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네 살 된 남자아이를 데리고 아빠께서 외래 진료소에 들어오셨다. ‘아기가 어디가 아파서 오셨느냐’고 여쭈어 보니 ‘감기가 끊이지 않구요, 기침이 심하고, 코가 막히고 때로는 열도 나구요, 병원에 갔더니 축농증이라고 하는데 거의 일 년 동안 약을 먹여도 똑같아요, 항생제를 계속 먹였는데 그래도 되는가
예나 오늘날이나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을 이용해 국가구성원(국민이라고 하자)을 우롱하고 기만하기를 다반사로 한다. 고대 로마의 독재자 카이사르는 로마국가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출세를 용이하게 할 목적과 재정적 뒷받침을 위해 갈리아원정을 단행했다(B.C. 190~174). 그 결과 카이사르는 독재권력을 장악했지만 민주공화정은 무너지고 로마시민의 삶의 질은 추락
짧지 않은 시간 배다리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산업도로건설로 두 동강난 인천 근대도시동네의 공간회복과 치유를 위한 주민들의 몸부림은 처절했다. 우역곡절 끝에 조정의 국면을 맞기까지 지난했던 기억을 가슴에 묻고 지금, 이곳 주민들은 만신창이 된 마을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금 전국에서는 3천여 명의 대학생과 신진 디자이너들이 배다리를 주
최근에 우리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무성하다. 심지어 교육계에서는 교육자치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 장래를 어둡게 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지방교육자치가 처음 실시된 것이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1952년부터였으므로 우리의 지방교육자치제는 6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 많은 변천를 거쳐 오늘에 이른 교육자치제
지난 2006년 인천시가 중구 소재 ‘만국공원(자유공원)의 창조적 복원 사업’을 펼친다고 하면서 내세운 논리가 곧 ‘인천의 정체성 혼란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천을 표상할 도시 경관의 부재, 상징적 장소의 결여’라는 점을 들었던 적이 있다. ‘창조적 복원’이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의미상
서해 해군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사고 원인을 둘러싼 온갖 추측이 나도는 가운데 북한은 금강산 관광의 남측 자산을 동결하는 등 대남 강경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핵공격 선제 대상 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가 나오면서 김정일의 방중을 통한 6자회담의 조귀 복귀 가능성을 점치던 분위기는 일변했다. 지난해 북한의 제2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의 대북
금년 봄은 정말 더디 온다. 봄이 왔나 싶으면 엄청 내린 눈이 그 분위기를 깨뜨렸고, 좀 따사로운 날씨가 시작되나 싶으면 이내 추위가 우리를 덮쳤다. 이렇게 봄이 늦어지는 것도 지구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그래도 ‘봄’하면 우리 뇌리를 스쳐가는 아름다운 말이 많다. 꽃샘추위, 봄비, 버들강아지, 목련꽃 그
역사의 시간은 크게 발전의 시간과 정체의 시간을 갖는다. 발전의 시간은 개혁세력에 의해 사회가 적극적으로 발전하는 시간을 말한다. 정체의 시간은 보수권력에 의한 사회의 발전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을 말한다. 대체로 발전의 시간은 짧고, 정체의 시간은 길다. 역사발전의 시간에는 공공의 이익이 발생하고 사회구성원 다수가 그 이익을 공유한다. 그러나 역사정
또다시 선거철이다. 간간히 예비후보자 얼굴을 박은 명함이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음을 본다. 발끝에 차이는 지역 내 인사들의 소망이 시민들의 표심과 얼마나 지근거리에 있는지 알 방도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부침하는 저들의 존재를 확인할 때마다 참으로 힘든 일에 투신하는 용기 많은 사람들이란 생각을 가져보곤 한다. 소위 정치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정치
한국에서는 대학입시에 대한 열기가 다른 나라들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뜨겁다. 그래서 고등학교 교육도 대학입시를 위한 준비과정처럼 되어 있고, 대학입시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었다. 정부는 그때마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입시제도를 바꿔 나갔다. 1945년 이래 평균 5년에 한 번 바뀐 셈이니 정권이 교체되면 으레 대학입시제도가 바뀌었다
출판기념회(出版記念會)라고 하면 흔히 문인 작가들의 작품집이나 대학 교수들의 연구 논문집 출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라고 생각된다. 글을 쓰고 이를 엮어 책으로 출간하는 일이 대체로 이들 문인, 교수 학자들의 직업이요, 직무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 전에는 이들 부류 외에는 책을 내는 일이 그다지 흔치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저작물이 처음
▲ 박제훈 객원논설위원/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유럽을 흔들고 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정부 지출을 확대하면서 늘어난 재정적자가 유럽 각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그리스, 스페인 등 그간 재정구조가 취약한 경제에서 국가 부도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유럽연합의 미래가 불투명해 지고 있다. 적자 규모의 축소를 위한 정
설 연휴에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가는 중 휴대전화가 진동한다. “손병관 선생이지요?” 전형적인 억양 때문에 대학시절의 스승님이심을 알아낸다. “네, 교수님 어떻게…” “학장 연임된다는 소식 들었어. 정말 축하하고, 지금 손 선생이 하고 있는 의학교육 개혁은 2년으로는 안 되는데, 정말 잘 됐어
역사에는 만약이 없지만, 그래도 만약을 가정해보자. 만약 해방 이후 이승만이 해방된 조국의 서울을 한강 이남인 지금의 잠실에다 ‘새 서울’을 건설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대한민국은 신ㆍ구(新舊)도시가 공존하는 동아시아의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가 되었으리라 본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청계천을 복원하지 않고 시
본란을 통해 나는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지만 굵은 국제행사를 매년 한 차례씩 소개해왔다.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다. 그런데 작금에 와서 클라운마임의 글로벌아지트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제클라운마임축제가 벌어지는 돌체소극장의 운영권이 극단마임에서 남구학산문화원에게 넘어가게 된 것이다. 1월 31일부로 극단마임의 최규호·
‘사회의 학교화’와 ‘학교의 사회화’는 프랑스가 교육개혁을 시작하면서 내세운 구호다. 또 미국도 ‘학습사회’란 표현을 내걸고 역대정부를 통해 40여 년간 일관되게 교육개혁을 추진해 왔다. 이와 같은 슬로건은 비단 두 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몇해 전에 사 두고는 읽지 않다가 근래 우연히 서가에서 찾아내 먼지를 털어낸 책이 미국의 신문기자요 풍자작가이며 단편소설가, 그리고 괴기소설가로 이름을 날렸던 앰브로스 귀넷 비어스(1842~1914, Ambrose Gwinnet Bierce)의 『악마의 사전(The Devil's Dictionary)』이다. 진즉에 읽을 것을, 책이 온통 풍자와 위트, 유
새해 이맘때면 항상 반복하는 것이 있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나름대로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는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얼마 못가서 포기하는 일이다. 지난해에는 세계금융위기 등 유난히도 힘든 일이 많았던 한 해였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작년보다는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을 가져보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올해는 21세기 들어와서 1
지난해 1월 2일자 본란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감동의 정치를 보여주자’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만 1년이 지난 지금 읽어보니 우려했던 대로 정치는 역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을 감동시켜 정치에 대하여 혐오와 불신 대신 희망과 꿈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야누스 신의 밝고 웃
오래전에 연세대 김동길 명예교수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교수께서 세월이 빨리 흘러감을 자신이 느끼기에 ‘쉰 살까지는 한 해 한 해가 가는 것 같더니 쉰이 넘으면서는 쉰다섯, 예순 이렇게 되더니 예순이 넘어서는 예순 다음에 일흔이 되는 것 같더라’고 말씀했던 것을 기억한다. 나도 세월이 쏘아놓은 살같이 날아가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