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경지, 그것은 우리에게 참 경이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 나의 모든 능력이 끌어올려지는 경험, 나를 둘러싼 모든 불안과 고민에서 해방되는 느낌.인간은 끊임없이 몰입을 추구한다. 몰입을 위해서 우리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환경을 조율한다. 무엇인가에 푹 빠져 있는 경험을 할 때 우린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어쩌면 우리가 행복이라고 부르는 정서적 경험이 몰입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싶다.팬데믹을 지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얼마나 불확실성의 시대인지 절감했다. 갑작스러운 변화
‘세바여’ 「세상을 바꾸는 여성 엔지니어」는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여성공학기술인협회에서 2004년 창립부터 매년 발간하는 도서명이다. 공학도를 말하는 ‘엔지니어(engineer)’는 원래 ‘엔진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엔진(engine)’은 ‘창의적이며 절묘한 장치’를 뜻한다. ‘engine’은 라틴어 ingenium(재능)에서 유래한 단어로 genius(천재)라는 단어와도 관련 있다. 다시 말해 엔지니어는 ‘창의적이고 절묘한 장치를 만드는 사람’을 통칭한다. 자연과학이 "이 현상은 어떻게 된 것일까?", 즉 ‘왜’를 추구
지도자의 리더십이라 하니, 먼저 떠오르는 것이 ‘수주대토(守株待兎)’다. 어느 농부가 밭갈이를 하는데, 토끼 한 마리가 달아나다 밭 가장자리에 있는 그루터기에 부딪쳐 모가지가 부러져 죽었다. 그날부터 그 그루터기에 앉아 토끼를 기다렸다는 말이다.이는 한비자가 옛사람의 제도나 관습 등을 비판적 태도 없이 무작정 따라함을 비판한 것이다. 시대가 변화해 주변의 여건이나 환경 등 시대적 가치가 변화했는데도 여전히 선대(先代)의 제도나 사고방식에 얽매여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진정한 지도자의 리더십은 아닐 것이다. 마치 배를 타고
선출된 권력은 대의민주주의의 꽃이다. 그 꽃을 활짝 피게 하는 것은 권력의 책무다.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새로운 5년을 시작한다. 득표율 ‘0.73%p’ 차이로 신승한 윤 당선자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고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런데 새 정부 출범이 코앞인데도 그런 기대감은 무르익지 않는다. 신구 권력의 셈법, 공수 교대하는 여야의 격돌,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속내가 2022년 대한민국의 봄을 어지럽힌다. 봄이 왔건만 봄인 아닌 것이다. 윤 당선자가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통합의 길을 개척하려
인류 역사에서 외계인이 아닐까 의심이 들만큼 탁월한 두 민족을 꼽자면 고대 그리스인과 근대 이후 유대인을 들 수 있다. 특히 근대 이후의 세계는 0.2%의 인구로 노벨상 수상자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유대인이 주도해 왔다고 해도 크게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양자역학의 닐스 보어, 공산주의 사상의 마르크스, 정신분석학의 프로이트, 언어철학의 비트겐슈타인 등 천재 유대인들의 공통점은 그저 탁월한 것이 아니라 기존과 전혀 다른 세계관을 제시한 새로운 이론의 창시자라는 점이다. 새 세상을 열어 젖힌 그 경
신께서 모든 인간들에게 땅을 나눠 주시는 날이었다. 인간들에게 땅을 모두 나눠 주신 신께서 떠나려고 할 때 뒤늦게 헐레벌떡 뛰어온 인간이 있었다. "신이시여! 저에게도 땅을 주시옵소서!" 그때 신은 무척 당황해했다. 신이 자신을 위해 남겨 놓은 땅만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이 남겨 놓은 마지막 땅이 지금의 우크라이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구상에 이렇게 축복받은 땅은 없다. 씨앗만 뿌려 두면 알아서 작물을 자라게 한다는 ‘체르노젬(Chernozem)’이라는 옥토가 전 국토에 걸쳐 있고, 엄청난 수량을 가진 드네프르가 국토의 중간을
2022년 3월 9일에 있었던 대통령선거 결과, 자유보수주의를 표방한 윤석열 후보가 진보주의 개혁 성향의 이재명 후보를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총투표의 48.56%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47.83%를,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2.37%를 득표했다.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으로 말하자면, 설사 진보당과 노동당을 제외한 소수 정당 모두가 보수라고 하더라도 보수가 49.67%이고 진보가 50.33%이다. 이 수치만 보면 대한민국은 정치 이념적으로 거의 정확하게 두 쪽으로 나뉘었
인천시교육감 후보님들께.이제는 인천광역시교육감 차례입니다. 보셨습니까? 어려울 것 같던 보수 쪽 대통령 후보의 극적 단일화 말입니다. 바로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 하루 전에 일어났습니다. 하늘도 기뻐했는지 그날 인천은 따뜻한 기온과 함께 먼지가 다 씻긴 듯 눈부신 푸른 하늘로 축하해 줬습니다. 정권 교체라는 명제 하에 후보 단일화하는 모습을 보시고 후보님들은 어떤 느낌이셨나요? 이제야말로 진실로 인천시 공교육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실천할 일만 남았습니다.지난 10여 년간 인천의 공교육이 어떤 상태인지 더 많이 아시리라 믿습니다. 간단
"인천아카데미와 함께하는 차세대멘토링" 교육기부를 마감하며 이 사업 참여자에게 찬사와 감사 인사를 보낸다. 본 프로그램의 주최는 (사)인천아카데미이고, 후원은 인천시교육청이었다. 멘토인 인천아카데미 회원 30여 교수(박사)님, 멘티인 103명의 인천시 고교 2년생, 30여명의 각 전공 도우미 대학(원)생, 그리고 멘티가 소속된 각 고등학교 담당선생님 등이 사업 참여자였다. 프로그램 목적은 학업 성적 중위권인 인천의 고교 2년생의 장점이나 특성을 발굴하여 그들에게 자신감 회복과 동기부여 제공이었다. 30개로 편성된 멘토링 그룹은 37
대학에서 글로벌 물류와 공급사슬을 강의하면서 필수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분야 중 하나가 위험관리(risk management)다. 수차례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도가 높다. 위험과 불확실성을 구분해 정의하고 강의를 시작하는데, 위험(risk)이란 기업의 손실을 가져오는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알고 있는 상태를 칭한다. 반면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알 수 없을 때를 불확실성(uncertainty)으로 개념화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불확실성의 출현으로 위험보다는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후 대통령직속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설립됐고, 국가 내부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약 200조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2021년 2월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인구는 3만3천 명 자연감소를 기록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도대체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필자는 지난 5년 동안 인구절벽과 저출산·고령화의 국가적
매우 거북한 질문이다. 본인이 20여 년 소속돼 모든 것을 바친 곳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그래도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만큼 이처럼 대학의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다가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대학 위기는 과거에도 늘 있었고, 그때마다 정치권과 교육부의 선심성 공약과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대충 위기를 넘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지방대학 소멸과 함께 대학 자체의 정체성과 자립적 역량마저 말살시켜 스스로 어떤 것도 할 수 없게 돼 버린 한정치산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맑스사전의 대학편에 따르면 대학은
오늘은 34년간 철학을 가르쳐 온 월터 교수가 마지막 강의를 하고 은퇴하는 날이다. 한평생 이웃에게 친절하고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온 노 교수는 삶의 의미에 대한 강의를 한 후 마음의 빗장을 열고 서로 타인이 되지 말라는 말로 마무리를 한다. 그런데 평소처럼 아내에게 줄 수국을 사고 새로운 삶의 모습을 그리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불행히도 강도를 만나 흉기에 찔려 죽게 된다. 병원에서 부인은 수국을 전달하러 온 현장 목격자에게 혹시 남편이 남긴 마지막 말이 있었는지 꼭 알고 싶다고 채근한다. 목격자가 주저하면서
감사원이 2021년 8월 13일 내놓은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 감사 결과 보고서는 한국의 인구가 저출산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67년에는 3천689만 명, 2117년에는 1천510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18년 전국 합계출산율 0.98명과 중위 수준의 기대수명과 국내 이동을 가정할 때 2047년 이후 17개 광역시도 중 13개 광역시도에서 최대 23%의 인구가 감소하고, 229개 시군구 중 157개(69%) 시군구가 초고령화에 이르게 돼 대부분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청년층 인구 기반이 소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사회 각 분야가 ‘위드 코로나’ 준비에 한창이다. 회복(Recovery), 복구(Restoring), 재개(Resumption), 재출발(Restart) 등 접두사 ‘RE’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는 접두사 ‘RE’를 ‘반복’, ‘회귀’의 의미보다 ‘새로움’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긴박한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교육은 더더욱 그렇다. 오랫동안 찻잔의 태풍에 그쳤던 교육에서의 실험적 시도는 에듀테크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정상(正常)으로서 뉴 노멀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정해진 시간표,
얼마 전 사극에서 노비의 아들이었던 자가 집안의 가난 때문에 중국으로 팔려 가서 온갖 차별과 멸시를 극복하고 황제의 측근이 돼 권력가가 됐고, 이후 사신 태감이 돼 조국으로 금의환향하는 장면을 봤다. 조국의 왕, 세자, 고위 관료들은 그를 극진히 대접하려고 최고의 의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그는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모든 것에 불만에 표했고, 환영만찬에서 결국 조국의 왕이 보는 앞에서 한 명의 관료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주인공이었던 세자만이 그의 만행에 대해 항의했고, 여러 차례 그의 얼굴에 분노의 주먹을 날렸다. 어쨌든 사건은 종
1954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한 인간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 어부가 낚싯줄에 걸린 큰 물고기를 끌어올리는 장면은 고단한 인생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칠흑같이 어두운 망망대해에서 혼자 물고기를 잡는 것은 참으로 고독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배에 찾아온 작은 새 한 마리에게 반가움과 친근감을 느껴 대화를 시도할 정도로 검푸른 바다 한가운데서 고기를 잡는 것은 매우 무섭고 쓸쓸한 일이다. 큰 물고기와 사투를 벌일 때는 더욱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으리라. 물고기를 배로 끌어올리기
일제강점기 갯벌을 따라 조성된 북성포구, 만석 그리고 화수부두 주변은 인천 근대 역사가 숨쉬고 있는 현장이다. 주변 지역 어부나 노동자들의 삶의 애환과 추억들이 가끔 언론매체에 등장하곤 한다.지리적 형상을 보면 땅과 바다가 들쑥날쑥 엮인 부두 형태로 조성돼 있고 배후에는 화도진지와 같은 역사적 장소, 과거 어촌의 잔재 등과 함께 근대산업 유산들도 자리하고 있다. 만석부두에서 바라보면 멀리 영종도, 강화도, 청라가 한눈에 들어와 인천 최고의 풍경과 입지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인천에 살면서도 이곳을 알지도, 방문해 보지도 않은 시민들이
여민동락(與民同樂)은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장구(章句) 하(下)에 나오는 말로 "백성과 더불어 즐거워한다"는 뜻이다. 전국시대 맹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어떤 음악을 즐기며 누구와 들으시냐?"를 거듭 여쭈면서 나눈 대화에서 나온 말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지금 왕께서 음악을 연주하시는데, 백성들이 종과 북, 젓대 소리를 듣고는 골머리를 앓고 이맛살을 찌푸리며 "우리 왕께서 음악을 즐기시면서 어찌하여 우리를 이런 지경까지 이르게 하여 부자(父子)간에 만나지 못하고, 형제와 처자가 흩어지게 하는가?"라고 불평
한동안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과 강의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고, 지금까지도 청소년부터 직장인까지 만인의 필독서가 되고 있다. 너무 어려운 화두를 꺼내서 철학적 지식을 논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지만 적어도 이해는 할 필요가 있어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샌델 교수는 벤담의 공리주의, 즉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용인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국가가 나서서 소수의 행복도 보살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아리스토텔레스의 ‘공동선’은 주인인 국민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에 의해 공동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