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대가 열린다고 예측하거나 아마도 가까운 장래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나온 지도 꽤 됐다. 이 가운데 ‘화교 자본’의 저력과 미래 가능성을 높이 보는 입장은 크게 다를 바 없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화교들의 경제력이 드러난 것보다 잠재적인 면에서 보통이 아니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과 실제 규모는 상상 외로 거대하며 나날이 그 비중이 높아져 간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화교 자본’의 현금성 유통 자산 규모, 핫머니 성격이 강한 서방 자본과는 달리 글로벌 시대에서 시장경제의 원
우리는 지금 코로나 팬데믹, 디지털과 에너지 전환, 인구절벽, 미·중의 대결, 한·일 관계의 재편 등 다양한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대전환의 시대 상황에 처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시계 제로의 불확실성과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혀 변화의 진폭이 얼마나 크게 될지 모르는 초불안성을 직접 경험하는 셈이다.우선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동북아시아가 세계의 화약고처럼 인식되는 까닭은 우리 때문이 아니라 미·중 관계 악화가 가장 큰 요인이고, 우리는 건전하고 안정된 이웃관계를 원하지만 패권 경쟁과 강대국 국제질서는
한도 카즈토시(半藤一利)가 기록한 일본의 메이지유신 직전의 역사 「막말사(幕末史)」에 보면 1853년, 인천 개항이 있기 30년 전 일본의 에도(江戶:지금의 도쿄) 앞바다에 등장한 미국의 페리 제독이 이끄는 4척의 증기선 군함에 대해 이런 구절이 있다. "함대의 진행 속도가 몹시 맹렬해서 이걸 바라보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른바 ‘페리호 충격’으로, 이를 계기로 막부 정치는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미국의 태평양시대 동반자로 등장하는 일본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다. 물론 대외적인 현상 속에서 미국의 알래스카 구입(이
아베 일본 전 총리가 흉탄에 맞아 서거했다. 인간적 차원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만 앞서 짚어 봐야 할 바가 적지 않다. 애도라는 말을 그냥 쓰기에는 우리와의 관계나 향후 한·미·일은 물론 동북아시아의 입장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는 7년 전 미·일 방위협력지침 등을 개정해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오늘날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이 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제기하며 ‘타이완의 유사 사태는 일본의 유사 사태’라는 인식을 거듭
한·중·일 3국의 경제가 뒷걸음치고 있다.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봉쇄 조치로 주민들은 생필품 부족을 호소하는 가운데 식당을 비롯해 많은 점포에서 수입 제로라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국제적으로 원자재를 비롯해 유통 단절에 따른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0월 당대회에서 연임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의 근심이 만만치 않을 터이다.급기야는 수도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산 조짐까지 나타나자 공포와 우려가 심각하다는 소식이다. 감염자 숫자는 30여 명 수준으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지 않았
동북아 3국의 ‘사회 안정감’ 데이터를 보면 중국이 가장 높고, 정부 신뢰도는 가히 에베레스트급으로 으뜸이다. 우리는 물론이고 일본 역시 근처에도 못 간다. 하지만 통제된 사회의 수치보다 현실적인 여러 징후들을 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게 분명하다.지난 10년 동안 시진핑 체제에서 사회 통제력은 매년 강화됐고 올 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3기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사회 안정 유지와 사회적 긴장 강화, 인민의 권리 등이 상당히 제약될 것으로 보이는데, 도처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는 호응을 얻는 데
천하통일의 전초전이었던 적벽에서 치욕의 패배를 당하고 돌아온 조조가 탄식했다. "아! 봉효만 있었던들 이렇게 참패하지는 않았을 텐데…." 봉효의 이름을 되뇌며 탄식해 마지않은 조조의 심중에 도사린 인재(人才)에 대한 갈망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특출한 한 사람의 인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건 최고 지도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결정권을 행사할 유일한 인물로서의 고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후 조조는 ‘천하에 인재를 구하는’ 구현령(求賢令)을 내린다. "누구든 능력이
중국과 미국의 기술력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미·중 패권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하버드대와 베이징대가 각각 양국의 기술력을 분석 보고한 자료를 보면 앞으로 10년이 고비라고 돼 있다.자세히 보면 하버드대 벨퍼센터는 "중국은 이미 일부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됐고, 현재 추세라면 10년 후에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하면서 5G는 중국이 앞서고, 인공지능은 거의 동급이며, 양자정보과학은 미국이 전반적으로 앞서지만 양자통신 분야는 중국이 앞질렀다고 했다. 반도체의 경우도 현재는 미국이 우위에 있으나 반도체 제작과 칩 설계 분야에
인재를 기르려면 논문이고, 무슨 표창장이고 다 필요없이 옛말처럼 ‘빡세게’ 시험을 쳐서 선발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남이 써 준 글을 버젓이 논문이나 무슨 리포트에 자기 이름을 올려 실적을 마련하는 젊은이들 모습에 개탄하는 목소리다. 번듯한 가정에서 제대로 잘 커서 예의범절도 바르고 친구들 사이도 원만한데 결정적인 순간이 닥치면 어찌할 줄 모르며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는 엘리트가 양성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이기도 하다. 그래서 ‘빡세게’ 시험을 쳐야 한다는 건데, 사실 시험이란 인재를 기르는 게 아니라 거를 수
동북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관여를 막으려는 중국의 군사 전략 ‘접근 저지·영역 거부(A2·AD)’의 제1열도선과 정확히 겹치는 일본의 ‘난세이 시프트’의 미야코 섬 일대가 최근 들어 "미사일로는 평화가 없다"는 외침의 상징적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오키나와에서 한 시간 남짓 남으로 가면 6개의 섬으로 이뤄진 미야코지마가 나온다. 아름다운 해변과 ‘미야코 블루’라고 불리는 푸른 바다는 연 관광객 100만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평화로운 섬에 재작년 미사일 부대가 들어서면서 미·중 갈등의 최전선으로 변했고,
러·우 전쟁이 2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노엄 촘스키 MIT 명예교수가 반전 지식인답게 최근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두 가지 선택지’로 협상에 의한 해결과, 끝까지 싸우는 것이라면 자칫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여 화제에 올랐다. 그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큰 용기를 보여줬지만 세계의 현실에도 주목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전투기와 고성능 무기를 제공할 수 있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격을 강화하고 모든 걸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결국 협상을 통한 해결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푸틴과 소수의 측근에게 퇴로를 열어
러시아의 국제정치학자로 푸틴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알렉산드르 두긴은 그의 저서 「지정학의 기초」에서 ‘유라시아 구상’을 위해 중국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反)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귀가 솔깃해질 만하다. 그는 만주와 신장위구르, 티베트, 몽골은 러시아의 보호령이 돼야 한다고도 했다. 뭬라! 중국의 해체가 러시아의 영토 확장을 위한 방편이라니.두긴은 한편으로 "독립국가 우크라이나는 극도로 위험하고, 독일은 러시아 자원 의존도를 심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두긴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능히 짐작이
대통령선거는 끝났고, 6월 1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는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재삼 운위되고 있어 자칫하면 이번에도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닌가 걱정이다. 청년과 여성에게 가산점을 준다는 정도의 의제를 거대 양당 모두 내걸고 있으나 진실로 심각한 지방의 저출산 문제나 지방소멸이라는 핵심은 별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대선이 블랙홀처럼 모든 걸 빨아들였고, 거대 양당 지도부는 대선기간 중 지방선거와 관련된 일체의 활동을 금지시켰다. 마치 중앙당이 모든 선거를 치르겠다
중국 혐오 증세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관심이 줄었다고 하지만 동계올림픽 이후의 혐오감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변하거나 우리 국민들이 특별한 계기를 맞지 않는 한 중국을 싫어하고 화를 내는 일이 더 빈번해진다는 점이다.중국을 혐오하는 감정은 따지고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각자 취향이나 세상을 보는 관점에서 나름의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화가 난다거나 불쾌하다고 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성적으로 또한 정확한 현상 파악을 통해 어느 정
대선이 끝나면 주된 관심사는 언제나 인사 문제였다. 누가 어떤 직책을 맡게 될지, 당선인이 누구를 발굴·발탁·중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던 것이 그동안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지금 뜨거운 관심사는 장소다. "청와대에서 나와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윤 당선자의 제일성이 나왔고, 인수위 대변인은 "기존의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고 하더니 마침내 용산의 국방부에 대통령 집무실이 차려진다고 공식 발표했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거론할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용산으로 결정되자 장소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난 건
「정관정요」에 나오는 당태종 이세민의 어록 가운데 ‘충신과 역적’이라는 단어가 꽤 많이 등장한다. 직전 왕조인 수나라 양제가 희대의 폭군(?)으로 낙인찍힌 만큼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으리라.수나라 양씨 왕조를 엎어 버린 이세민이 제위에 올라 어제의 혁명 동지들 외에 과거 수양제에게 굽실거리던 조정 대신의 상당수를 요직에 기용했다. 당연히 혁명 주체 세력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리가 목숨 걸고 싸울 때 저들은 폭군에게 아부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린 역적들입니다. 어찌하여 충신과 역적을 같이 대우하는 것입니까? 도저히 납득
진시황이 함양궁에서 성대한 자축연을 열었다. 흉노 진압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주(周) 아무개가 공덕을 칭송했다."폐하의 뛰어난 지도력과 통찰력에 힘입어 중원을 통일하고 이제는 해와 달이 비추는 곳 모두를 복종시켰습니다. 폐하께서 분봉제를 폐하고 군현제를 시행하면서 전쟁의 우환이 없어졌고 모두가 태평성세를 노래합니다. 그 공덕은 옛 삼황오제보다 빛날 것입니다."이 칭송에 진시황은 몹시 흡족해 했다. 그때 순(淳) 아무개가 나서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지금 주 선생이 폐하의 뜻을 곡해하는 것은 폐하의 잘못을 가중시키는 것이니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면서 중국의 음주문화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백주(白酒:바이주)시장의 뒷걸음질이 심각할 정도라고 한다. 마오타이, 우량예, 수정방 등 세계에 내놓고 자랑하던 고급주가 5년 연속 가파르게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상하이 주식거래소에서 가장 비싼 주식은 마오타이주를 생산하는 귀주모태주이고, 해외시장을 겨냥한 강연회나 공연 등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아직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더러 있으나 심상치 않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백주는 보통 알코올 도수가 40~60도 사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눈(雪) 때문에 차질을 빚었다는 소식이다. 연평균 강수량이 8㎜에도 못 미치는 지역에서 올림픽을 열려다 보니 약 2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사상 처음 100% 인공 눈으로 설상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지난주 때 아닌 폭설과 강풍 때문에 예정된 일정이 미뤄지고 공식 연습도 취소되는 등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서 미국 USA투데이는 베이징국립경기장 올림픽 성화가 폭설로 꺼진 듯한 사진을 공개했다. 조직위는 성화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으나 사실 상처(?)는 적지 않은 듯하다. 더구나 중국의 등절(燈節:음력
춘절(春節)이라고 알려진 중국의 새해 관습은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계승돼 온 것으로 가족·친지와의 녠예판(年夜飯:섣달그믐날 함께 모여 먹는 음식) 먹기, 춘련(春聯) 붙이기, 불꽃놀이 등의 행사를 갖는데, ‘하늘과 인류가 하나’임의 원칙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춘원’으로 명명된 40일간의 춘절 기간 수억 명의 중국인들이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기차·버스·승용차·비행기에 몰려 가히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거대한 이동이 이뤄지는 까닭은 바로 ‘화합’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서 비롯됐다.올해 춘절은 베이징에서 동계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