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탑재 배터리 시장의 한·중·일 삼국 경쟁은 가히 초접전 양상이다. 올 9월까지 탑재한 배터리 제조사 3강은 중국의 CATL(점유율 23.1%), 한국의 LG화학(점유율 22.8%), 일본의 파나소닉(점유율 21.2%). 물론 중국과 일본의 2개 사 성장률은 마이너스 11~14%이고 한국의 LG화학은 플러스 116%로 전년에 비해 괄목할 상승곡선을 그린 까닭이다. 그동안 막대한 투자로 ‘돈 먹는 하마’로도 불렸던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익을 내는 본격적인 단계로 들어선 만큼 향후 전망까지 밝다. 마치 군소 실력자들이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으로 향하는 발판을 제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상과 꿈을 조명한 이광재 의원의 「노무현이 옳았다」를 읽다가 불쑥 위안스카이가 떠올랐다. 중국의 문화를 형성하는 근본 원리 가운데 첫 키워드 ‘영웅’은 도대체 자신들에게 무엇일까 하는 논의에서 위안스카이가 차지하는 반면교사로서의 영웅 생각이 났던 것이다. 위안스카이는 요즘에도 한국의 화교들 사이에서 유능한(?) 인물의 대명사처럼 불린다. 사실 그는 대단히 유능해 그 외에는 누구도 북양군단(당시 최대의 군사조직)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한다. 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몽니는 끝났고, 사실상 바이든 당선자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한 달여 전에 끝났어야 할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남겨준 문제는 간단치 않다.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 7천만 표 이상을 얻어 이념적·종교적·인종적·지역적 균열이 너무나 분명해 트럼프식 포퓰리즘이 전혀 쇠퇴하지 않았다는 진단부터 섬뜩하다.미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맨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대통령 당선자가 되었던 4년 전부터 정치·언론의 유력 인사들은 우파 포퓰리즘을 염려했었다. 지금 그 폐해는 ‘엘리트 대 국민’이라는 새로운 균열을 부각시키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에 벌어진 진흙탕 싸움의 종결이 눈앞에 이르렀으나 남긴 상흔은 결코 작지 않다.검찰에 부는 정치 외풍을 막으려 법무부와 별개의 검찰총장제를 둔 역할에도 의문이 생겼고, 법의 지배 원리는 물론이고 판·검사 출신의 법학적 교육과 훈련에서 나온 법률가로서 소신과 인간 수양 면에서 충격을 줬다. 혹자는 추 장관의 무리한 태도를 탓하고 또는 윤 총장의 고집을 꾸짖는다.두 사람 모두 낙제점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스스로의 낮춤’이란 덕목은 아예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고, ‘상대의 존중에서 비롯
김해신공항 사업이 백지화 수순에 들어가면서 가덕도 유치가 본격화되고, 김해나 가덕도보다 접근성이 좋은 밀양을 포함해 검토해야 한다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문제가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치 위·촉·오 천하3분의 모습이랄까.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에 대해 ‘정부 정책 결정의 역사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가덕도파가 환영하자,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국가 정책을 뒤집을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하는 김해파, 그러자 ‘지역 표심을 위해 정책을 뒤집은 지난 14년간의 역사에 대해 누
바이든으로 굳어지는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깃장을 놓고 있다. 원래 그런 수준의 인물이었음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바다. 황당한 음모를 신봉하면서 각종 폭력을 서슴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승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큐어넌(QAnon)에 대한 감싸기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어린이를 보호하려는 사람들"이라고 극구 칭찬했을 때, 얼핏 들으면 꽤 괜찮은 인식이 들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전혀 아니다. 정부의 최고 기밀 취급 등급(Q)에서 착안한 이름을 쓰는 ‘큐(Q)’를 지도자로 모시면서 그들은
세제 개혁으로 부강한 나라를 만든 사례도 많으나 과도한 세금 징수는 나라를 망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세금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처럼, 실물 자산이 오르는 시기에 자산이 없는 사회적 약자는 가만히 앉아 세금을 엄청나게 낸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는 사실이다. 3년 전 5억 원 정도의 서울 아파트가 10억 원이 넘었다고 한다. 집 없는 서민은 돈 한 푼 써보지도 않았는데 두 배로 가난해졌고, 지방의 소시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됐다. ‘집값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만으로 많은 무주택자에게 감당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트럼프와 바이든의 경쟁이고,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되면 한반도의 긴장이 더 높아지고, 누가 되면 한반도에 해빙 무드가 조성되리라고 보는가. 굳이 당선인을 거명하지 않아도 자명한 사실이 있다. 인천이 개항되기 3년 전, 김홍집이 제2차 수신사로 일본을 방문하게 됐을 때였다. 김홍집은 청국공사 하여장을 만나 일본과의 관계는 물론 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하게 됐고, 배석했던 청국 외교관 황준헌은 자신이 저술한 「조선책략(朝鮮策略)」을 향후 외교정책에 참고하라며 내놓았다. 김홍집이 귀국해 이 책자를 고종에게 바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억 명의 중국이 단결하면 산과 바다를 덮을 수 있는 거대한 힘이 있다"고 자랑했다. 물론 이 말은 독립 성향이 강한 타이완의 차이잉원 민진당 정권이 중국의 군사 행동과 ‘하나의 중국’을 정면으로 비판하자 터져 나왔으나 중국의 지도자들이 노리는 민족주의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한국전쟁에서 한미가 치른 희생을 기린 방탄소년단(BTS)을 공격하는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의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이라며 방탄소년단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하면서 촉발된 최근의 인천 출신 더불어민주당의 국
미국이 본격적인 중국 기술 견제가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우리나라의 주권과 국익을 위협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은 스스로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국력을 키우려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첫 단추’라고 지적한다. 아베 전 총리와 신임 스가 총리의 최근 한국과의 현안 관련 발언을 보면 한일 관계는 당분간 변화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한일 상호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의 개선 필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이 전략적 이익을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할 것이 자명한 현실에서 스가 총리의 한국에 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대기 속에 포함된 기체의 종류를 알아낼 수 있는 ‘아쿠아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고농도 일산화탄소 증가세와 확산 속도가 충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일주일 새 평소보다 10배 이상 일산화탄소가 캐나다 남서부·태평양 연안 일대까지 확대된 것이다.일산화탄소. 냄새도 색깔도 없어 흡입한 사람이 쓰러지기 전까지는 알아채기가 어려웠던 시절, 연탄아궁이에서 새어나온 그 가스로 인해 숱한 목숨이 사라졌었다. 난방 연료를 연탄에 의존하던 그때 연탄가스 즉 일산화탄소는 죽음의 사신이나 다름없었다.물론
미·중의 경제 전쟁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군사적 갈등이 날로 첨예해지는 상황에 한국의 외교·안보 등이 한미 동맹에 방점을 둘 것인지 미·중 사이에서 안보와 경제를 따로따로 챙기겠다는 외줄타기에 역점을 둘 것인지 시험대에 오른 건 어제 오늘이 아니다. 어쩌면 지난한 과제이기에 결정을 미루고 좌면우고하고 있는지 모른다. 허나 분명한 건 중국이란 나라가 결코 우리의 안보 생존을 보장할 상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중·인 국경 충돌을 보면 자명해진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의 관영 매체는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공개
지난 1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8개월이 넘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고 가끔 푸른 가을 하늘이 열리는데도 마음은 무겁고 한숨소리만 도처에서 들린다. 방역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해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걸 희생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런데 갈수록 볼썽사나운 전광훈 목사와 그 추종자들의 행태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응은 일반 시민의 기대와 한참 멀다. 보도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그 일당의 법률 위반과 엉뚱한 짓거리가 알려지는데 공권력은 마치 숲속의 잠자는 공
‘지도자로 성공하려면 반드시 심복과 이목, 조아의 부하가 있어야 한다’는 건 「제갈량집」에 나오는 말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이번에 총리직에서 떠나는 일본의 아베는 대체로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거나 예의를 모르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전후 최장수 총리로 재임했고 지병만 도지지 않았다면 내년까지도 거뜬히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부하만큼은 잘 뒀다는 이유다. ‘심복’은 마음을 턱 놓고 믿을 수 있는 부하를 말한다. 이런 부하가 되려는 인물은 널리 경륜에 밝아야 하고 지능이 뛰어나
‘검·언 유착’ 의혹, 권력기관 개혁 등에 얹혀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손봐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안 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 전화통화에서 윤 총장과 한 검사장을 꼭 쫓아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페이스 북에 올렸고, 방통위원장은 "일반적인 검찰의 강압적 수사 행태를 얘기했다"라며 부정한 것.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국기문란이라 아니할 수 없다. 모든 권력은 시민을 위해 존재
세상 돌아가는 형편이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휙휙 돌아간다. 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이 살아있다면 새로운 형(型)을 제시했을까 궁금해지는 오늘이다.벌린이 세상사를 하나의 개념이나 지표, 일관된 이론으로 설명하고 이해하려는 사람들을 ‘고슴도치’에 비유한 지도 수십 년이 지났다. 어둡고 좁은 곳을 찾아 웅크려 있곤 한다는 고슴도치의 습성과 외곬으로 한 분야만을 파고드는 연구자들의 성향이 비슷해서 그렇게 이름 붙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반대로 변화무쌍한 세상사란 숱한 변수들이 얽히고 얽혀 난마처럼 뭉쳐 돌아가니 일
한국판 그린뉴딜이 새로운 100년 설계로 한국의 대전환을 말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기후위기부터 그렇다. 지금 동북아의 한·중·일 삼국이 물폭탄의 위기에 놓여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세차게 내리는 ‘물폭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지구온난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국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여름에도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남으로 내려오고 남쪽에서는 뜨거워진 공기가 올라와 성질이 다른 기단이 한반도 상공에서 맹렬하게 부딪치고 있는데 더해 뜨거워진 수증기까지 다량 유입돼 비구름이 폭발적
몇 달 전에 있었던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설왕설래다. 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내용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공화당 주지사들과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상대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국민은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미국이 그들(한국)을 왜 보호해왔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며 불평을 늘어놓았다는 것이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발언 당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을 앞두고 한국과의 밀당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발설한 즉흥적 화풀이가
세계화가 이뤄진 자본주의 경제에서 ‘성장’은 무조건 좋은 말이고 가장 힘이 센 말이다. 경제가 뒷걸음쳐도 ‘감소’가 아니라 ‘역성장’이라 부른다. 성장은 풍요를 약속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빈곤과 불평등이 확대되고 자연 생태계는 크게 훼손돼 여러 방면에서 문제를 야기한다. 결과적으로 성장은 소수의 풍요와 번영을 가져왔을 뿐이다. 최근 홍콩에 대한 중국의 국가보안법 강행으로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과 서유럽 강국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국제금융가에서 벌써 홍콩 자본의 차기 행선지를 두고 관심이 높아졌다. 몇몇 국가는 대
지금 우리는 ‘비상식’이라는 만연된 풍조에 눈감고 있다. ‘나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좀 더 이타적이고 더욱 정의로워지려고 나름대로 애써왔다는 알량한 자존심이 아직은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일까?2년여 전 대한민국 체육계는 국가대표 코치나 선수 폭행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 매 맞은 선수는 쇼트트랙 스타 심석희였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후광도 있었겠으나 대통령이 방문하는 자리에 불참할 정도의 대형사고(?)인데다 그 폭행 내용이 실로 끔찍했던 탓에 대한체육회는 부랴부랴 폭행 코치의 영구 제명과 재발 방지를 약