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도 섬이 있다. 바로 세어도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용한데다 때묻지 않은 자연을 오롯이 간직한 곳이다. 그래서일까? 타임머신을 타고 3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세어도는 그 시절만의 향수를 곳곳에 머금고 있다. 밤에도 소음과 빛을 내뿜는 도시와 달리 이곳에는 자연의 소리와 빛만 가득하다. 행정선인 정서진호에 몸을 실은 채 바다 한 번 보고, 하늘 한 번 보다 보면 어느새 세어도가 눈앞을 꽉 채운다. 15분 남짓이면 자연의 보고를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뱃길, 해안가도 멋지지만 세어도 하면 갯벌을
구청장을 맡고 난 후 엄청난 민원량에 새삼 놀라는 중이다. 곳곳마다 불편사항이 있고, 해결해야 할 것도 산더미다. 한국의 사회갈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2위를 차지할 만큼 높고, 행복 순위가 61위로 상당히 낮은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고질적인 민원에는 어김없이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갈등을 해결해야 주민의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그 답은? 바로 소통이다. 크고 작은 현안들이 즐비한 서구지만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갈등이라도 소통이 원활하면 해결할 수 있다.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갈등도, 지역 내 조그마한 불편사
얼마 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수도권매립지 2025년 사용 종료를 선언했다. 수도권의 대표 현안인 만큼 차후 환경부·서울시·인천시·경기도 등 4자 협의체 간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수도권매립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쓰레기 매립이냐 종료냐’만을 두고 갈등과 논쟁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매립이 마무리된 제1·제2매립장과 유휴부지 등 넓은 땅에서 긍정과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도 논의하자는 거다. 지난 2000년 매립이 완료된 제1매립장은 36홀 규모의 친환경 골프장인 드림파크
지난 30여 년간 서구는 수도권매립지와 소각장 그리고 각종 유해시설로 인해 악취, 소음, 미세먼지에 토양·수질오염까지 온갖 환경 문제를 감내해왔다. 전국에서 환경 이슈가 가장 많은데도 서구만의 고민거리일 뿐 다른 지역 사람들은 관심도 없다. 환경부·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머리를 맞대 대책을 세워야 했지만 누구 하나 총대를 메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갔고, 그 사이 서구는 희생양이 돼 철저히 방치돼왔다. 수도권의 쓰레기 문제만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최선의 해결책에 대해 물어본다. 그 질문에 난 현 상황을 거꾸로 접근하면 쉽게 답이 보인
인천 서구 예산 중 무려 절반이 집중된 곳, 바로 복지다. 매년 예산을 정할 때마다 가장 크게 늘어나고, 새로운 변화가 실행되는 분야 역시 복지다. 그럼에도 복지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개선에 대한 목소리 역시 끊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어야 하는 것이다. 인천 서구는 민선 7기 들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행복한 ‘으뜸 복지도시’를 목표로 달려왔다. 따뜻하면서도 촘촘한 복지를 이루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기존에 행해졌던 수동적이고 비용
코로나19가 앗아간 일상 중 가장 강력한 한 가지를 꼽자면 소통의 부재가 아닐까 싶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 실시되면서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란 캠페인이 진행됐고, 이에 따라 각종 모임과 행사도 연달아 취소됐다. 연초부터 미증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우리 구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여러 가지 행사에도 제동이 걸렸다. 주민과 함께하는 ‘2020 생생소통’이 대표적이다. 11개 동 행정복지센터를 직접 찾아가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름 그대로 각본 없는 소통공감 현장이다. 나 외에도 실국장 및 각 동별로 주요 사업 관련 부
인천2호선 서부여성회관역에서 석남어린이공원을 지나 오르막길을 쭉 오르다 보면 닿는 곳, 석남3동 다락방지구다. 인근에 위치한 유명 기도원의 이름을 본떠 이렇게 부른다. 한쪽에는 노후주택 30여 채에 50여 가구가, 다른 한쪽에는 신축빌라 단지에 180여 가구가 모여 산다.마치 도시발전의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를 한 프레임 안에서 보는 느낌이다. 지난해 8월 중순, 이곳 마을 주민으로부터 ‘우리 동네 빈집이 늘어나요’란 제목의 민원이 접수됐다.내용을 살펴보니 문제가 심상치 않았다. 공유지와 사유지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산업 발전은 인간에겐 편리한 삶을 선물하지만 반대로 환경에겐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킨다. 악취 그리고 미세먼지에 따른 대기오염이 대표적이다. 이는 결국 쌓이고 쌓여 지구온난화와 비정상적인 가뭄, 폭설, 한파 등 이상기후로 이어진다. 물론 환경의 가치를 찾기 위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환경과 미래 산업의 공생과 함께 위법행위에 대한 행정 단속이 병행되면서 해소된 부분 또한 많다. 하지만 시급히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하는 업종도 아직 상당수다. 도로 포장에 쓰이는 아스팔트 콘크리트 즉, 아스콘이 대표적이다. 우리 서구에는 공장이 많다. 자
우리 지역의 코로나19 사태를 진두지휘하면서 서구보건소 지방의무사무관인 김기봉 역학조사관과 절친(?)이 됐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화와 메시지로 코로나19 상황을 공유하는 사이다. 통화순번 ‘0순위’ 역시 그다. 가슴 철렁한 순간의 연속이지만 메르스 경험에 15년 경력의 베테랑인 그에 대한 믿음은 큰 위안이 된다. 그의 하루하루를 통해 긴박했던 순간을 담고자 한다. 아래 글의 ‘나’는 바로 역학조사관인 ‘그’다. 5월 9일 토요일, ‘이번 주말엔 제발 별일 없길’ 기도하며 잠들었다. 언제나 늘 그랬듯 휴대전화는 머리맡에 뒀다. 새
도시재생이 가져오는 변화는 상상 그 이상이다. 지난해 5월 방문했던 터키 이스탄불 발랏(Balat) 지구가 그랬다. 1894년 대지진으로 빈민촌이 형성된 이곳은 달동네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마법 같은 변화가 찾아왔다. ‘어둠에서 밝음으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해감에 따라 도시에도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옛 도시 모습을 간직한 채 꾸준히 공존의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도시재생 모델의 대표 사례로 우뚝 섰다. 인천 10개 군·구 중 내륙 면적과 인구 면에서 1등인 서구를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변두리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6일, 기다렸다는 듯 일이 터졌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의 시작이다. 클럽, 젊은층, 밀폐, 밀집, 집단, 음주… 전파력이 어마어마한 코로나19가 확산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었다. 9일 토요일, 곤히 자고 있는 이른 새벽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 휴대전화에 뜬 이름은 안전총괄과장.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런데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었다. 확진환자가 이태원 클럽 방문자인데다 확진 판정을 받을 당시 머물던 장소가 관내 정신병원이었다. 전혀 생각지 못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평온함은 상상 그 이상이다.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내뿜는 초록나무, 철마다 피고 지는 갖가지 야생화,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파란 하늘, 걸을수록 편안한 자연 그대로의 흙길… 일상의 피곤함을 달래기에 이만한 종합선물세트가 있을까 싶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외부활동 자제로 너도나도 갑갑함을 호소하는 이 시기에 유독 더 그리운 자연이다. 2년 전 이맘때 서구청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서구의 진가를 알아내기 위해 곳곳을 훑어봤다. 인천에서 육지 면적만으로 가장 넓은 곳임에도 수도권매립지와 소각장 등 환경유해시설로
‘가정의 달’인 5월은 내게 부모님 생각을 가장 많이 떠올리게 하는 달이다. 올해는 유독 더 그렇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껏 안아보지도, 울어보지도 못한 채 마지막 이별을 해야 하는 가슴 아픈 사연이 먹먹함을 더한 탓이리라. 갑작스러운 감염병으로 인한 기막힌 사연 중 하나가 가족이 있음에도 겪어야 하는 쓸쓸한 죽음이다. 감염 확산 우려로 인해 환자에 대한 접근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인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큰 외로움을, 남은 가족에게는 평생 후회를 남기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못되고 가슴 아픈 전염병이 있나 싶을 정도다. 미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오기 마련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역시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는 등 전례 없던 위기가 닥친 가운데 대한민국의 방역체계가 전 세계로부터 주목받은 게 대표적이다. 환경 또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묶인 지구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인도 북부지역에서는 맑게 갠 하늘 덕분에 30년 만에 히말라야 설산이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지구촌 곳곳에서 희귀동물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영화 같은 이야기
전국 첫 공공배달 앱인 인천의 ‘배달서구’가 본격 출사표를 던진다. 인천 서구 지역화폐인 서로e음 플랫폼 위에 지난 1월 1일부터 선보인 배달서구는 사용자와 배달음식점에 대한 면밀한 시스템 적용 과정을 거쳐 5월 1일부터 꽉 찬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께서 언론에 "지역경제,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 되는 지역화폐망 위에서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내실화하는 것이 공공배달 앱"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서로e음 배달서구’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바로 그 공공배달 앱이다. 전자식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하는 서로e
한 번도 가지 않은 길, 이번 개척지는 교육 현장이다. 세 차례에 걸친 개학 연기에 이어 더 이상 학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의지 아래 실시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총책임을 맡고 있는 교육당국은 물론이고 선생님도 아이들도 학부모도 몸과 마음이 바쁘다.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건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교육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의지를 북돋워 주는 일 아닐까? 교육의 힘은 실로 놀랍다. 나 또한 내 삶의 가치관을 바꿔 놓은 아프리카에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교육의 힘을 느꼈다. "빵이 먼저일까요? 연필이 먼저일까요?" 아프리카 남수
코로나19가 많은 걸 바꿔놓는 요즘이다. 생소한 단어는 물론, 전에 없던 생활수칙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난생 처음 겪는 경험들이지만 우리의 적응력 또한 꽤나 대단함을 느낀다. 최근 실시 중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표적이다.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으로 온라인 맘카페에는 ‘웅녀상’까지 등장했다. ‘한결같은 집콕으로 감염 확산 방지에 기여한 바… 집 밥만 먹으며 호랑이처럼 집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고 짧지 않은 시간을 버텨준…’이란 내용을 담아 ‘잘참았다협회’가 수여하는 상(賞)이다. 우울한 현실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코로나19로 인한 예상치 못한 공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학습 공백’, ‘복지 공백’, ‘의료 공백’, ‘소득 공백’ 등 거의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무엇보다 경제가 위태롭다. 모두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히, 하루 매출이 생업과 직결되는 소상공인분들과 지역 소비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인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공감을 넘어 마음이 아릴 정도다. 숙박업소 사장님은 친구들에게 ‘매일 공친다’고 했더니 ‘요즘 골프 치냐’고 되물었다는 웃픈 현실을 전하셨다. 세탁업소 사장님은
요즘 하루의 운발은 마스크를 사느냐 못 사느냐로 나뉜다고 한다. ‘마스크 유목민’, ‘마스크 찾아 삼만리’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전례 없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약국 앞 줄 서기는 여전하다. 내 일상을 공유하는 페이스북에 올라온 댓글을 보면서도 마음이 많이 아팠다. ‘오죽 답답하면 이렇게 하소연하실까’ 그 심정이 백 배 천 배 이해됐다. 사실 마스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한 게 있었다. 서구 지역화폐 서로e음 온라인몰을 통한 마스크 판매였다. 하루 판매량을 기존 500매에서 2천500매로 최대
‘컨테이젼(Contagion, 2011)’이란 영화가 요즘 화제다.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누구도 만나지 마라’는 메시지가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소름 돋을 만큼 높은 몰입감을 전한다. 홍콩 출장 뒤 기침과 고열 증상을 보이다 며칠 만에 죽는 최초 감염자를 시작으로 감염자가 만졌던 물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감염이 본격화된다. 그저 단순한 접촉에 의해 시작된 감염은 눈 깜짝할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일상을 무너뜨린다. 사재기와 강도가 들끓는 것을 시작으로 가짜뉴스와 가짜백신, 음모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