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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문자에 링크를 누르자 모바일 부고장이 뜨고 파일이 설치된다. 평범한 부고장 문자라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개인정보를 해킹하는 피싱문자였다. 문자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수법은 미끼를 물 만한 정보를 안내하는 문자를 대량으로 보내 악성 앱을 설치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앱이 설치되면 문자와 연락처, 사진 같은 모든 정보가 빠져나간다. 또 악성코드가 설치돼 피해자 모르게 소액결제가 되거나 금융정보를 탈취하고 여기서 빼낸 정보들로 다시 지인들에게 사칭해 피싱 문자를 발송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서해안
손민영 기자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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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소개된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요약된다.뭔가 거창하고 어려운 용어로 들리는데, 쉽게 말하자면 집 앞 식당에서 만드는 음식이 싸고 맛만 좋으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조리에 쓰던 기름을 하수구에 흘려보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지, 종업원을 성차별하거나 과도하게 힘든 노동을 시키는 건 아닌지, 음식점 주인이 세금을 잘 내는지 등을 묻고 따지는 것을 의미한다.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ESG 경영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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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 우루과이에서 주재원 생활을 시작할 때다.2∼3대의 비행기 경유 끝에 26시간이 지나서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도착했다. 정신없이 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에 마중 나온 직원과 인사한 후 짐을 싣고 숙소로 향했다.숙소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방 4개에 화장실 3개가 있는 커다란 아파트였다. 4층에 위치한 숙소 바로 앞에는 해변가와 더불어 넓은 바다가 있어 전망이 좋았다.부랴부랴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침대에 누웠다. 비행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몇 시간이 지났을까. 정신이 덜 깬 상태에서 숙소와 1
서해안
김강우 기자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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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한국의 출근길을 머릿속에 그려 봤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자가용을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하지만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의 아침 출근시간은 특이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서다.기자가 해외 출장으로 코펜하겐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전거 행렬이 줄지어 이어졌다. 얼마나 자전거가 많으면 자전거 전용 도로는 가득 찼고, 전용 신호등도 있었다.왜 이런가 궁금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대답은 이러했다. "덴마크는 정부가 나서서 자전거를 타게끔 정책을 유도한다."자세히 들어보니 덴마크에서는 차량을 구매하면 그 1
서해안
정성식 기자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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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에는 유효기간이 존재한다. 시장에서 파는 물건에 붙은 유효기간은, 간혹 이를 어기고 팔아먹는 인간 이하의 것들도 존재하지만, 대개는 충분한 가치를 즐길 수 있는 한정된 시간을 정확하게 안내한다.인간의 감정은 어떨까? 당연히 유효기간은 존재하며, 신기할 일도 아니지만 긍정적 감정일수록 매우 짧다.상대방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짧게 잊혀지는 반면, 분노나 서운함 같은 부정적 감정들의 유효기간은 어쩌면 영원할 만큼 오랜 시간 인간의 머리속에 똬리를 틀고 자리 잡는다. 오죽하면 예부터 명상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려고 부단히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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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로 인한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놓고 우려가 커진다.정부는 필수의료 확대와 지역의료 차이의 공백을 채우고자 ‘의대 정원 확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의료계는 급작스러운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수준과 질 저하를 불러온다’고 우려를 표하며 전공의가 집단 퇴사를 강행하는 강경한 태도로 갈등은 확산일로다.필수·지역의료가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것은 의사들도 느낀다. 다만,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 과정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의대 증원이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의료 격차 해소의 근본 해결책은 아
서해안
박건 기자
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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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낭비의 낭이 같은 한자인 물결 낭(浪)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두 단어의 공통점이지만 같은 한자를 쓰는 게 영 어색하지만은 않다. 낭만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성과 이상을 쫓으며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를 뜻한다. 이에 낭만을 즐기려면 낭비가 필요하고, 낭비를 하지 않으면 낭만이 없다.하나 대부분 사람들은 낭만과 등진 채 낭비를 줄이고자 효율을 따진다. 어느 해외 유명 유튜버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라고 꼽았다. 이유 가운데 하나가 능력주의를 내세운 강한 사회 압력이다.한국은 급격한 경제성장
서해안
이은채 기자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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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역대급 전력으로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지만 4강에서 요르단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탈락했다. 사실 아쉽다는 말이 아까울 정도로 졸전이었다. 우리나라는 피파 랭킹이 64단계나 낮은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슈팅이 단 한 개도 없었을 만큼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 줬다. 사실 예선부터 4강까지 치르는 동안 언제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력이었다. 감독을 맡았던 클린스만은 전술도 없었고, 교체 타이밍도 전혀 맞지 않는 운영으로 역대급 전력이라고 평가받던 우리나라를 탈락시킨 장본인이 됐다. 무조건 감독 탓이라고 할 순 없지만,
서해안
하민호 기자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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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은 그런 선택들이 있습니다. 살면서 부닥치게 될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과연 뭘 기준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하나 생각해 보면, 많은 사람들은 득실을 따져 보고 자기한테 손해 나지 않는 길을 선택하겠지만 혹여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인다면 그거 외면하지 말아야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에서 극 중 인물 대사다.정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정원 2천 명 확대를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의사들은 이에 반대한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인천을 비롯한 전국 각지 병원 전공의들 거의 절반 가
서해안
윤은혜 기자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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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놀랍다. 옛날 5공 시절에나 볼 법한 광경을 지금 시대에 목격하니 말이다.지난 16일 대전 카이스트(KAIST)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축사를 하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입틀막(입을 틀어 막히다) 당했다. 해당 졸업생은 올해 과학 분야 R&D 예산을 지난해와 견줘 14.8%(4조6천억 원)나 줄인 정부와 윤 대통령을 향해 날선 비판을 날렸고, 즉시 졸업생으로 위장한 경호원을 비롯한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을 틀어 막히며 사지가 들려 끌려 나갔다.지난달 18일에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현장에서
서해안
김동현 기자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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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연탄을 사용해 난방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랫목은 설설 끓고 윗목은 냉골이라 가족 중 일부는 뜨겁거나 추운 위치에서, 또는 상체는 춥고 하체는 더운 상태에서 잠을 잤다.가끔 자다 일어나면 머리가 지끈지끈했던 기억이 있는데, 연탄가스를 마신 날이다.연탄가스를 마시면 동치미 국물을 먹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연탄가스에 동치미 국물이 특효약으로 여겨졌다.연탄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기도 하고, 각종 음식을 조리하는 가열기로도 활용됐다.국자에 설탕을 넣고 연탄불에 녹이다가 베이킹소다를 넣어 부풀린 뒤 평평한 곳에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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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독고다이다. 여러분이 살면서 몸소 체득한 것만이 여러분 것이 됩니다."가수 이효리가 모교인 국민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한 말이다. 평소 당당하고 거침없는 솔직한 입담을 자랑하는 그녀가 이번에도 본인 견해를 여과 없이 드러내며 후배들에게 찬사를 받았다.이효리는 축사 중 "누군가에게 기대고 위안 받으려 하지 말고, 이래라 저래라 잡다한 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독고다이로 쭉 가라"고 조언했다. 또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훌륭한 성인이라 할지라도 가장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바로 자신"이라며 "나보다 뭔가 나아 보이는 누군가가
서해안
손민영 기자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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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는 한때 미국보다 잘 살았던 섬나라로 198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당시 미국 1만2천 달러, 일본 9천800달러, 한국 1천800달러)에 달하는, 지금은 꿈도 못 꿀 각종 무상 복지 혜택을 국가가 책임진 부국이었다.그러나 현재는 GDP 기준 200위 밖으로 밀려난 최빈국 중 하나로 전락한 데다, 섬 전체가 가라앉을 위기에 처한 보기 드문 나라이기도 하다.나우루공화국은 호주 북동쪽 약 2천900㎞에 위치한 면적 21㎢(서울 용산구 크기)의 섬나라로, 바티칸 시티(0.44㎢)와 모나코(2㎢) 다음으로 작은 나라다.19
서해안
김동현 기자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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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쓰러졌다. 10시간에 걸쳐 수만 발의 총알이 그를 관통했다.남자가 쓰러지자 사람들이 모여 그가 어떤 총알을 맞고 죽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 어떤 사람도 정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라파엘 디 텔라라 하버드 교수는 아르헨티나의 급격한 경제 몰락을 이렇게 진단했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했다면 명확히 진단하기 어렵다는 말이다.굳이 이 말을 인용하는 까닭은 한국의 저출산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기자는 저출산 원인을 찾는 일이 남자를 죽인 총알을 찾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저출산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되
서해안
정성식 기자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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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다사다난한 연말연시를 보내며 생각이 참 많다. 각종 사고에 업무도 처리하고, 구급차 등장에 수술까지. 주로 연말연시는 평온하게 조용히 보내는 편이나 2023년 마지막은 끝까지 액땜의 연속이었다.나이는 벼슬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삶의 무게라는 어르신들의 말씀 틀린 게 하나도 없다.단순히 기사만 썼던 14년 전과 상황이 너무 다르다. 다양한 민원이 비처럼 쏟아지고, 민원의 복잡성은 꼬이고 꼬인 상태로 제보(?)된다. 꼭 해결하고 도울 의무는 없지만, 부당함에 힘들어하는 민원인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안팎으로 이러니 머리가 아
서해안
조한재 기자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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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에서 스토킹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이 더 마음 아픈 이유는 6세 딸이 엄마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했다는 사실이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부터 폭행을 일삼았고, 피해자는 이를 사진으로 남겨 뒀다. 그런데도 경찰은 막지 못했다는 사실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절망감에 빠졌다.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안산에서 2주간 480차례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다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30년과 2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스토킹 범죄는 연쇄살인이나 성폭력
서해안
하민호 기자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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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와서일까. 마트와 백화점에 화려하게 포장된 명절 선물이 줄줄이 늘어섰다. 과일부터 홍삼, 한과 같은 익숙한 선물뿐 아니라 무설탕 구움과자, 연령대 맞춤 영양제 세트 같은 이색 선물도 눈에 띄었다.누가 받아도 잘 쓸 법한 무난한 선물을 대량 주문하는 사람도 있고, 선물 받을 사람의 취향을 고려해 이것저것 비교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들은 늘상 그랬듯 새해 인사와 함께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한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기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어진 관습이 아닐까 하는 짐작이다.작든 크든 누군가의
서해안
윤은혜 기자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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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이 데이터를 이긴다고 믿어요."인천시 중구 원도심에서 8년 넘게 ‘개항로 프로젝트’를 펼친 로컬 기획자 이창길 씨가 한 말이다.지역 노장들과 협업한 ‘개항로 맥주’, ‘개항로 통닭’으로 상권을 부활시켜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 주역이라 불리는 그는 직관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너무 많은 정보를 너무 쉽게 접하는 요즘에는 주어진 정보를 착실히 ‘학습’하는 자체만으로 창업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이 씨는 "예컨대 고깃집을 열려면 직접 돼지를 해부·도축해 보고 여러 방식으로 구워 먹어 봐야 한다"며 "대상의 본질을
서해안
윤소예 기자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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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명절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음력 1월 1일 새해를 의미하는 명절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집안 어른들께 세배하고 떡국을 먹는다. 지금은 거의 행하지 않는 세시풍속이지만 한 해 복을 비는 복조리를 걸고, 윷놀이와 연날리기 같은 전통놀이를 즐겼다.연휴기간 고향에 며칠 묵으며 오랜만에 상봉한 가족들이 혈연의 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명절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가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차례 음식을 간소화하고, 여성 독박 노동의 상징이었던 차례상 차림을 모두 함께하는 평등한 가정도 늘었다.예전엔 상다리 부러지도록
서해안
임영근 기자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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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를 잘못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이 있다.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하며 많은 신체 변화를 겪는다. 출산은 자궁문이 열리며 골반 형태가 변하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뼈마디 하나하나가 풀어지며 한 생명을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다. 산후조리는 임신 전 상태로 몸을 회복하는 기간으로 반드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이제는 필수가 된 산후조리원 시스템은 한국이 전 세계 1등을 차지한다. 산모의 신체 안정과 회복은 물론이고 아기를 키우는 데 꼭 필요한 모유 수유, 신생아 목욕 같은 육아 교육과 함께 산후에 발생하는 모든 돌발 상황을 대비하며 다양한
서해안
손민영 기자
202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