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말에서 보듯 교육의 막중함은 누구나 아는 사실임에도 입법부나 교육행정기관이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실제적 과정이나 결과가 이에 부합하는지는 지극히 의문이다.교육에 정치가 깊숙이 개입하면서 마땅히 있어야 할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 대한 담론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 범람하고 있어 학부모의 애를 태운다. 정치인들은 마치 예산만 있으면 교육이 잘 이뤄진다는 듯 선심성 예산을 확보하거나 집행하는 데에만 관심을 쏟는다. 심지어 대다수 교육감조차도 이에 무비판적으로 편승하고 부
2021년 7월 2일, 대한민국은 오천 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적 같이 새롭게 장식했다. 유엔경제총회(UNTTAD)가 195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국가의 위상을 격상시킨 것이다. 이는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가난한 국가에서 부유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최초의 사례에 해당한다. 한국이 단 두 세대 만에 1인당 국민소득(GNI) 100달러 미만의 극빈 후진 농업국에서 3만 달러가 넘는 사회·경제 부국이자 동시에 과학기술 혁신 역량을 갖춘 선진 기술국이 된 것이다. 더불어 세계에서 7
연초에 불거진 운동선수 등의 학창시절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미투 운동 영향으로 학교폭력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바와 달리 오히려 더 늘었고,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배 이상이 늘었다. 접수 건수 자체도 늘고 심의위원회 개최 건수, 심지어 행정심판 건수도 늘었다. 특히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사이버폭력이란 SNS 상에서 일어난 언어폭력이니 결국 상대방에게 모욕적이거나 비방하는 말을 해 신고된 사안들이다. 특히 초등학교 1∼2학년 저학년생 간 갈등을 학교 자체에서 교육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심의위원회나 행정심판
지금 각급 학교는 2022학년도 교내 인사조직을 위해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매년 하는 업무 분장을 위한 작업이지만 한결같이 힘든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아직 초기 상태에서 벌써 난항에 빠져 그 험난한 과정을 예측하기에 학교관리자는 어깨의 힘이 빠지고 실망과 안타까움을 제어하기 어렵다. 그것은 한마디로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책임감과 봉사정신, 사명감의 약화에 따라 불가피한 현상이라 믿는다. 극단적 이기심의 표출, 교사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심각한 불균형, 편안함과 익숙함 추구에 따른 나태함, 민주시민으로서의 공동체 의식 약화
최근 방송 매체는 2022 대선 후보자들의 토론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네티즌이든 토론 전문가이든 "여든 야든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토론 수준은 정말 한심하다"가 돌아오는 반응이다.왜 정치인들은 후한 평가보다는 낙제점이나 그에 가까운 평가를 받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토론교육 부재와 부실이 가져다준 ‘자업자득’, ‘인과응보’, ‘사필귀정’ 등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필자는 군복무 시절 주한미군 소속 한국군 증원군, 소위 카투사(KATUSA)라 불리는 군조직에서 26개월을 근무했다.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
"교사는 그냥 있는(exist) 것이 아니라 존재(present)해야 한다." 이는 미국 보스톤 인근의 소도시 니덤에 위치한, 20년도 채 안 되고 전체 교수 40명, 학생 350명 정도의 소규모 대학인 올린(Olin College of Engineering)이 어떻게 해서 ‘2018년 미국 대학 평가’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미국 최고 인재들이 몰리고 졸업생의 실력이 아이비리그 대학(스탠포드, MIT)을 능가하는 명성을 유지하며 이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이상적인 대학으로 성공했는지를 보여 주는 비결의 하나
선거로 시 정부의 시장이 바뀌면 시교육청에 대한 정치권의 거센 요구가 또다시 교육감을 흔들 것이다. 시장이 새롭게 들어서면, 특히 의욕적인 시장이 선출되면 교육청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현장에 오래 있었던 필자로서는 마음이 무겁다. 요즘 민원인으로 오전 9시 이전에 시청에 가면 마땅히 주차할 장소도 없고, 더욱이 시청에 들어가는 차량 입구도 쉽게 찾기 어렵다. 그 뿐만 아니라 촘촘히 칸막이가 돼 있는 공무원 근무 부서는 해마다 자리가 바뀌고, 일거리가 많아진 탓인지 민원인이 민원을 보기가 어렵게 비대해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 사무실 벽에는 ‘내일은 더 나은 실수를 하자(Let’s make better mistakes tomorrow)’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고 한다. 더 기발한 것은, 이 문구를 넣은 액자가 거꾸로 걸려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뒤집어 생각하기’, ‘거꾸로 생각하고 궁리해 보기’를 강조한 것이다. 결국 의도적인 실수를 가장해 범접하기 어려운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영국의 다이슨이라는 가전제품 회사는 ‘날개 없는 선풍기’로 이름을 떨쳤다. 이는 선풍기에는 날개가 있어야
장기간의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현장은 새로운 기준(New Normal)에 의한 탈바꿈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교육기관에 의해 이뤄지던 온라인 교육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 그 한 가지 예다. 온라인 교육은 수많은 장단점이 교차하지만 그 실질적 효과로 인해 이 시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수단이 됐다. 일찍이 원격교육을 실시해 온 사이버대학들은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군계일학’처럼 눈부신 교육모델로 재인식됐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큼 우월감으로 존재감을 떨치는 ‘미네르바 스쿨’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 대입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수능 전후로 대학별 논술고사가 시작되는데 준비기간이 짧아 마음이 바쁘다. 논술 실력은 하루아침에 크게 늘지 않는다. 짧은 기간에 글의 형식은 익힐지 모르지만 정작 써야 할 내용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출제된 내용이 길고 어려운 논제의 경우 시작부터 숨이 막히고 머리가 아프다. # 신문 읽기를 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제 논술에서 출제된 주제가 신문지상에서 기사화된 내용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신문에서 한 번 접했거나 유사한 주제를 만나게 되면 당황하지
지난 9월 28일 교장공모제 시험문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교조 출신 인천교육감 측근 등 6명에게 징역 6월~4년의 형량이 구형되는 것을 보면서 인천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천교원단체의 회장으로서 인천교육의 미래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학교장은 단위학교의 교육행정과 학사운영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이다. 따라서 교장의 임용은 엄격한 규정에 따라 시행돼야 한다. 교장이 되기 위한 자격 요건은 일반적으로 교사, 교감, 교장의 순차적인 승진을 통해 학교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임용되는 과정과 15년 이상 교육 경력을
올해 졸업생인 현태는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막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후배들에게 "너의 잠재력은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고 강조해서 말하는 그는 우리 학교에서 ‘덴마크 문화의 이해’라는 독특한 수업을 했다. 이 수업은 덴마크 류슨스틴 고등학교와 함께 진행한다. 우리 학생들이 덴마크에 가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 덴마크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방문해 함께 토론하고 수업을 한다.이 과정에서 현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해외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친구들이 모의 수능을 치를 때 학교 도서관에서 SAT를
의사소통(communication)은 생각이나 감정을 교환하는 총체적인 행위다.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전달할 수 있어야 개인의 불만이나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문명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의사소통을 삶의 필수 활동으로 간주해 교육과정에서 중요한 학습 역량으로 삼아 교육하고 있다. 우리의 현행 2015개정 교육과정 역시 6가지 미래 핵심 역량 중 하나인 의사소통능력을 가진 소통하는 인간(호모 커뮤니쿠스)을 육성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명시하고 있다.세계적으로 행복지수가 높다고 알려진 덴마크. 유엔이 2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53.2%가 학업과 무관한 온라인 활동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온라인 활동은 무궁무진하다. 그 중 온라인 도박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 속 온라인 도박은 가히 이동식 도박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발표한 ‘2020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학 청소년 중 약 6만6천 명이 도박 문제 위험집단으로 나타났다. 청소
나는 이미 교육 현장에서 사라진 사람이다. 하지만 늘 마음은 학교 주변에 머무는 유령 같은 사람인지 모른다. 근무하던 학교 교문 앞을 지날 때마다 교문 안을 들여다보고 싶고 학교 밖으로 뻗어나온 나무 하나도 저렇게 커 버렸나 하고 그 나무 주변이 변했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만큼 학교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고, 아직도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귀동냥하면서 가슴앓이도 한다. 어쩌다 정년한 지 얼마 안 된 후배들이 교장 선생님이 학교 있을 때와 다르게 많이 변했다고 하고, 가끔 어느 친구는 참 좋은 시절에 근무했기에 더더욱 학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2015년 발표한 「호모 데우스」에서 신이 되려는 인류는 영원한 삶을 살며 끝없이 행복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디지털 지구(메타버스, Metaverse)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과학·기술의 요람이다. 이는 메타버스가 편리함과 확장성이라는 두 개의 핵심 축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에 메타버스가 교육 분야에서 어떻게 현실을 넘어 미래의 교육으로 활성화될까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된다. 메타버스란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초·중·고·대학의 2학기 개학이 지난 요즘,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찾아와 가을의 기운이 완연하다. 한낮에는 청명한 하늘이 높은 가운데 그야말로 눈부신 따스한 가을 햇살이 비추면 마음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몸도 대기의 기운을 느끼고자 활기차게 리듬을 타는 것 같다. 이때가 되면 우리 조상들은 연례적으로 여기저기서 포쇄(曝曬)라는 행사를 거행했다. 이는 ‘책이나 옷 등의 습기를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건조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에 전래하는 공사(公私) 서적의 포쇄에 관한 기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고려 공민왕 11년(13
우리 사회에서는 수년 전부터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회자(膾炙)돼 왔다. 과거엔 비행기 승무원과 같은 서비스직 종사자에게만 해당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사회 곳곳에서 모든 직업인에게 ‘밝고 친절하게’라는 감정노동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엔 교사도 예외가 아니다.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의 교사에 대한 요구는 날로 증가해 교사가 단순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든, 사도를 실천하며 투철한 직업인으로 살아가든 힘겨운 감정노동을 요구한다. 문제는 감정 소외가 교사 개인의 차원을 넘어 교육 전반의 문제가 돼 간다는 것이다. 감정은 자기
필자에겐 상당 기간 금과옥조처럼 교육철학에 영향을 미친 좌우명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해 보기는 했어?"라는 일종의 도발적인 언어다. 언뜻 듣기에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끼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즐겨 쓰던 표현이었다. 그는 거의 무에서 유를 개척한 기업가 정신의 표상이었다. 그런데 이 말을 필자는 줄곧 일반고나 특목고에서 진학(대입)지도나 학습지도에 의기소침해 있거나 목적의식 없이 포기하며 절망적 상황에 다다른 학생들에게 서슴지 않고 채근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 말에 효력이 발
독일 교육, 참 부럽다! 이는 한평생 교육자로서 느끼는 냉철한 판단에 근거한 소감이다. 더구나 한 나라의 고등학교 관리자가 기껏 타국의 교육을 부러워하는 사대주의적 발상이 아니냐고 질책할 수 있겠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국가의 문화와 풍토가 다르다 해도 우리와 많은 점에서 닮은꼴을 공유하는 독일교육에 유독 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항상 두 나라 간의 교육이 어찌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그 사실을 규명하고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게 된다.최근 독일의 상황을 보자. 2020년 9월 8일, 그리스의 레스보스섬에 있는 모리아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