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여 년 전인데, 구청에서 주최한 강연에 나섰더니 담당자는 강사료라며 지역 상품권을 내밀었다. 전국 규모의 대형 도소매점이 아니라면 인천 어디서든 사용 가능한 그 상품권으로 무엇을 구매할까?전통시장의 작은 주점에서 친구와 모처럼 잔을 기울이기로 했다. 몇 순배 주거니 받거니 하다 상품권을 내미니 주인이 처음이라며 당혹해했다. 단골인 친구의 설명을 듣고 억지로 받았어도, 낯설어 했다.다시 그 주점을 찾았다. 남은 상품권을 다 쓸 요량이었는데, 주인은 반색하며 같은 상품권을 모두 받았다.지난번 상품권을 은행이 현금으로 바로 바꿔
1347년부터 4년여에 걸쳐 유행한 페스트는 유럽에서만 3천만여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당시 유럽인구 절반 가까이 사망했다는 자료도 있다. 페스트로 인해 전 세계에서 약 1억 명이 희생됐다고도 한다. 대역병은 지배계층인 영주, 기사와 성직자 중심의 중세 유럽 봉건제도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고 경제와 사회, 개인 생활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페스트로 가장 심대한 타격을 받은 것은 교회의 권위였다. 페스트가 돌자 고위 성직자가 앞다퉈 도망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교회에 대한 신뢰를 버리기 시작했다. 많은 성직자가 병으로 사망한 것도
요즘처럼 외국 언론에서 우리나라를 극찬했던 때가 있었나 싶다. 2002 월드컵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마스크 대란이 일어날 때만 해도 참담하기만 했던 상황이 급반전돼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칭송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사태의 완전 종식은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국내 확진자 수가 어느 정도 수습되자 이제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해외 입국자 검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검역은 전염병을 막기 위해 공항이나 항구에서 사람을 검사해 문제
최근, 아니 그 근원을 따지자면 현 박남춘 시장 체제가 들어선 2018년 7월 이후부터 시작된 일이지만, 인천시의 시사편찬과 관련된 잡음과 파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잡음과 파행은 인천시사편찬위원회(‘시사편찬위’) 소속 연구원(‘일반 임기제 공무원’)의 전격 사퇴(2020년 2월)와 직제 폐지, 시사편찬을 담당할 학예직 공무원 채용 등 크게 두 가지이다.하나, 인천시는 2000년 6월 2명의 연구원(당시 ‘전문위원’)을 선발, 시사편찬위에 파견해 인천시사 편찬 업무를 담당케 한 이래 20년간 그 체제(2명의 연구원)를 유지해 왔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을 파괴하고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사람들과의 접촉도 금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오랜 친구를 잠재적 보균자로 바라보는 차별과 경계의 눈길을 갖게 한다.사람들을 만나 다소곳이 담소를 나누던 행복한 저녁 시간은 사라지고 있다.일상이 깨지고 파편화되는 순간 부조리 감정은 침투한다. 부조리 감정은 ‘왜(why)’ 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왜! 일상이 망가지는 거지. 왜! 경제는 추락하지. 왜! 한국인들은 바이러스 보균자로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지. 왜! 한국
인류를 괴롭혀 오던 ‘기아·역병·전쟁’의 난제가 모두 해결·진압된다면 이 땅은 유토피아 혹은 천국이 될 수 있을까? 인류 역사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2016년 출간된 「신이 된 인간(Homo Deus)」에서, 인류는 드디어 불멸·행복·신성이라는 신의 영역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마치 신의 불멸성을 인간이 소유하듯, 이제 인류에게 죽음은 기술적인 문제라고 했다. 즉 과학과 의학기술 발달로 인간은 질병에 의해 죽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과연, 우리는 질병으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러나 이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바이러스 발생 초기 정부는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창궐 당시 학습된 경험과 이후 확보된 매뉴얼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방역체계를 가동해 전 세계로부터 모범적인 대응 사례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추가 감염자 수가 늘어나지도 않았고 감염자의 동선과 대인(對人) 접촉 경로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해 선제적 대응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도시 재생 사업이 진행되면서 송학동 관사를 신축하기 전 거주했던 신흥동 소재 옛 시장 관사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지역에서는 신흥동 1가 19번지에 위치한 이 일본식 건물을 인천 ‘부윤’ 관사라 불렀다. 광복 후, 인천시장 관사에 대한 기록은 너무도 소략해 1973년 「인천시사」에 언급된 내용 외에 당시 신문, 지도 및 사진 등에서 어렵게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기록을 통해 그 대강을 정리해 보면, 인천시장 관사는 현재까지 모두 4차례의 이동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일제강점기
2020년 초입부터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어수선하다. 2019년 12월 31일부터 2020년 1월 3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갑작스럽게 원인 불명의 폐렴환자가 증가하고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가 2020년 1월 7일에 새로운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임을 알게 됐다.우리나라에는 2020년 1월 20일 처음 우한에서 입국한 사람에게서 확진됐다. 이미 매스미디어에서 많은 방송을 해 이미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제공됐다고 본다.문제는 홍수와 같은 정보 속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접하는 감염병 병원체에 대한 공포가 너무
지금은 ‘초등학교’가 자연스럽지만 50여 년 전 같은 ‘국민학교’를 졸업한 동기들과 인천에서 모처럼 모임을 가졌다. 다녔던 학교는 장소를 이전해 새로운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 서울에 주소를 둔 동기들과 기억을 찾아 여기저기를 둘러볼 의향이었지만 이전한 초등학교를 방문하자는 친구는 없었다. 장소가 변하니 손때 묻었던 기억을 소환할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기억하는 장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어릴 적 사생대회를 위해 모이던 공원을 거닐다 추억이 어린 음식점을 찾기 전에 중구에 흩어진 작은 박물관 몇 군데를 둘러보면서 자신의 기억이 스쳤던
몽고(蒙古)와 몽골(Mongol)은 우리에게는 그게 그거 같아 몽골(Mongol)보다는 몽고(蒙古)라는 것이 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독립된 나라의 국민 몽골인에게 몽고(蒙古)는 치욕적인 단어이다. 중국인이 몽골을 비하해 붙인 나라 이름이기 때문이다. 글자 의미대로 풀면 덮을 몽(蒙)과 옛 고(古) 즉 ‘몽매하고 고루하다’는 뜻이다. 지금도 이런 의미 차이를 모르는 많은 한국인이 ‘몽골과 몽골인’을 ‘몽고와 몽고인(蒙古人)’으로 혼돈하고 있다. 중국 자치구 중의 하나인 ‘네이멍구(내몽고, 內蒙古)’를 비롯 1960∼70년대 유명했
한 달에 한 번꼴로 이발소에 간다. 한때 미용실에 가보기도 했고, 남성 커트 전문점을 방문했지만 원하는 머리모양을 만들어주지 못해 다시 이발소를 찾기 시작한 지 30년이 넘어간다. 이발소에서 머리를 다듬던 남자들이 미용실을 출입하고, 전문체인점이 들불처럼 번지던 시기를 거치면서 많은 이발소가 사라졌다. 그나마 남아 있는 이발소도 대부분 고령의 이용사들이 운영하고 있어 머지않은 시기에 자취를 감출 운명이다. 이발소, 이용원, 이발관, 미발관 등 다양한 이름의 이발소는 이제 힘이 빠진 모습으로 골목을 지킨다. 호시절 이발소는 동네의 온
우리가 일출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태양은 다시 떠올라 2020년의 새해가 됐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고도’(Godot)를 기다리듯,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선지자나 선구자를 대망한다. 간혹 이들은 소식뿐 아니라, 전인미답의 길 안내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식 전하는 자는 끝내 오지 않을 수도, 아니면 재앙을 전해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성서에는 ‘이런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증언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거짓이 판을 치는 막장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이 드라마
경자년 새해가 열렸습니다. 해가 바뀌었다고 어제까지와 전혀 다른 삶이 갑작스레 펼쳐질 리 만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의 벽두에는 모든 ‘입’들이 열리고, 필부필부들의 유효기간 3일짜리(작심삼일) 온갖 결심부터 한 나라의 국정 방향까지 참으로 많은 결심과 희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라서 출사표를 던진 많은 후보들의 공약 또한 허다한 결심과 희망들 위에 겹겹으로 얹힐게 분명합니다. 말이란 얼마나 가벼운 희망의 의장(衣章)인지요.상황을 비관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지만 국내외 정세는 가팔라 숨 가쁘고 국민
매년 그렇듯 2019년을 보내는 12월의 마지막 며칠을 앞두고 보니 지나온 시간이 아쉽고 부족하다. 그래도 이제는 2020년 새롭게 펼쳐질 한 해를 예견(豫見)해 보고 새해 계획도 구상해야 할 것이다. 그 예견의 단서는 아무래도 2020년 경자년 쥐띠 해, 쥐의 속성을 통해 추론해보는 것이 통상적일 것 같다. 흔히 쥐띠 해는 풍요와 희망과 기회의 해로 풀이된다. 민속에서 쥐는 12지의 첫 번째 동물로서 현자(賢者)의 상징 이외에 뛰어난 번식력으로 다산을 상징하고 그 근면성은 재물과 풍요를 지키는 존재로 여겨진다. 자손에 대한 간절함
얼마 전 치매 간호방법 중에서 매우 인상적인 방법을 매스컴에서 방송으로 보도했다. 치매노인의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심각함에서 이 인상적인 방법을 통해서 구제받을 수 있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 같다. 실제 이 독특한 방법을 휴마니튜드 방법이라고 하는데 이를 수행한 병원에서는 너무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효과는 충분히 있었으나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휴마니튜드 방법을 수행했던 기관에서는 이 방법이 충분히 효과가 있어서 새로이 받아들인 이 간호방법을 교육받아야 할 필요는 느끼고 있었다. 눈을 맞추고 대화하고 신체를
겨울 들어서면서 아침이면 미세먼지부터 확인한다.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송도신도시 빌딩들이 흐릿하면 스마트폰 앱을 확인하나마나 초미세먼지 ‘매우나쁨’을 알린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싣고 오는 먼지만이 인천의 겨울하늘을 흐릿하게 만드는 건 아니다. 편서풍을 타고 육지로 넘어오는 상당량의 초미세먼지는 영흥도의 화력발전소 굴뚝이 배출하고 인천시민은 피할 도리가 없다. 그뿐인가. 여기저기 항만의 크고 작은 선박이 배출하는 먼지, 그리고 항만을 드나드는 대형 트럭이 도로에 내뿜는 양도 막대하다.언론에 비치는 1천만 대도시 서울의 미세먼지
지난 9일 평택시 팽성국제교류센터 대공연장에서 평택시 주최, 평택언론인 주관으로 ‘미국시민권자 5만 명 시대 평택과 미국의 상생’에 대한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이제 평택은 시민 10명 중 1명이 미국인이라고 할 만큼 미국도시로 불러도 될 것이다. 평택시 거주 주한미군 5만 명 시대가 된 것이다. 시민 10명 중 1명이 미국인인 평택은 어떤 도시로 발전돼야 하는가?평택시는 외국인과 함께 잘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국제문화도시 평택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2020년
2019년 11월 30일 현재 세계에서 가장 미세먼지가 많은 나라는 포르투갈로 PM2.5가 999㎍/㎥, 우크라이나 795㎍/㎥, 인도 403㎍/㎥ 순이었다.(WAQI. Worldwide Air Quality Index) 미국은 182㎍/㎥로 10번째이고 우리나라는 161㎍/㎥로 19번째에 이름이 있다. 어제는 멕시코가 853㎍/㎥로 1위였다. WAQI는 매일 변하는 숫자이긴 하지만 당시의 그 나라 미세먼지 상황을 대변하여 주고 세계의 미세먼지 전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기질 수치 구분은 50㎍/㎥ 이하를 좋음으로 보고
전통문화를 주제로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연작으로 발행한 ‘빛깔있는 책들’시리즈가 있다. 어쩌다 서점에 들르면 으레 신간을 살펴보고 사 모으던 책이다. 그 중에 ‘한국의 배’라는 제목으로 전통 배를 다룬 책에 실린 인천에서 촬영된 거북선 사진을 보고 적잖이 흥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니! 인천에 거북선이 정박했다고?" 30년 가까이 지난 일이라 잊고 지내다가 최근 신일철공소 사태를 겪으면서 오랜 세월 책장만 차지하고 있던 책을 꺼내 다시 살펴봤다. 거북선이 촬영된 흑백사진 설명으로 ‘전라좌수영 거북배이며, 1795년 싸움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