다. 그 철길은 왕조의 심장부 서울에 닿았다. 먼 생애들은 이 길들을 따라 들고나면서 그곳에 새것들을 풀었다. 후세는 그것들을 ‘최초(最初)’, ‘최고(最古)’로 이름 새겼다....
일상 속 공간의 의미를 성찰하는 일은 그동안 여물지 않은 채로 위선적이었다. 과학과 현실을 들먹거리며 합리성의 이름으로 거침없이 새것들을 이식했다. 철학과 역사학, 기하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온갖 수사(修辭)로 덧칠한 첨단화를 쉼 없이 잇댔다. 그 공간에서 생애는 자족할 수 없었다. 그 터를 지배한 생명들은 더불어 아늑하지 못했다. 살아있는 것들을 살아가게끔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살수록 풀리고 펴져야 할 생활은 고단하고 쓸쓸했다. 개항 이래 이 땅에 세워진 주택과 빌딩, 마을과 도시들은 자연과 인간을 저버렸다. 옛것의 고결함은...
세월 한 자락이 또 그렇게 저물어 간다. 한 해의 끄트머리가 노을빛에 물들어 사위어 간다. 무술년(戊戌年). 누군가에겐 떠나 보내기가 못내 아쉬운 윤기 나는 한 해였을 게다. 바라던 진학을 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하는 기름진 삶에 넉넉했을 것이다. 또 다른 이들에게 하루는 열흘 같아서 어서 갔으면 싶은 기갈(飢渴)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직장을 떠나고, 병을 얻고, 가족을 잃고, 생
인천의 하천을 마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사람과 가까이 잇대는 친화(親和)의 시도들이 헐거워진 지 10년이다. 기꺼이 할 말은 있되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기어이 해야 할 작업들이 있었으나 현실로 스며들지 않았다.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컸다. 그럴수록 하천을 품으려는 안간힘에 대한 목마름은 짙어갔다. 2018년 늦은 가을, 겨우겨우 하천살리기추진단이 새롭게 꾸려졌다. 갇혔던 얘기들과 막혔던 일들이 분출의 통로를 찾았다. 인천시와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등 민관이 구축한 동반의 틀 ...
인천의 상용근로자는 서울보다 월 11.6시간 더 일하고 53만여 원을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근로자보다도 2.8시간 더 일하고 18만여 원을 적게 받는다. 수도권 3개 시도 중 일자리의 질이 가장 낮은 것이다. 13일 인천연구원 조승헌 연구위원이 발표한 ‘인구 300만 시대 인천경제 진단과 방향 모색’ 자료집에 따르면 2017년 인천지역 5인 이상 사업체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177.9시간이고 임금(세전)은 291만3천439원이었다. 이는 10년 전인 2008년 근로시간(201.5시간)보다 23.6시간 줄고,...
인천관광공사가 호텔들과 협업해 인천관광지를 적극 홍보한다. 공사는 이달 중순부터 인천 소재 호텔에 숙박 예정인 해외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웰컴키트를 제공하고, 숙박하는 호텔 주변 관광지 방문 유도 및 구글(Google)·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에 후기 작성을 유도해 입소문 마케팅(buzz marketing)에 돌입한다고 13일 밝혔다.구글 사이트 검색창에서 ‘incheon’을 검색하면 상단에 ‘Things to do ...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구역 인근 지방산업단지와 기계산업단지의 악취개선 사업비를 누가 댈 것이냐에 대한 해법은 인천 논현(2) 택지개발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옛 주택공사)는 1997년 남동산업단지 2단지 인근 논현·고잔 일대에 택지(250만3천925㎡) 개발사업에 나섰다. 서민주택을 공급하고 불법 무허가 건축물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 방침이 세워진 것이었다. 허나 그 때만하더라도 남동산
산업단지 코앞에 아파트단지를 조성해 악취 집단민원이 생겼다면 산단 안 악취배출업체의 시설개선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 도시개발사업구역에서 최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쟁점이다.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와 미추홀구, 시의회, 아파트단지 시공사, 주민단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도화구역 악취개선을 위한 민관공동협의회’를 구성해 지난 9월부터 인천 지방산단과 기계산단 내 악
돈을 쫓았다면, 개발사업을 더듬을 줄 알았다면 나서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었다. 반평생 넘게 의사로 살아온 천상 의료인 오익환(61·서울여성병원 이사장)에게 도시개발사업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어차피 필요한 병원을 지으면 되겠지.’ 사업에 뛰어 들게끔 한 그의 생각은 순진했다. ‘사업성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 챈 사업 파트너는 슬그머니 발을 뺐다. 혼자서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 2·4동 재정비촉진지구 선도 사업인 도시개발1구역(미추홀뉴타운·2만6천168㎡) 전체를 끌고 가야만 했다. 200여 억 원으로 어림 잡았던 초기 투자비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