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사는 2014년생 이병준은 1979년생 전자영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고교평준화가 시행되기 이전인 25년여 전, 고등학교를 수원으로 다닐 수밖에 없었던 용인 지역 청소년들은 수원에 사는 또래들보다 보통 두 시간가량 일찍 잠에서 깨야 했고, 두 시간 늦게 잠들어야 했다. 교통편이 불편하기 짝이 없던 시절이라 학생들의 등하교 여건 역시 최악이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불편함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하루하루 수업일수를 채우는 게 최선이었다.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을까. 우리는 세월호 사고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아이
2020년 12월 추운 겨울 어느 날, 인천시 서구의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믿기 어려운 장애아동 상습 학대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성토가 이어졌고, 근본적인 해결책 모색을 위해 모두가 동분서주했다. 이 사건을 접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용서할 수 없는 울분과 애통함이 솟구쳤고, 서구의원으로서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많았기에 의정자유발언을 통해 장애전담 어린이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구 집행부에 적극적인 태도로 이 사건 해결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었다.당시 서구에는 29개의 국공립어린이집이 있었지만 장애아동을 보육할 수 있는
올해는 지방의회 30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올해가 지방의회 30년인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낮다. 지방의원이 된 뒤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시의원은 뭐 하는 사람인가?"였다. 그만큼 지방의회와 시민과의 소통 경로가 부족했다.지방의회 30년을 맞이하면서 제1대 군포시의회 의원들이 어떤 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했는지 궁금해서 회의록을 살펴봤다. ‘군포시 호적 과태료 부과징수 조례안’에 대한 심의 회의록이었는데, 이 조례안을 심의하면서 과태료 부과에 앞서 시민을 위해 홍보를 우선하라고 주문
여주시에 많은 집단민원들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집단민원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차선책을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과정이 순탄치 않다. 집단민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곧 정치력이고 능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많은 집단민원 중에서 처리 과정에 특히 아쉬움이 큰 SK천연가스발전소의 송전탑·지중화 논란을 짚어보고자 한다. SK발전소 관련 집단민원 경과는 대략 다음과 같다. 여주시의회는 2012년에 SK발전소 유치동의안을 가결했다. SK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다. SK측이 건설 진행 과정에서 송전선
인천시는 가장 먼저 근대사의 여명을 맞이한 곳으로 대륙 문물이 한반도에 전파되고 한반도 문물이 해외로 나가는 중요한 관문이며, 과거 해상으로 시작해 현재 항공을 통해 전 세계와 교류하는 도시로 향후 건강한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환경, 관광, 의료, 문화 등 사회 여러 분야에서 세계화의 능동적 변화를 주도하는 역동적인 도시이다.또한 스포츠산업과 연계해 도시환경에 첨단기술을 접목하고 도시 숲을 조성하는 녹지정책이 반영돼 시민들에게 미래형 도시 인천을 구현하고 있으며,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고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
의왕시의회가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지방자치제도를 지키기 위해 많은 선배들이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에 시·읍·면의회 의원 선거 및 시·도의회 의원 선거를 시행하면서 처음으로 시행됐다.이후 1960년 4·19혁명 이후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 등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도록 지방자치법이 바뀌었으나, 이듬해인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지방의회가 강제 해산되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30여 년 동안이나 잠정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그러다가
하남시의회가 올해 서른 살이 됐다. 공자는 사람의 나이 30세를 삼십이립(三十而立 ; 서른 살이 되면 뜻이 확고하게 서고 성숙해진다)이라 했다.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서른은 아직 뜻이 바로 서는 단단한 삶이 아니다. 방황하고 실패하며 책임이 커지는 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아 서른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하남시의회의 서른은 지방의회 부활 30년과 결을 같이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제헌헌법에 근거가 마련됐으며 1949년 지방자치법 제정을 통해 구체화됐다.그러나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채 1961년 5·16
"옳은 길로 나아가기 위한 진정성 있는 발걸음에 의회는 함께할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친환경 자원순환 정책’을 위해 박남춘 인천시장과 뜻을 모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인천시의회 의장으로서 수많은 고뇌를 담은 마지막 말이었다. 이 고뇌에는 지난 30년간 우리 인천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정치적 이해 관계를 떠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다. 먼저, 이 고민의 중심이 된 수도권매립지 조성 당시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 경기, 인천이 1992년부터 함께 사용해 온 현재 서구의 수도권 매립
동학농민혁명이 한창이던 1894년, 전주성을 점령했던 혁명군 최고지도자 전봉준과 당시 전라감사였던 김학진이 ‘관민상화(官民相和)’의 원칙에 따라 ‘집강소’ 설치에 합의했다. 그 후 집강소는 조선 정부가 공식적으로 농민군에게 통치권을 인정한 것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집강소와 관련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데 바로 백정 출신으로 이름 없이 ‘동록개’(동네 개) 로 불리며 차별받던 천민의 이야기가 있다. 당시 천민 취급을 받던 도축업에 종사하는 백정 동록개는 지역 농민군 지도자이며 동
10명대 중반을 유지하던 여주시 코로나 확진자가 장애인시설의 집단감염으로 많이 증가했다. 세계적으로도 유럽 등에서 감염 확산이 급증하면서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두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를 오가며 완연한 진정 국면에 들어서지 못해 불안감을 주고 있다.우선 방역 일선에서 거의 1년을 헌신하며 환자보다 더 큰 고통의 나날을 보내시는 모든 의료진과 방역당국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또 개인 방역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에 따른 고통을 묵묵히 감내하시면서 코로나 극복에 협조해 주시는 시민 여러분께도
인천국제공항은 2018년 기준 국제 여객 수송 분야 세계 5위, 화물 수송 분야 세계 3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하루 평균 1천100여 대의 항공기가 전 세계 143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공항이다. 그러나 이런 인천국제공항에 당연히 있어야 할 항공정비업(MRO)단지가 없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비정상적 상황을 개선하고자 지난 20대 국회에서 항공정비업(MRO)를 포함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지난 2월 용인시는 기흥구 보라동 623번지에 건축주 ㈜무궁화신탁이 신청한 냉동창고에 대한 착공 신고를 반려했다. 지난해 2월 건축허가까지 내준 상태였는데도 뒤집는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시는 해당 건축주인 ㈜무궁화신탁으로부터 착공신고 반려처분이 부당하다며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와 수원지방법원에 소송까지 당했다.소송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민 기피시설을 반려해 ‘적극행정’을 펼친 시에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런 시가 최근 처인구 JK물류센터 냉동창고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했는가. 남사 한숲시티 주민들의 2년여에 걸친 극심한
21세기 대한민국은 서울 쏠림현상에 시름을 앓고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 영토의 0.6%에 해당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이다 보니 교통을 비롯한 경제, 의료, 교육, 문화 등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집값의 주상승 요인은 서울의 부동산이었다.정부는 서울 쏠림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청사 이전 정책과 수도권 신도시 개발 정책을 제시했다. 그 중 신도시 개발 정책은 신도시 간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엇박자가 있었다.특히 2기 신도시 중 파주 운정, 평택 고덕, 인천 검단의 경우 입주를 시작했지만 서울로 향하는 교통시설
지난 봄, 군포시를 뜨겁게 달군 일이 있었다. 가족센터 건립과 관련된 삼성마을 주민들의 집단민원이었다. 매일 수십 개의 글이 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등 시민들의 반대 의견이 표출되며 집행부와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에 관해서는 어떠한 글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유는 하나였다. ‘역지사지’의 소통을 통한 라포르의 형성. 끊임없이 만남의 자리를 가지면서 문제를 고민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라포르가 형성된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문제 해결의 촉매제 역할을 하며 갈등이 점차 해소됐다. 보통 민원이 발생하면
21대 총선 결과를 보며 지난 6·13 지방선거 때를 떠올렸다. 그때 나는 개표방송을 보고 나서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엄습했다.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135명, 총의석수의 95%였다. 야당 없는 여당, 게다가 집행부도 여당이다. 의회가 과연 ‘견제와 균형’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내가 의장에 출마하면서 ‘의회다운 의회’를 표방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모름지기 정치인은 신뢰를 먹고 산다. 그런데 지방의원의 현실은 고군분투해야 한다. 조례, 정책, 예결산, 행정사무감사, 지역민원까지 제 아무리 뛰어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종료냐, 매립지가 영구화 되느냐가 뜨거운 감자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부는 2025년 매립지 종료가 아닌 영구사용을 위한 속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따라 수도권 매립지 2025년 종료가 되느냐, 영구화가 되느냐 결정될 것으로 보여진다.2025년 앞으로 5년도 남지 않았다. 이번 4·15 총선에 출마한 서구지역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앞다퉈 무조건 2025년 매립지 종료 약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매립지 종료
지난 12일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상태에 들어섰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로 고통과 혼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마음이 서로를 향하고 있다. 얼마 전 갈산2동 주민센터에 거주하는 시민 한 분이 5년간 모은 작은 돼지 저금통과 편지 한 통을 주민센터 직원에게 주고 홀연히 사라지셨다는 기사를 봤다.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고 사회취약계층의 마스크 구매가 어렵다는 기사를 보며 가슴이 아파
원도심과 신도심 간의 교육·환경·교통·문화 등 거주 환경에 대한 격차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기성 시가지 쇠퇴는 급속히 진행 중이고 원도심 인구가 신도시로 이동하면서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고, 반대로 신도시는 학생 수 증가로 과밀학급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녹지비율 차이도 심각하다. 송도·청라국제도시 녹지비율은 각각 33%, 29.5%인 반면 동구의 경우 5.2%이며 공원녹지 면적은 20만4천㎡로 송도 공원면적의 1.2%에 불과하다. 부평구의 경우에도 지역 내 군부대를 제외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여주시민, 여주시청, 여주시의회 모두의 공통된 소망을 한마디로 말하면 잘사는 여주시, 행복한 여주시민을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 각자의 경험과 원칙과 선호가 다르기에 제시하는 방향도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주시의회 의장으로서, 그리고 여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 순간 떠나지 않는 고민의 화두가 바로 여주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여주시 발전이지만, 바로 이것이라고 묘수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 다만 지면을 빌려 어떻게 하면 여주시가 환골탈태해 새로운 발전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인지의 원칙과 비전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기회 있을 때마
반찬거리가 마땅치 않거나 입맛이 없을 때 우리는 비빔밥을 찾는다. 이런 저런 모양과 맛을 내며 비벼 먹는 비빔밥. 갖가지 재료들을 섞고 비비고 만드는 과정은 먹는 과정보다 즐겁다. 요리가 완성된 다음 먹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면서 먹는 비빔밥은 비비는 사람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그 맛도 제각각이다.밥 위에 갖가지 채소들을 소복이 올리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취향껏 넣고 비비면 그야말로 ‘맛있는 한 그릇’ 이 탄생한다. 비빔밥 속 재료들은 서로 제 맛을 내고자 치열하게 다툼한다. 생산지도 모양새도 다른 서로를 섞어 만든 이 형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