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좋은 법·제도를 받아들이는 것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법·제도는 일본과 독일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최근에는 미국의 영향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외국의 법·제도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는 보장은 없다. 때로는 외국의 법·제도를 우리의 문화와 환경에 맞게 수정·변경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외국의 법·제도를 도입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정·변경하는 경우에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먼저, ...
얼마 전 일본의 어느 지방을 지나다가 우연히 자위대의 훈련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장갑차부대의 훈련이었는데 직업군인들로 구성돼서인지 꽤 프로페셔널하게 보였고 첨단무기들이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이런 자위대가 해외 무력행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는데, 지난 19일 아베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야당과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전보장법제를 참의원 본회의에서 강행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일본 군국주의에 의해 직접적이고도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오래 전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수업시간에 전기와 관련된 실험을 한 적이 있었다. 직렬과 병렬 회로 등에 대해 공부하면서 건전지와 꼬마전구를 이용하여 실험을 했었는데, 학급학생들이 대여섯 개 조로 나뉘어 둥글게 둘러앉아 진행되었다.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제대로 연결하면 꼬마전구에 빛이 환하게 켜졌다. 실험에 성공한 조의 학생들은 다들 신기해하면서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었다. 실험에 실패한 조의 학생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함께 고민했고 문제를 해결한 후에 꼬마전구에 빛이 들어오면 역시 손뼉을 치며 즐...
일본과 우리나라의 법제도와 문화는 서로 다른 듯하면서 유사한 점이 많고 또한 유사한 듯하면서 다른 점도 많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어두울 무렵 숙소근처를 산책했었는데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오가고 있었다. 길모퉁이에서 경찰이 한 시민을 붙잡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자전거 전조등을 켜지 않은 것을 단속하는 중이었다. 후에 들으니, 일본에서는 도난 등 범죄방지와 행정관리를 위해 자전거를 관청에 등록하고 번호판을 부착해야 하며, 전조등과 미등을 켜지 않으면 단속을 받는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법제도...
광복 70주년이 이틀 남았다.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지 70년이 흐른 것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어른들로부터 일제 치하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민족의 자존감을 짓밟힌 채 일본의 압제에 시달려야 했다", "먹을 것이 없어서 나무 껍질을 벗겨 먹었고 풀뿌리조차도 먹었다"는 등의 고통스런 경험담들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어린 마음에도 일본에 대한 분노가 치밀곤 했었다. ‘광복(光復)’이란 ‘빛을 새롭게 되찾은 것’ 즉, ‘빼앗긴 땅과 주권을 도로 찾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70년 전의 ‘광복’은 우리에게 ‘빛’ 뿐...
2013년 국회를 통과한 정년연장 관련 법규정(60세 정년 보장)이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에 대해서는 2016년, 300명 미만 기업에 대해서는 201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정년연장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의 10%대 청년 실업률이 2020년까지 16%로 증가하고, 기업의 추가 부담액은 약 10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기업의 임금비용이 총 115조902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후반은 ‘유신헌법’이 시행되던 시기였다. 법과대학 1학년이던 어느 여름날 무더운 방에서 헌법책을 읽다가 ‘한국적 민주주의의 토착화 운운’하는 문구를 읽던 중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도 안 되고 또한 너무도 졸려서 책을 들고 건물 옥상에 올라갔다. 당시 유신헌법은 ‘민주국가의 살아있는 헌법’이라기보다는 ‘장식헌법’에 가깝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렇지만, 법대생들은 국가고시 준비를 위해 유신헌법 해설서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이해가 안 되면 통째로 암기해야만 했다. 아무튼 쏟아지는 졸음...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기조는 ‘창조경제’이다. 언론을 통해 ‘창조경제’란 말을 수 없이 들어온지라 지금은 국민들이 그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창조경제’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 국민들이 그 의미를 머릿속에 확연히 떠올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개정안의 요지는 “명령(대통령령·총리령·부령)이 법률의 취지·내용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15일 ‘요구’를 ‘요청’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가가 불법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헌법 제12조 제7항이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폭행·협박·구속의 장기화 또는 기망(欺罔)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규정한 것도 범법자 처벌을 이유로 국가가 고문 등 불법행
지난 13일 세계적인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정부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 중단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013년 기준으로 전세계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사람이 723명인데, 이 중 한국인이 669명으로 92.5%를 차지한다”며 오는 11월 1일 세계 평화수감자의 날에 맞춰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한국의 언론자유도 현황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국제적인 조사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우리나라의 언론자유도가 매우 낮은 수준임을 지적했다. 언론자유도에 대해 ‘국경없는 기자회’는 2015년 조사 대상 180개국 중 한국을 60위로 평가했는데, 이는 ‘눈에 띌 만한 문제가 있는 나라&
지난 16일자로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지났다. 그런데 ‘도대체 왜 304명의 많은 인명이 구조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월호 승무원 등에 대한 1·2심 재판 과정에서 이준석 선장 등 선원들이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믿고 배 안에서 기다리던 승객들을 외면한 채
최근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우려할 만큼 낮아졌다. ‘정치검찰’이란 오명을 들은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여당 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새누리당의 친이계(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자원외교비리 수사 등 이명박정부를 겨냥한 사정 논란과 관련해 “그때(이명박정
최근 또다시 ‘삼성의 사찰’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스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 13일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민원인과 삼성테크윈 노조지회장 등을 감시·미행했다고 하며, 이에 대해 16일 최치훈 사장이 “민원인 동향을 감시한 데 대해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글을 블로그에 게재하고 이 사건의 책임
새로운 학년도가 시작돼 활기찬 모습을 보이지만 요즘 전국의 대학들은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앞으로 대학에 입학할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2017년부터는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의 대학 정원 55만9천 명이 그대로 유지되면 2020년 대학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
오는 3월 11일 실시될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이 날 전국 1천300여 개 농협·수협·산림조합 280만여 조합원들이 각각 해당 조합의 대표를 뽑게 된다. 농협 등의 조합장선거가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부활되기 전에는 조합장 임명제가 오랫동안 운영됐었다. 1962년 &
‘법’이란 일반적으로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강제규범’이라고 정의되는데, ‘질서유지기능’이 법의 중요한 기능이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여기서 ‘질서(秩序)’란 한자의 ‘차례 질(秩)’과 ‘차례 서(序)’의 조합
요즘 시중에는 청와대 내의 거듭되는 기강 해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13년 5월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방미 중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됐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청와대 행정관들이 골프 접대와 상품권을 받은 게 적발됐다. 또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이 2013년 6월부터 6개월 넘게 박지만 EG 회장에게 동향 보고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새해를 맞아 금년에도 어김없이 방송사들마다 축하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고, 신문들도 특집기사와 새해 덕담들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되면 손수 정성 들여 만든 카드를 주고받았던 풋풋한 학생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최근에도 연하장을 주고받는 미풍양속이 지속되기도 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