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동구 북성포구(십자굴) 준설토투기장 조성(매립)을 둘러싸고 뒤숭숭하다. 준설토투기장 조성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북성포구 주변 주민들과 어민들로 구성된 발전추진위원회와 선주협회는 준설토투기장 조성에 찬성하고 있다. 사진작가와 문인, 환경단체 회원 등으로 짜인 ‘북성포구 살리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매립에 반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6년 전인 2010년부터 논의됐다. 포구 주변 환경개선에 주민들의 청원이 있었다. 제3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년)에 이미 반영돼 국비 3...
판도라의 상자에는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같은 온갖 재앙이 담겼다. 그리고 제우스는 인류 최초의 여성 판도라로 하여금 그것들을 세상에 풀어 놓게 했다. 놀란 판도라가 뒤늦게 후회하고 상자의 뚜껑을 닫았지만 그 안에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희망’이 남았다. 흔히 인용되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일화다. 단군 이래 최대 게이트 사건의 피의자가 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에서 판도라를 떠올리는 건 단지 그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 역시 60~70년대 고속성장을 가져다 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재앙의 씨앗일거란 생각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더 아름답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게 동화다. 동화의 거의 모든 내용은 권선징악이다. 착하게 살면서 남을 돕는 사람은 언제나 보상을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벌을 받거나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들었던 옛날이야기나 동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혜 또는 삶의 원칙을 만들어줬던 토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내용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슬프고 괴로운 전혀 다른 결말로 바뀐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한때 ‘잔혹동화’라는 작품들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권...
인천내항 재개발사업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때가 된 모양이다. 내년 대선부터 내리 3년간은 선거정국이다. 이쯤 되면 선거를 치러야 할 정치인들과 그를 따르는 주변인들은 ‘무슨 거리 없나’ 희번덕거리기 마련이다. 이슈로 치자면이야 인천에서 내항 재개발 만한 이슈도 없을 게다. 이명박 서울시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청계천 복원사업보다 크면 컸지 작지 않을 성싶다. 그렇듯 내항재개발은 때만 되면 인천의 현안과 쟁점으로 급부상하곤 했다. 내항재개발 사업이야말로 정치색을 배제한 순수 주민운동이었다. 내 환경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인 100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 앞서 미국 대선에선 누구도 예상 못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고,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실체는 연일 양파껍질 벗기듯 새롭게 드러난다. 웬만한 뉴스는 뉴스 축에 들지도 못하는 요즘, 이렇다 할 이슈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지역신문 기자는 누구 말처럼 ‘이러려고 기자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최근 지역신문 기자로서 자조(自嘲)했던 몇 가지 일례를 소개한다. 이달 초 중국 웨이하이(威海)시에 있...
벌써 1년 하고도 8개월이 훅 지나갔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스마트시티를 방문한 지가 지난해 3월이었으니 말이다. ‘두바이투자청 4조 원 투자유치 성사.’ 두바이를 다녀온 유 시장의 발표 내용이었다. 유 시장은 유치한 오일머니를 검단 ‘퓨처시티(스마트시티)’에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검단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은 적어도 지난해 9월 삽질을 했어야만 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검단 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은 감감 무소식이다. 4조 원은커녕 땡전 한 푼 들어오지 않았다. 예견된 일이었다. 유 시장이...
세상에는 빨리 바꾸는 게 좋은 것도 있는 반면 그냥 놔둬도 오랫동안 부침을 겪으며 가치를 만들어내고 빛을 내는 것도 있다. 바꾸는 일은 정권이 교체되면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조직과 사람은 물론 이전 정권에서 내건 슬로건이나 국가이미지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바꾼다. 흔히 말하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구악을 해소하겠다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담겠다는 깊은 뜻도 담겨 있을 것이다. 2013년 초로 기억한다. 교수신문은 매년 초 한국 사회를 조망할 수 있는 촌철살인의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에둘러 말하고 싶지 않다. 입버릇처럼 틈만 나면 반복해 온 얘기다. 실업률 높은 인천의 노동수요와 인력수급의 ‘미스매치’가 심각하다는 지적은 이제 흔한 잔소리로 들리나보다. 하지만 뜨는 ‘바이오산업’의 인력난 해결을 위해 당장이라도 인천에 아일랜드의 국영 바이오교육센터(NIBRT)와 같은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꼭 해야겠다. 거두절미하고 생떼 같은 주장부터 내뱉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천이 세계적인 바이오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란 부푼 기대와는 달리 대다수 시민들은 딱히 체감할 만한 실익을 얻지 못했다. 내달 상장...
엊그제 인천시는 ‘환경주권’이라는 이름으로 환경 분야에 실천과제를 내놓았다. 내년 17개 주요 사업에 2천128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었다. 올해 31개 주요 투자사업의 예산은 1천153억 원이다. 얼핏 내년 주요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975억 원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착시현상이다. 올해 예산에다가 수도권매립지 부지매각 전입대금 1천434억 원 중 잔여분(609억 원)과 반입수수료 가산금(연간 500억 원)을 주변 환경개선 사업으로 끼워 넣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요 사업 내용도 올해나 내년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시는...
인천 문화 판에서 요즘 ‘열린 집담회’가 열리고 있다. 내년 2월 나올 예정인 ‘인천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의 판을 짜기 위해서다. 1차 열린 집담회가 지난 6일 부평문화재단에서 열렸다. 인천의 문화가치와 비전과 영역별 주요 현안과 추진 과제 등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한 발제자가 상영 중인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꺼냈다. "전쟁을 테마로 관광객들을 인천으로 불러들이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프런트에서 반론을 제기했다. 순수문학(예술)을 하는 이 반론자는 "인천의 문화를 상업성에 치우쳐...
"인천항의 성공적 도약이 우리의 공동 목표입니다. 모두 주인 의식을 가지고,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신성한 자부심을 가지고 한마음이 되어 목표를 향해 매진합시다. 사장으로서 저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2014년 10월 27일 인천항만공사 4대 사장으로 앉으면서 임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유 사장의 취임사는 임직원들에게 ‘가뭄에 단비’처럼 들렸으리라. 20여 년간 현대상선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해운과 물류, 컨테이너부두 운영 등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정통 해운·...
2001년 5월 인천서 국내 최초의 일이 벌어졌다. 인천시와 인천해양수산청이 공동으로 21세기 인천항이 나가야 할 방향을 짜는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전문가와 항만업·단체들은 연수구 동춘동 송도라마다 호텔에서 2박 3일 동안 토론을 펼쳤다. 인천항의 위기가 그 출발선이었다. 나라 밖에서는 상하이와 싱가포르, 닝보·저우산·선전·홍콩 등 동북아 주요 항만들의 치열한 물류중심화 경쟁으로 인천항이 낄 틈이 없었다. 나라 안에서는 부산항과 더불어 국내 2대 항만을 자처하던 인천항은 광양항과 평택항의 부상으로 쪼그라들고 있었다. 언론도 ...
인천 주권 시대. 유정복 인천시장의 남은 2년 임기의 시정운영 방향이다. ‘민생’과 ‘교통’, ‘해양’, ‘환경’ 등 주권 찾기의 분야별 과제도 내놓았다. 밑으로부터 변혁의 바람을 일으켜 인천만의 자주성을 회복하자는 의미일 게다. 인천의 가치재창조와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가고 싶은 인천, 살고 싶은 인천을 만들겠다’는 유 시장의 선언은 인천의 자존감을 추켜세우겠다는 말로 읽힌다. 더 이상 떠나고 싶은 도시, 피하고 싶은 도시의 굴레를 깨뜨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듯싶다. 유 시장은 인천 출신 최초의 민선 시장이다. 나고 자...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우리는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며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한다.’ ‘공무원 헌장’의 일부 내용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공무원을 신뢰하고 따른다. 아니, 그러고 싶은 것이 우리네의 심정이다. 그 밑바탕에는 믿음이 깔려 있다. 공무원의 자격이라면 적어도 그 헌장에 새겨진 가치와 신념을 지킬 것이라는 신조에서다. 우리가 기꺼이 세금을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공무원도 더 이상 공무원이 아니다. 그저 애꿎은 세금이나 축내는 월급쟁이요, 허겁지겁 자기의 배나 불...
세상일이 꼬이려면 얼마든지 꼬이기야 하겠지만 이 정도로 꼬인다면이야 숫제 ‘우리 사회의 불행’이라고 해야 옳을 듯하다. 눈을 씻고봐도 양보는 한 치도 없다. 타협이라고는 터럭 한 올도 찾아볼 길 없다. 인간사 알 바 아닌 저어새에 덤터기를 씌우며 꿈쩍 않고 있다. 풀지 않으려는 그 무능은 이제 국제사회의 조롱거리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꼬일 대로 꼬인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승기하수종말처리장 이전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얼마 전 인천시는 ‘남동유수지 친수공간 조성사업’과 관련해 남동구에 의견을 물었다. 남동제1유수지(61만6천3...
지난주 목요일, 인천시청 재난안전본부 회의실 분위기는 참 망측했다. 고충민원을 해결코자 연 회의가 해괴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재난예방과·시설계획과·항만공항시설과·하수과·수질환경과·경제자유구역청 개발계획총괄과, 고충민원을 풀어야 할 책임부서 과장이나 팀장들이 다 모인 자리였다. ‘침 먹은 지네’인 양 그 공무원들의 입은 당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는 그들의 엉뚱한 행세는 든적스럽기까지 했다. 회의가 아니라 훼방이었다. 그 돌아가는 꼬락서니에 회의를 주관한 국민권익위원회 사무관은 못 올 데 온 것처럼 뻘쭘한 ...
여럿이 중국집을 갔을 때, 대다수가 짬뽕 내지 짜장면을 주문하면 어쩔 수 없이 대세를 따르는 경우가 있다. 다수에게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그와 반대되는 의견을 갖더라도 고립과 배척되는 것이 두려워 좀처럼 표현하지 못하는 현상을 ‘침묵의 나선 이론’ 효과라고 한다. 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여론 형성 과정의 핵심 이론이다. 1960년대 이 같은 이론을 주창한 독일의 언론학자 노엘레 노이만은 여론의 개념을 ‘양식 있고 책임 있는 시민의 판단’이 아닌 ‘따라야 할 모종의 압력’이라고 봤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
투표를 하루 앞둔 선거 마지막 날 여야 할 것 없이 후보자들이 둘러대는 말이 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힘껏 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인사(人事)’는 기필코 대한민국의 리더가 되겠다는 후보자가 갖춰야 할 자질과 도리일 테고, ‘천명(天命)’은 우리나라가 잘 되길 소망하면서 기꺼이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의 표심일 게다.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정령 4·13 총선이 진인사(盡人事)의 선거판이었나? 정치란 본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모여 다른 사고를 하는 집단을 항해 자신...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최근 「친일인명사전」에 실린 4천389명의 행적을 필사하는 범국민운동에 나선 서울시의회가 내건 슬로건이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각 학교 도서관에 적어도 친일인명사전 1질(3권) 정도는 비치되도록 1억7천여만 원의 교육청 예산을 증액했다. 8년 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이 여태껏 교육 현장인 학교에조차 비치 안 된 게 이상할 정도다.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하고 현재 서울시내 583개 중·고교 중 92%인 539개 학교가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했다. 이를 두고 보수성향의 학부모단체는 서울시...
선거 때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테마파크 사업은 원래 ‘대박’ 아니면 ‘쪽박’이다. 투자유치에서 각종 인허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성공하면 수많은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경제에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천에서도 이미 수많은 테마파크 사업이 추진돼 왔다. 결과는 하나같이 기업의 ‘땅 투기’ 아니면 엉뚱한 방향으로 도시개발이 추진돼 그저 ‘장밋빛 공약’으로 시들고 말았다. 그 중에서도 옛 송도유원지를 중심으로 한 송도관광단지 조성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다.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해 온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