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엘리트들은 왜 이리 오만하고 미성숙한 모습을 보일까? 그들은 배움의 과정이자 소위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면서 극심한 경쟁 교육에서 살아남은 승자로 분류된다. 그런데 그들은 어느 면에서는 무늬만 화려한 경쟁 교육이 낳은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사회의 엘리트-교수, 의사, 판검사, 변호사 등-라 불리는 사람들이 드러내는 집단적·이기적인 일탈행위나 오만과 독선, 교묘한 법기술자로서의 범법행위들이 이를 방증한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유감스럽게도 인성적 측면에서 사회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나눔과 배려, 공감,
부존 자원이 별로 없고 가난에 찌든 대한민국은 1948년 의무교육을 시작으로 한글을 통해 문맹에서 벗어나 지금은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에서 살고 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데 작용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난을 물리치기 위한 부모들의 교육열이라고 할 수 있다.일부 정치인과 교사들은 학생들을 줄 세우기 하는 과도하고 왜곡된 교육열기는 사회에서 퇴치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신분 상승과 잘 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교육 풍토는 전통적으로 존재하던 문화적 특성이며, 특히 6·25전쟁 동안 파괴된 대한민국이 오
우리는 왜 그토록 국가적 소망인 학문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할까? 이는 선진국으로 도약해 국제적 위상이 한껏 높아진 현재는 물론 교육열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다고 자긍심을 갖던 과거에도 풀리지 않는 교육적 수수께끼였다. 이에 대한 원인 규명은 여러 관점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사지 또는 오지선다형 문제에서 정답 하나를 선택해 그것이 맞는지 틀린지를 기계가 판단하는 교육을 지나치게 신봉하는 데 있다. 진보교육학자인 김누리 교수는 이를 두고 대한민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대학입학시험을 컴퓨터가 채점하는
세월호 사고 날짜는 2014년 4월 16일이고, 희생자 수는 304명이다. 여기에 날짜를 하루 더하고, 희생자 수를 하나 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사고 다음 날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되는 한 분의 희생자를 더 기억하기 위함이다. 그분은 당시 단원고 수학여행단 인솔책임자였던 고(故) 강민규 교감 선생님이다. 고인은 사고 당일 구조됐으나 다음 날 실종됐으며, 그 다음 날 극단적 선택을 하신 채로 발견됐다. 당시 인솔책임자였으니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하게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필자는
호학(好學)의 성인 공자는 일찍이 ‘유교무류(有敎無類)’를 내세워 가르침에는 차별(差別)이 없어야 함을 설파하고 손수 실천했다. 「논어」 ‘위령공’편에 나오는 이 말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배움의 문이 개방돼 있다는 공자의 교육관을 잘 드러낸다. 일견하면 별로 대단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귀족들의 전유물이던 시대에 ‘차별 없이 교육한다’는 것은 혁명적인 생각이었다. 실제로 공자는 학비로 건포(乾脯, 쇠고기나 물고기를 저며 말린 포) 한 묶음만 내면 어떤 계층의 그 누구라도 제자로 받아줬다고 한다.우리는 코로나19
기호일보가 인천시교육청의 ‘읽·걷·쓰’ 사업에 부응해 마련한 어린이 글쓰기 교실 ‘글 쓰며 놀아요’ 프로그램이 지난 3월 22일 시작해 4월 5일까지 두 차례 열렸다. 여기에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스물두 명의 어린이가 참여하는데, 두 차례 강의에서 진행한 ‘글 쓰며 노는 여덟 가지 방법’과 참가 어린이들의 글을 소개한다.첫날 강의에서는 ‘글쓰기 정의하기’, ‘끝말 잇고 글쓰기’, ‘문장 이어쓰기’, ‘자신이 잘 아는 어떤 방법 소개하기’를 진행했다. 맨 처음 놀이는 "글쓰기는 □다"라는 문장을 주고 ‘□’ 안에 넣을 말과 그렇게
동두천시는 지난 2월 28일 교육발전 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됐다. 교육발전 특구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해당 지역 대학·산업체 등과 협력해 주민이 원하는 교육정책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면 중앙정부가 재정 지원과 규제 해소 등 다양한 특례를 제공하는 사업이다.동두천시가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과 함께 평소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바탕으로 유보통합 모델 개발, 내·외국인 학생이 함께하는 거점형 글로벌 인재교육센터 운영 등 다각도로 계획을 면밀히 세워 제출한 결과 이러한 쾌거를 낳았다. 인근 지역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의 인구 유입으로 인한 인구
우리 교육은 이대로 좋은가? 국내외 교육전문가나 미래학자, 경제 분야 석학들은 대한민국 교육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몇 가지 혁신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것은 바로 학교에서의 수업 혁신에 대한 지적이자 중요함으로 집약된다. 사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잠자는 교실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이는 크게 보면 우리 교육제도의 문제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모든 것을 시스템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여기에는 교사가 수업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줄기찬 요구와 불만이 존재한다. 이는 공교
스티브 잡스는 "나는 평생 동안 테크놀로지와 인문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살았다"고 말해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과 바꾸겠다"라고도 고백했다. 이는 인문학적 상상력의 중요성에 대한 표현의 절정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는 한때 인문학 열풍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반대 현상들이 발생한다. ‘문송해(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든지 ‘인구론(인문학 전공 학생의 90%는 논다)’이 대표적이다. 이는 우리 교육이 인문학 위기에 처했음을 방증한다.그뿐이랴
인천시 미추홀구 석정로 165. 도로명주소로는 하나지만, 지번으로는 대략 50여 개가 포함된 지역이다. 이곳은 인천에서 웬만큼 산 사람이면 아는 그 유명한 ‘선인학원’이 위치했던 곳이다. 옛 선인학원은 1981년 당시 설립자인 백인엽 씨가 국가에 헌납하기로 한 이래 13년에 걸쳐 논의가 진행되다가 1994년 3월 1일 당시 대학과 전문대학은 시립화되고, 초·중·고등학교는 공립화됐다. 그러나 아직도 학교들이 공립화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일반 시민들에게 학교 설립자가 민간이든 지자체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럼 중요한 건
학교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이에 대해 저마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한다. 예컨대 혹자는 ‘미래의 행복한 인간 육성’이라 생각하고, 다른 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바람직한 인간 육성’이라 믿는다. 최근 4차 산업혁명 흐름을 타고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뛰어난 인간 육성’, ‘이타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 ‘생각하는 인간 육성’ 등등 인간의 주요한 특성을 내세운다. 이는 종국적으로 시대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한 바람을 표명한다고 볼 수 있다.학교교육 목표는 교육비전이 돼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2015개정
만약 어린이가 "하늘은 왜 파란가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누군가는 "하늘은 원래 파랗지, 그럼 빨갛냐?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고 질책하고, 다른 누군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같이 찾아보자. 왜 하늘이 파란색일까?"라며 그 이유를 찾는다면 이 두 가지 방식에는 어떤 교육의 차이가 있을까? 사실인즉, 노을이 물들 때는 하늘이 빨개지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는 틀렸으며 아이의 호기심과 관심을 죽이는 행위이고, 후자의 경우는 정반대로 아이가 아인슈타인으로 성장하도록 호기심과 관심을 고취하는 방식이다. 이를 우리는 티칭(T
오늘날 학교교육은 교실에서만 수업하던 공간적 한계를 벗어났으며, 학교 담장 안에서만 이뤄지는 교육을 넘어섰다. 이렇게 학교를 둘러싼 교육생태계가 확장되는 시점에서 학교는 지역사회와 전향적이고 적극적으로 개방과 공유를 추진해야 한다. 학생을 교육활동 중심에 두고 지역사회와 인적·물적 자원 네트워크 구축으로 미래 교육생태계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지원청은 지역과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지역 특성과 환경을 기반으로 교육지원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학생의 조화로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장기간 세계 최고 자살률을 기록하는 대한민국, 그중에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활짝 피지도 못하고 스러져 가는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너무도 가혹하다. 매년 늘어가는 학교 밖 청소년은 최근 한 해만도 5만2천 명 넘게 배출됐다. 2023년도는 고등학교 자퇴생 증가와 대입 N수생 증가가 폭발적이었다. 그들이 한창 배움에 갈증을 느끼고 꿈과 소질을 계발하려는 목표 외에 무엇이 그들을 자퇴와 생의 종말로 이끄는가? 청소년들의 힘겨운 ‘인생나기’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평등지향 사회’로
지난해 12월 20일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 배출(2013년 2월) 10주년을 축하하는 뜻깊은 행사가 서울 한 호텔에서 열렸다. 참석한 마이스터고 초대 교장, 졸업생 대표, 현직 교장, 마이스터고 멘토단 등은 졸업 10주년을 회고하며 감회에 젖었다. 당시 마이스터고를 설계한 이주호 부총리도 함께 자리해 기념동판을 증정하며 축하했다. 2010년 21개 교로 시작한 마이스터고는 현재 54개 교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8월 교육부는 중등직업교육을 다시금 도약시키기 위해 ‘중등직업교육 발전 방안’을 관계 부처와 마련해 발표했다. 디지털, A
21세기는 정보의 홍수 시대다. 이제는 세계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위키피디아를 찾아 읽고, 테드(Ted) 강의를 시청하고, 무료 온라인 강좌(Mook)를 수강하면서 평생을 보낸다. 어떤 국가도 원치 않는 정보라 해서 감출 수 없다. 전 세계인들은 클릭 한 번으로 지구촌의 최신 뉴스를 접한다. 문제는 정보가 너무나 많고 복잡해 오히려 사람들은 흐름에 역행하듯 개인적 취향과 쾌락을 좇는 일에 매몰되기 쉽다.이런 시대에 교사가 학생에게 전수해야 할 교육 내용은 특별하다. 다만, ‘더 많은 정보’에 대한 집착은 과감히 버
지난 8월 말 40년 세월의 교직을 마무리하고 정년퇴임했다. 학교 최고경영자이자 교직의 꽃이라 불리는 교장 직책이 어려운 시대일수록 학생 교육에의 책임과 봉사 그리고 투철한 교육철학이 왜 필요한지를 실감했다. 한편으로는 인고의 세월을 슬기롭게 버텨 낸 것이 감읍(感泣)할 정도다.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평생 몸과 마음에 배인 교육리더십을 되돌아보고자 한다.‘지성무식(至誠無息)’. 이는 필자가 평생 교직에서 간직해 온 신념이다. ‘지극히 성실한 사람은 쉼이 없다’는 의미다. 어찌 보면 이는 과거 농경시대 인류가 소유한 전형적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은 단골 메뉴였다. 현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그만큼 교육개혁은 보수·진보 정권을 떠나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에 대한 정책적 컨센서스(consensus)다. 실제 교육은 대한민국이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을 연출한 성공적인 설계자였으며 인재 양성의 요람이었다. 이제 정보화·디지털 대문명 시대로 전환하면서 교육은 문화·산업에의 적용과 의식, 철학의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지대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인재 육성과 가공에 의한 수출로 국가적 부재의 대다수 천연자원을 대체해야 하는 특이한 입지 조건을 안은 우리
전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 수시로 "한국의 교육을 보라"고 하며 한국인의 높은 교육열과 교사의 질적 수준을 언급한 바 있다. 교육열에 대한 언급은 더 이상 불필요할 듯싶다. 하지만 교사 수준에 있어서도 그는 한국 교사를 ‘국가 건설자(Nation Builder)’로 지칭하며 한껏 칭송했다. 실제로 대한민국 교사 집단은 상대적 비교 우위를 점한 학력 소유자로 평가(상위 5%)를 받는다. 선진국 싱가포르가 15~30% 정도인 점과 비교된다. 이는 매년 교대 진학자들의 학력이 학교별 최상위, 사범대 진학자 역시 상위권에 해당함이
교육의 모든 답은 학생 안에 있다. 학생을 보면 모든 교육문제를 연계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단순한 사실을 망각한 채 지금까지 모든 교육정책을 학생이 아닌 어른 위주의 사고와 처방으로 파행을 자초했다. 이는 아이들의 행복한 배움과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위정자들은 여론과 민의에 밀려 그때마다 교육개혁을 내세웠으나 바람직한 민주시민 육성이란 교육목표와는 거리가 먼 변질된 정책이었다.무엇보다도 먼저 묻고자 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과연 행복한가? 그들이 ‘이생망’을 외치고, 매년 5만 명이 훨씬 넘는 학교 밖 청소년을 양산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